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혼산' 전현무 컴백이 침체된 분위기 쇄신할까?

400회 맞아 전격 컴백! 전성기의 영광 재현하나

2021.06.08 페이스북 트위터

사진출처='나 혼자 산다' 방송 캡처



방송인 전현무가 ‘나 혼자 산다’로 돌아온다. 지난 2019년 함께 출연하던 모델 출신 방송인 한혜진과 결별 후 잠정 하차를 선언한 지 약 2년 만이다. 

그의 복귀는 여러모로 의미를 지닌다. ‘나 혼자 산다’를 이끌던 중심축이던 전현무가 빠진 후 이 프로그램은 완만한 하향 곡선을 그렸다. 이는 전현무 또한 마찬가지다. 그의 대표작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전현무 없는 ‘나 혼자 산다’의 리더 역할을 해왔으나 최근 뜻하지 않은 논란으로 마음고생을 한 박나래의 짐을 덜어줄 수 있는 기회다. ‘1인 가구’가 폭발적으로 늘던 시기에 사생활 노출 예능의 선두주자였던 ‘나 혼자 산다’는 과연 부활할 수 있을까?


#전현무, AGAIN 2017?

전현무는 유재석·강호동·신동엽 등이 십수년 간 아성을 지키고 있는 방송가에서 그 뒤를 이을 만한 재목으로 손꼽혀 왔다. JTBC ‘히든싱어’가 KBS 아나운서에서 프리랜서를 선언한 그를 단독 MC로 발굴했다면, ‘나 혼자 산다’는 전현무를 명실상부 톱MC 자리에 올려놓았다. 2017년 연말 MBC 연예대상 수상이 이를 입증한다. 

이 즈음, ‘나 혼자 산다’가 하면 화제가 됐다. 전현무를 필두로 이시언·성훈·기안84의 ‘얼간이 브라더스’ 호흡도 빼어났고, 키고 작고 털털한 박나래와 키고 크고 까칠한 한혜진 조합 역시 신선했다. 여기에 전현무와 한혜진이 실제 연인으로 발전하며 ‘나 혼자 산다’는 엄청난 폭발력을 발산했다. 

사진출처='나 혼자 산다' 방송 캡처


하지만 두 사람의 개인사는 ‘나 혼자 산다’에도 영향을 미쳤다. 결별설이 수차례 불거졌으나 이를 부인하던 양측은 결별 인정과 동시에 전현무가 잠정 하차하는 수순을 밟았다. 이 과정에서 장애인 구역 불법주차 논란을 비롯해 결별 후 얼마 지나지 않아 후배 아나운서인 이혜성과 교제 사실이 알려지며 전현무의 이미지에 생채기가 났다.

물론 결별 과정에서 두 남녀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알 수 없다. 어떤 일이 있다손 치더라도 이는 철저히 개인의 사생활일 뿐이다. 하지만 한국에서 활동하는 연예인의 사생활은 그다지 존중받지 못하는 편이다. 또한 그 시기 전현무의 이미지가 워낙 좋았던 터라 어느 정도 인기 하락을 감수해야 했다.

‘나 혼자 산다’ 이후에도 전현무의 활동은 활발했다. ‘전지적 참견 시점’과 ‘선을 넘는 녀석들’을 비롯해 ‘트로트의 민족’, ‘아이돌 선수권대회’ 등 MBC 예능을 줄줄이 맡아 ‘MBC 공무원’에 가까운 활약을 보였다. 이 외에도 KBS 2TV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와 JTBC ‘슈퍼밴드’ 시리즈 등을 진행해왔다. 

하지만 엄밀히 따져 ‘나 혼자 산다’의 공백을 메우긴 쉽지 않았다. ‘대표작’은 쉽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전현무에게 ‘나 혼자 산다’는 유재석의 ‘무한도전’, 강호동의 ‘1박2일’과 유사한 존재였다. 그가 전체적인 조율을 맡을 뿐만 아니라 그에게 연예대상 트로피를 안긴 첫 프로그램이었기 때문이다. 대상 수상 후에도 이듬해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의 흥행과 맞물려 프레디 머큐리로 분장한 채 ‘무큐리’로 TV 앞에 섰던 모습은 여전히 대중의 뇌리에 선하다.

