김희선이 팬데믹 시대 신혼부부에 보내는 응원가

'우도주막', 아름다운 풍광과 출연진 꿀케미의 힐링맛집

2021.07.20 페이스북 트위터

사진제공=tvN


“오래 사귄 연인이 결혼식 이후의 피로를 풀고, 여유를 즐기고 싶다면 하와이가 괜찮은 것 같아. 풀빌라에 프라이빗 비치까지 갖춘 발리는 편안함과 시크릿함을 함께 누릴 수 있어서 좋고, 칸쿤은 즐길 것들이 많아서 좋아.”

 

코로나19로 세상이 뒤집어지기 얼마 전. 그러니까 2019년, 가을이었다. 친구들의 모임에서 친구 A가 2020년 가을 결혼할 계획임을 알렸다. 평소 여행이 취미인 친구 B는 자신과 취마가 꼭 맞는, 여행지에서 만난 남자와 연애 끝에 결혼했다. B부부는 결혼 후 1년 동안 ‘신혼여행’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참 열심히도 돌아다녔다. A의 결혼 소식에 B는 신혼여행지로 유명한 곳을 여럿 추천했고, 경험에서 완성된 좋은 숙소와 맛집도 추천해 줬다.

 

결과적으로 2020년 9월 말, 결혼을 앞뒀던 A는 예정됐던 날짜에 버진로드를 걷지 못했다. 코로나19의 유행이 거세지면서 하객 수에 제한이 생겼고, 그로 인해 양가의 걱정이 깊어진 탓이었다. 다행히 지난해 말 웨딩마치를 울렸는데, 드레스 위에 걸친 케이프가 인상적이었다. 신부 대기실에서 A는 “가을의 신부가 될 줄 알았는데, 겨울의 신부가 됐다”며 웃었다. 여행 박사 B 부부와 논의 끝에(?) 결정했던 신혼 여행지는 역시 양가 부모님들의 성화에 제주도로 틀었지만 말이다.

 

내 부모님이 결혼식을 올렸던 1980년대엔 ‘신혼여행=제주도’라는 공식이라도 있는 것처럼 많은 신혼부부가 제주도로 여행을 갔다. 심지어 신랑은 검은색 양복을, 신부는 연분홍색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가이드의 통솔에 따라 모두가 움직이는 ‘단체 신혼여행’이었다.


사진제공=tvN

 

다시 현실로 돌아와서, 코로나19와 함께한 지 1년하고도 몇 달이 흘렀다. 코로나19가 발발한 이후로 웨딩마치를 울린 신혼부부들은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제주도로 떠나고 있다. 해외로 갈 수 없는 상황이고, 해외로 나가기엔 겁이 나는 상황이기도 한 탓이다. ‘단체 신혼여행’의 진귀한(?) 그림은 없지만, 하나의 가정을 꾸리고 평생을 약속한 두 사람이, 첫 시작부터 내가 가고 싶은 곳에 갈 수 없다는 게 내가 다 아쉬움을 느꼈다.

 

제3자인 나도 아쉬운데 당사자의 마음은 오죽할까. 이런 마음은 나뿐만이 아니었나 보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도 굳건하게 ‘결혼’이라는 또 다른 인생을 시작한 신혼부부에게 tvN이 특별한 선물을 준비한 것. 바로 지난주 첫 방송된 tvN ‘우도주막’이다. 코로나 상황을 고려한 듯 제주도에서 다시 배를 타고 가야 만날 수 있는 우도에서 촬영이 진행됐다. 관광객을 실어 나르는 마지막 배가 우도를 떠나는 시간부터 운영되는 ‘우도주막’은 평소 애주가로 알려진 배우 김희선을 중심으로 유태오, 문세윤, 엑소 카이, 탁재훈이 함께한다.

