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독해진 '펜트하우스3', 파멸을 향하여

2021.06.07 페이스북 트위터

사진제공=SBS


"시즌3의 주제는 ‘파멸’이다. 인간이 죄를 짓고, 온 세상이 다 무너져버리는. 그러나 그 끔찍한 상황에서도 새로운 하늘과 땅이 열리고, 무너진 돌 틈 사이에서 새싹이 태어나겠지."(김순옥 작가)

많은 이들의 기대와 궁금증을 낳은 SBS 금요드라마 ‘펜트하우스3'(극본 김순옥, 감독 주동민)가 김순옥 작가의 말대로 '파멸'스럽게 돌아왔다. 옥살이 중에도 여전히 만연한 폭력과 반성없는 이들의 더욱 대담해진 악행은 '자극의 끝'을 보여주며 시청자들의 입맛을 제대로 돋궜다. 첫방 시청률 역시 19.5%를 기록, 시즌2에 비해 0.4%가 오르며 고정 시청자의 운집력도 더 커진 모습이다. SNS를 타고 각종 밈(meme)과 추측성 게시물 역시 빠르게 퍼지며 화제성을 더하고 있다.

시즌3의 첫 장면은 지난 시즌과 흡사했다. 시즌1에선 민설아(조수민), 시즌2에선 배로나(김현수)의 희생으로 갈등의 서사를 시작한데 이어 시즌3에선 주단태(엄기준)가 헤라팰리스 꼭대기에서 추락하는 모습으로 첫 장을 장식했다. 이후 시점은 로건리(박은석) 차 폭발사고 발생 전 과거로 돌아갔다. 천서진(김소연), 이규진(봉태규), 하윤철(윤종훈), 강마리(신은경), 고상아(윤주희)의 감방 생활을 비롯해,  로건리(박은석)와 백준기(온주완)가 어떻게 만나게 됐는지가 그려졌다. 

사진제공=SBS


모두가 궁금해하던 백준기의 정체는 주단태에 의해 부모님을 잃고 전 재산을 빼앗긴 피해자였다. 더욱이 주단태는 백준기의 이름을 사칭해 살아가고 있었고, 백준기가 실은 주단태였음이 밝혀졌다. 이를 로건리가 알고 먼저 찾아갔던 것. 이후 로건리 차 폭발사고의 전말도 밝혀졌다. 구치소 야외 활동 중 주단태와 하윤철이 몸싸움을 벌이던 중 주단태가 칫솔에 복부를 찔리면서 병원으로 후송됐고, 사전에 의사를 매수했던 주단태가 혼란을 이용해 병원을 탈출했다. 재빠르게 노인으로 변장한 주단태는 폭탄이 든 카트를 로건리 옆에 둔 채 유유히 병원으로 돌아갔다. 심수련은 로건리의 사고가 주단태 짓임을 확신했지만, 이후 나애교(이지아) 살인 사건의 진범이 주단태가 아닌 로건리로 특정되면서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천서진 역시 로건리가 ‘나애교 살인사건’ 진범으로 지목되면서 정신과 치료와 함께 집행유예를 받고 풀려났다. 결국 빌런들이 세상 밖으로 다시 나오면서 권선징악의 결말은 원점으로 돌아갔다.

시즌3도 '순옥적 허용'이라는 말 아래 개연성 없는 장면들은 여전했다. 천서진의 호화로운 변호사 접견을 비롯해, 로건리와 심수련이 만나는 장소와 시간을 주단태가 알고 있다는 점, 천서진과 주단태가 별 힘을 들이지 않고도 집행유예와 무죄를 받은 점 등 억지스러운 설정이 도처에서 등장했다. 하지만 시청자들은 이러한 무개연성에도 종잡을 수 없는 다음이야기를 더 기대하며 '펜트하우스'의 컴백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향후 전개에 대한 추측 글들이 더 관심 받고 있는 상황. 특히 김 작가의 세계에선 '죽은 자도 다시 살펴보라'는 반전 전개가 깔린 만큼 로건리의 부활에 대한 이야기도 화제되고 있다.

사진제공=SBS


또한 첫방부터 코믹한 장면이 많았던 이번 시즌은, 해당 신들이 빠르게 밈으로 확산되며 화제성을 증폭시키고 있다. 주단태의 얼굴 위로 벌레가 기어다니는 장면이나, 천서진이 감방 생활 중 노래 소리에 맞춰 뺨을 맞는 장면 등이 인기 밈으로 등장했다. 시즌1,2에서도 코믹한 장면들이 각종 밈으로 양산되면서 화제성을 키웠는데, 시즌3에선 이를 더욱 적극적으로 활용한 모양새다. 배우들 역시 열성적으로 연기에 임하며 과장된 표정과 몸짓으로 '펜트하우스'만의 오버러스한 맛을 살렸다. 앞서 봉태규가 한 예능에 출연해 "'펜트하우스'에서는 재미없으면 편집된다. 모든 장면에서 풀파워 연기를 해야 한다"고 밝힌 것처럼 말이다.

오랜 기간 입을 닫았던 김순옥 작가도 시즌3에 대해 입을 열며 적극적으로 마지막에 일조했다. 이번 시즌의 주제가 파멸이라는 말과 함께 "여러분이 추리한 모든 것이 맞을 수도, 하나도 안 맞을지도 모르지만, 저는 그 결말이 여러분을 잠시라도 짜릿하게 해주길 소망한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특히 시청자들이 드라마에 대한 각종 부정 이슈를 직접 변호해주고 있는 건 '펜트하우스'가 유일하다. 개연성 지적에 '순옥적 허용'이라는 말로 감싸기에 나섰던 것처럼 말이다. 그만큼 드라마에 대한 고정 시청자들의 충성도가 높다는 건데, 시즌3에선 거듭된 시간만큼 더욱 결집력 있게 흥행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막장도 하나의 장르로 자리매김 시킨 '펜트하우스'. 대서사의 마지막이 드디어 모습을 드러낸 가운데 '자극의 맛'을 본 시청자와 제작진은 더 독해진 모습으로 파멸의 길로 향하고 있다.


한수진 기자 han199131@ize.co.kr


CREDIT 글 | 한수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