그래서 전현무의 ‘나 혼자 산다’ 복귀는 의미가 남다르다. 그의 컴백을 두고 제작진 뿐만 아니라 스스로도 고민이 컸을 법하다. 어쩔 수 없이 이제는 지나간 과거의 이야기까지 다시 들춰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복귀를 결정한 것인 전현무 역시 ‘나 혼자 산다’가 갖는 무게감을 잘 알고 있는 탓이다. 

사진제공='나 혼자 산다' 방송 캡처


#‘나 혼자 산다’, 부활할까?

‘나 혼자 산다’는 11일 400회를 맞는다. 2013년 3월 첫 방송된 이후 약 8년 만에 거둔 쾌거다. 시즌제 예능이 대세로 자리매김하고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한 쇼트 폼(short form) 콘텐츠가 봇물처럼 쏟아지는 상황 속에서 지상파 예능의 자존심을 곧추 세운 프로그램이라 할 수 있다. 

‘나 혼자 산다’ 제작진은 7일 400회 특집을 녹화하며 전현무를 다시 불러 앉혔다. 일회성 출연이 아니고 공식적인 복귀다. 특집을 내세우며 전현무에게 2년 만에 다시 러브콜을 보냈다는 것은 ‘승부수’를 띄운 것이라 볼 수 있다. 정체기에 들어선 ‘나 혼자 산다’를 다시 부흥시키겠다는 각오가 읽힌다.

‘나 혼자 산다’는 7∼10% 사이 시청률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시청률 격전지라 불리는 금요일 밤시간대 임을 고려하면 여전히 준수한 성적이다. 하지만 화제성만 놓고 봤을 때는 전성기 때에는 미치지 못한다. 최근까지 ‘나 혼자 산다’는  메인 진행자인 박나래를 중심으로 웹툰 작가 기안84, 샤이니 멤버 키, 배우 성훈 등이 고정 멤버 체제를 유지해왔다. 여기에 여러 스타들이 일회성으로 참여하는 형식으로 프로그램을 꾸렸다. 최근 김지석, 이지훈 등 드라마나 영화 외에는 잘 볼 수 없던 배우들의 사생활을 엿볼 수 있다는 점은 신선했으나 이 패턴이 반복되자 시청자들은 피로도를 호소하기 시작했다. 고정 멤버를 중심으로 한 중장기 플랜의 중요성이 역설적으로 강조되는 순간이었다. 

사진출처='나 혼자 산다' 방송 캡처


게다가 최근 박나래를 둘러싼 논란이 ‘나 혼자 산다’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타 예능에서의 실수를 두고 ‘나 혼자 산다’의 하차를 요구하는 네티즌의 주장이 지나친 감이 있지만, 이 프로그램이 집중포화를 맞을 만큼 상징성이 크다는 방증이었다. 또한 박나래가 소위 ‘19금 콘텐츠’로 질타를 받은 터라 ‘나 혼자 산다’의 스핀오프 격인 ‘여은파’(여우들의 은밀한 파티) 역시 현재 쓸 수 없는 카드다. 

‘나 혼자 산다’ 이후 혼자 사는 연예인들의 삶을 들여다보는 프로그램이 우후죽순 생긴 것도 불안 요소다. SBS ‘미운 우리 새끼’의 시청률과 화제성은 이미 ‘나 혼자 산다’를 웃돌고 있고, 얼마 전 종영된 tvN ‘온앤오프’, JTBC ‘독립만세’ 등 비슷한 프로그램도 계속 생산되고 있다. 나홀로족을 다룬 관찰 예능의 선구자였던 ‘나 혼자 산다’ 제작진 입장에서는 제2의 도약을 위한 전환점이 필요했고, 400회에 맞춰 전현무를 통해 돌파구를 모색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밝힌 셈이다. 

윤준호(칼럼니스트)


CREDIT 글 | 윤준호(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