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사곡', 임성한의 저력 드디어 빛을 발했다!

시청률 매회 상승! '펜트하우스' 잡는다

2021.07.16 페이스북 트위터

사진제공=TV CHOSUN


‘임성한 월드’가 다시 열렸다. 임 작가가 6년 만에 내놓는 복귀작으로 화제를 모았던 TV CHOSUN '결혼작사 이혼작곡’(이하 결사곡)이 시즌2의 시작과 함께 가파른 시청률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불륜이라는 소재적 특성상 비판적 시선도 존재하지만 소위 "욕하면서 본다"는 표현대로 이 드라마를 화두에 올리고, 설왕설래하는 이들이 적잖다. 

비슷한 시기에 방송된 막장극 SBS ‘펜트하우스’의 수위 높은 표현과 반응과 비교할 때 다소 주춤한 듯했던 ‘결사곡’은 시즌2로 접어들며 완전히 탈바꿈했다. 제작사 지담미디어의 안형조 대표가 방송 전 "시즌1이 ‘순한 맛’이라면 시즌2는 ‘마라 맛’이 될 것"이라고 했던 말이 딱 들어맞았다. ‘결사곡’이 시청자를 끌어모으는 비결은 무엇일까?

#정말 인기있나?

이는 수치로 증명된다. 지난 11일 방송된 ‘결사곡’ 10회는 전국 시청률 11.9%(닐슨코리아 기준)를 기록했다. 반환점을 돈 시점에 이미 시즌1의 최고 성적을 경신했다. 또한 역대 TV조선 드라마 최고 기록이다. 게다가 지난 6월12일 시청률 4.9%로 시작한 이후 10회까지 단 1번도 꺾이지 않고 내내 상승세를 보였다. 이 기세라면 마지막회에 다다를 때쯤 15%를 뛰어넘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임성한 작가표 드라마가 ‘중장년층의 전유물’이라는 지적도 무색하다. 이 드라마는 시즌1에 이어 시즌2도 넷플릭스에 공급됐다. 시즌1은 넷플릭스에서 ‘많이 본 콘텐츠’ 1위에 올랐고, 시즌2 역시 2위까지 오를 정도로 반응이 뜨겁다. 넷플릭스의 주 시청층이 10∼30대라는 것을 고려할 때 ‘결사곡=중장년 드라마’라는 등식은 성립하지 않는 셈이다. 

게다가 네이버TV 기준으로 볼 때도 ‘결사곡2’의 구독자 수는 1만 명이 넘고 하이라이트 영상 조회수는 700만 뷰가 넘어섰다. 본방송이 진행될 때 활발해지는 ‘네이버 톡’에서는 13만 개가 넘는 의견이 오갔다. SNS에서도 뜨거운 작품이라는 의미다.

사진제공=TV CHOSUN


#왜 인기있나?

‘불륜’이라는 소재가 갖는 힘은 강했다. 게다가 ‘결사곡’은 남자 주인공 3명 모두 바람을 핀다. 각각 30대, 40대, 50대 남성이 외도하는 이유도 제각각이다. 이쯤되면 불륜이 ‘소재’를 넘어, ‘주제’라 할 만하다.  

하지만 불륜이 성공의 충분조건은 아니다. 숱한 드라마와 영화가 불륜을 소재로 삼지만 성공에 이른 작품은 손에 꼽는다. 단순히 남녀가 외도를 저지르고 파국을 맞는다는 자극만으로는 시청자들을 붙잡아 놓을 수 없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시청자들을 설득시킨 ‘결사곡’ 속 불륜의 힘은 무엇일까? 탄탄하게 구축된 각 캐릭터들의 서사와 촘촘하게 짜인 인물 간 관계도라 할 수 있다. 

