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루언서ㅣ 150억 달러의 가치 ①

2021.06.11 페이스북 트위터

버추얼 인플루언서 로지(왼쪽) 아이린 / 사진제공=싸이더스스튜디오엑스


“OO은 행복입니다”라고 말하는 연예인 멘트보다 “OO 써봤는데 대박”이라고 말하는 인플루언서의 한 마디가 더 설득력 있게 다가오는 세상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인기 연예인을 단골로 쓰던 TV CF에서도 유명 인플루언서로 그 자리를 대신하는 모습을 종종 목격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방송가에도 인플루언서들을 모아놓고 예능을 꾸리는 것이 한때 유행이었다. 덕분에 메이크업 아티스트 이사배나 게임 유튜버 도티 등의 분야별 인플루언서의 존재가 부각됐다. 
 
인플루언서란 ‘영향력 있는 사람’을 뜻하는 말이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인플루언서는 유튜브, SNS 등을 통한 활동가들이다. 영향력만으로 인플루언서의 범위를 판단하기엔 연예인이나 정재계 인사들도 포함될 수 있어 구분이 모호한 면도 있다. 그렇기에 과거엔 유명 연예인들도 종종 인플루언서라 불렸으나, 최근에 와선 1인 미디어 플랫폼에 한해 활동하는 이들을 일컫어 통상적으로 인플루언서라고 부른다. 역사가 짧아 이들을 가늠하는 기준은 아직도 애매하지만, 오늘날을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들이 인플루언서에 열광하고 따르는 건 분명한 사회적 현상이다. 

인플루언서라는 단어의 등장은 그 시기조차 특정하기가 어렵다. 인터넷의 발달과 함께 나타난 이 단어는 평범한 개인이 유튜브나 SNS를 통한 1인 미디어 체계를 갖출 수 있는 기술력이 생기면서 시작된 것으로 보고 있다.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이 문턱 낮은 인플루언서의 길은 콘텐츠의 엔터테이닝적인 요소와 전문성만 갖추면 자유롭게 넘을 수 있다. '개천에서 용 난다'가 옛말이 된 지금, 용이 되기 위한 유일한 해결로가 인플루언서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유튜브가 주 활동 기반인 인기 인플루언서의  수입이 한달 동안 억 단위의 수익을 거둬들이기 때문. 이러한 인플루언서의 주된 인기 요인은 개인의 다양성만큼이나 각지각색의 모습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관심 분야에 대한 접근성이 좋고, 쌍방향 대화가 원활해 소통하는 재미가 있다. 먹는 걸 잘하면 먹방, 요리를 잘하면 쿡방, 게임을 잘 알면 겜방, 화장을 잘 하면 뷰티방 등 특정 분야를 내세워 인기를 유인하는 식이다.  

인플루언서로 등장하는 드라마 '관종' 속 안소희 / 사진출처=tvN 방송화면


특히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를 아우르는 말)는 텍스트보다 동영상에 익숙함을 느낀다. 궁금한 것이 있으면 유튜브에서 검색해 정보를 알아낸다. 이들에게 영상은 단순히 재미를 찾는 공간이 아닌 지식을 습득하는 장이다. 그리고 이들이 보고 듣는 영상의 대부분은 인플루언서들의 창작물이다. 이는 MZ세대에게 인플루언서가 '네이버 지식인' 같은 존재가 됐다고 보면 된다. 인플루언서의 말과 행동이 곧 MZ세대에게 답이 되는 신뢰가 더해진 상태란 뜻이다. 때문에 유통업계는 일찍이 유명 인플루언서와의 협업을 통해 다양한 홍보 마케팅을 펼쳐왔다. 마케팅 분석회사 하이프오디터가 발행한 보고서에 따르면 인플루언서 마케팅 시장 규모는 2022년까지 150억 달러(약 16조7820억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2021년 글로벌 인플루언서 마케팅 비용은 작년 대비 15% 증가했고, 향후 상승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창출 가치가 엄청난 만큼 유통계뿐 아니라 엔터계에서도 인플루언서 발굴 및 협업에 분주하다. 유명 인플루언서와의 콘텐츠 결합뿐 아니라 인플루언서가 될 가능성이 있는 이들을 직접 발굴하기도 한다. 모델 매니지먼트였던 에스팀은 발빠르게 인플루언서로 자사의 인력 운용을 바꿨다. 산업 디자이너 김충재, 아트디렉터 차인철 등 수백명의 인플루언서를 매니지먼트하고 있다. 에스팀 관계자는 "현재 시대에 맞는 모델의 역할 가치가 변했기에 단순히 모델, 방송인, 배우 등만이 아닌 자기의 스토리를 가진 이들을 매니지먼트 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본인만의 콘텐츠를 진정성 있게 끊임없이 만들어가는 사람인지를 중요하게 보고 있다. 자신이 가진 재능과 전문성으로 대중에게 영감을 줄 수 있는지를 본다"고 함께하는 기준을 밝혔다.


아이린, 사진출처=아이린 인스타그램



수백명의 소속 아티스트 중에서 대표적 인플루언서 활동가로는 모델 아이린을 꼽았다. 아이린은 모델이지만 인플루언서로 더 많이 불리는 인물이다. 런웨이보다 SNS를 통해 자신의 감각적인 재능을 꾸준히 선보여왔고, 유행을 선도하는 대표 뷰티 인플루언서로 자리하게 됐다. 이 관계자는 "포브스 등 다양한 매체에서도 영향력을 나타내는 사람이라고 선정된 아이린은 패션 업계에서 본인만의 뚜렷한 아이덴티티로 많은 이에게 영감을 주고 있다. 특히 아이린이 CEO로 있는 브랜드도 그만의 긍정적인 이미지를 온전히 담아냈다는 평가를 받는다"고 말했다.


인플루언서 관련 업계 종사자는 "인플루언서가 단순히 저명하기만 한 것이 아닌 영향과 신뢰를 주는 존재로 자리한 만큼 다양한 분야에서의 그들의 활약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특히 콘텐츠를 만드는 목적성과 전문성도 다양해질 것"며 "다만 뒷광고나 콘텐츠의 유해성에 대한 논란도 점차 잦아지는 만큼 이들을 제재할 수 있는 사회적 장치와 이들을 어떤 범주에 놓고 봐야할지에 대한 보다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한수진 기자 han199131@ize.co.kr


CREDIT 글 | 한수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