 

지금까지 본 적 없는 조합으로 오픈한 ‘우도주막’. 어느 예능이건 익숙한 조합이 있기 마련인데, 이들의 조합은 쉬이 그려지지 않았기에 기대보다 걱정이 앞섰다. 무엇보다 매회 손님을 맞이하고, 음식을 내고, 잠자리까지 준비해야 하는 정신없는 현실에 던져진다면 ‘이 조합으로 괜찮을까’ 싶었던 거다.

 

하지만 이 같은 마음은 기우였다. 우도에서 촬영이 시작되기 전 카이의 집에서 만난 출연진들은 서로 거리감을 좁히는 시간을 가졌고, 주막 오픈을 앞두고 우도에서 다시 마주했을 땐 이미 제법 가까워 보였다. 여기에 각각의 장기를 발휘하며 일을 배분, ‘우도주막’ 스태프로서의 든든함마저 선사했다. 주안상을 완성하는 술 페어링과 초간단 안주를 책임지는 주모 김희선, 탄탄한 근육들을 활용해 입도 눈도 즐거운 요리를 완성하는 메인 셰프 유태오가 선사하는 한 상은 보기만 해도 군침을 자극했다.


사진제공=tvN


아내 입맛부터 두 아이의 입맛까지 고려해 한 번에 여러 종류의 김장을 척척해내던 문세윤은 한국인 취향 저격 조식 서비스를, 제주도민 특채 채용이라는 탁재훈은 지배인이라는 직책을 달고 손님 안내부터 웃음까지 맡아 제 몫을 해냈다. 무대 위의 카리스마를 잠시 내려놓은 엑소 카이는 친근한 미소로 ‘전천후 막내’의 활약상을 보여줬다.

 

특히 김희선의 존재감은 이 프로그램을 굳건하게 지탱하는 주춧돌이다. 쾌활한 말투, 다정한 씀씀이, 밝은 미소로 신혼부부들을 맞이하며 해피바이러스를 선사하는 모습은 시청자들을 자신도 모르게 미소짓게 했다. 무엇이라도 하나 더 주고 싶어 발을 동동 구르고, 새로운 술을 대접하기 전 설레하는 모습은 드라마에서 만나던 ‘아름다운 배우’가 아닌 ‘예쁘고 마음씨 좋은 옆집 언니’였다. 남편과의 만남을 묻는 질문에 “너무 오래됐다”며 웃음 짓고, 임신 6개월 차 신부를 보며 “연아 가졌을 때가 까마득하다”고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새 신부의 “언니 예뻐요”라는 칭찬에 “뭘 더 줄까?”라며 즐거워하는 모습은 다시 한번 그의 털털함에 빠져들게 했다.


사실 연예인들이 여행지에서 식당을 차리고 장사하는 컨셉트의 프로그램은 '윤식당' 이후 수없이 봐왔다. 원조 '윤식당'과 차별화되지 않고 출연자만 바꾼 프로그램들의 홍수에 시청자들은 식상해진 상황이다. 그런 가운데 새롭게 개업한 '우도주막'이 어떤 차별점으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일단 출발은 나쁘지 않다. 김희선을 비롯한 출연자들의 매력과 케미스트리가 마음을 사로잡는다. 유명인 혹은 연예인이라는 타이틀을 내려놓고 신혼부부들과 친근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우도주막 식구들이 뿜어내는 긍정 에너지가 지친 시청자들에게 힐링을 선사한다. 이는 맛집에 가서 함께 음식을 먹고 이야기를 나누던, 여행지의 아름다운 풍경을 즐기던 코로나 이전의 생활 들을 다시금 떠오르게 한다. 아쉽기만 한 현실, 그로 인해 더욱 소중하게 느껴지는 과거, 불안하지만 막연하게 기대하게 되는 미래까지. 신혼부부를 위한 다정한 시간에 시청자 또한 위로받는 ‘우도주막’이다.

 

조이음(칼럼니스트)



CREDIT 글 | 조이음(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