앞서 50부작과 같은 긴 호흡의 작품을 써온 임 작가는 오랜만에 복귀 신고식을 치르면서도 서두르지 않았다. 시즌1 전체를 ‘발단과 전개’로 쓰며 자신만의 페이스를 유지했다. 각 등장 인물들을 상세히 소개하며 단단하게 바닥을 다졌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판사현(성훈)은 불륜을 저질렀다는 측면에서는 욕을 먹지만, 제대로 된 결혼 생활을 하지 않으며 이기적인 아내인 부혜령(이가령)의 행동을 보며 시청자들은 "저러면 못 살지"라고 말한다. 웃어른을 공경할 줄 아는 연상의 여인인 송원(이민영)에게 자꾸 심정적으로 기대게 되는 판사현의 사정을 곱씹어볼만 하다고 넌지시 알린다.  

신유신(이태곤)은 어떠한가. 누구보다 가정적이고 아내에게도 수시로 사랑을 표현하는 100점 짜리 남편이다. 하지만 그만큼 치밀하게 외도를 저지른다. 그렇기 때문에 9∼10회에서 사피영(박주미)이 남편의 외도 사실을 알아채고 폭풍같이 몰아치는 대목에서 시청자들은 강하게 몰입할 수밖에 없다. 시즌1의 든든한 발단과 전개가 있었기에 시즌2에서 이같은 ‘위기와 절정’이 가능했던 셈이다.

등장인물들이 주고받는 대사는 ‘결사곡’의 또 다른 힘이다. ‘임성한 작가의 작품 속 캐릭터들은 모두 같은 말투를 쓴다’ ‘애들이 아니라 애늙은이 같다’는 타박도 있다. 그런데 이는 작가의 세계관이자 특유의 필체이자 문법이다. 로맨틱 코미디의 여왕이라 불리는 김은숙 작가의 작품을 보면서 ‘대사만 봐도 김은숙 작가의 작품인 것을 알겠다’고 말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라 볼 수 있다. 

안형조 대표는 "주변에서 ‘결사곡’을 본 후 ‘곱씹을 만한 대사가 많아서 좋다’고 말하는 분들이 많다. 실제로 우리가 삶을 살아가면서 주변 이들과 끊임없이 많은 이야기를 주고받고 그 안에서 해법을 찾는데, 정작 드라마에서는 너무 많은 것이 생략되고 현실에서 쓰지 않을 대사만 나열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그런 면에서 오히려 ‘결사곡’이 더 현실적이라는 평이 많더라. 현란한 화면 구성을 배제하고 이야기의 힘으로 우직하게 밀고 나가는 이 드라마를 보고 있노라면 폐부를 찌르는 듯한 대사들이 있어서 더 몰입하게 된다는 감상평이 와닿았다"고 말했다.

사진제공=TV CHOSUN


#시즌3 갈까?


시즌2의 인기가 뜨겁자 ‘결사곡’ 시즌3 제작 여부 역시 방송가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최근 시즌제 드라마가 화두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50부작을 너끈히 쓰던 임 작가의 내공이라면 시즌3를 위한 이야깃거리 역시 준비할 수 있을 것이란 의견에 무게가 실린다.

하지만 ‘펜트하우스’ 시즌3의 결과를 놓고 볼 때, ‘박수칠 때 떠난다’는 격언의 중요성이 새삼 강조되고 있다. 시즌2까지 승승장구하던 ‘펜트하우스’는 무리하게 시즌3를 추진하며 ‘힘이 빠졌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시청률 하락을 차지하더라도 이 드라마를 논하던 시청자들의 목소리가 쏙 들어갔다. "시즌2로 묶어서 끝낼 이야기를 굳이 시즌3로 쪼개 편성하면서 재미도 반토막났다"는 반응이 가볍게 들리지 않는다.

‘결사곡’ 역시 시즌2이 시즌1이 던져놓은 떡밥을 충실히 회수하며 시청자들의 관심도를 크게 끌어올렸다. 결국 이 갈등이 해소된 후에는 또 다른 이야기를 펼쳐야 한다. 하지만 발단 전개 위기 절정 결말까지 본 시청자들을 계속 같은 포맷 안에서 TV 앞에 앉혀 두는 것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라는 것이 ‘펜트하우스’를 통해 증명됐다.



CREDIT 글 | 윤준호(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