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본부장님, '놀면 뭐하니?' 재도약 부탁해요~

'무한상사'에 이어진 상황극이 주는 재미 쏠쏠

2021.05.31 페이스북 트위터

사진제공=MBC



MBC ‘놀면 뭐하니’가 갑자기 직장인 상황극을 선보였다.


‘갑자기’라는 의미는 인기 한창인 음악 예능 ‘MSG워너비’ 프로젝트를 잠시 멈추고 ‘무한도전’의 유명 프로젝트 ‘무한상사’ 후속 버전같은 ‘유본부장’을 29일 방송했다. ‘놀면 뭐하니’의 김태호 PD와 유재석은 ‘놀면 뭐하니’에 앞서 ‘무한도전’을 함께 했고 ‘무한상사’는 회사 한 부서의 직장인들 상황극이다.


무한상사에서 유 부장이었던 유재석이 JMT라는 새 회사의 본부장으로 옮겨 새롭게 일할 멤버들을 면접하는 얘기가 29일 ‘유본부장’ 내용이다. 개그맨 이용진, 배우 임원희에 이어 ‘무한상사’의 동료였던 정준하도 등장해 추억의 케미를 되살리며 과거 ‘무한도전’ 시절의 빅재미를 소환했다.


‘MSG워너비’는 지난주 멤버 8명을 확정해 본격적으로 데뷔 준비와 활동을 앞두던 상황이었다. ‘놀면 뭐하니’는 ‘환불원정대’ 특집 이후 시청률(이하 닐슨코리아)이 한 자릿수로 내려오는 등 다소 주춤한 상황이었지만 ‘MSG워너비’ 프로젝트로 다시 10% 이상의 시청률을 유지하는 등 좋은 기세를 회복했다.


사진제공=MBC


다음 주 방송 예고편에서 ‘유본부장’과 ‘MSG워너비’ 에피소드가 같이 나오는 것으로 봐서는 ‘유본부장’을 조금 더 다룬 후 다시 MSG워너비의 본격적인 활동이 이어질 듯하다. ‘놀면 뭐하니’가 분위기 좋은 ‘MSG워너비’ 방송을 계속 붙여가지 않고 ‘유본부장’을 갑작스럽고 단발적으로 소개한 것은 여러 의미로 해석이 가능할 듯하다.


일단 멤버 확정 후의 ‘MSG워너비’ 촬영이 잠시 수월하지 않은 상황이었을 수 있다. 기획해 오던 ‘유본부장’의 킥오프 에피소드를 서둘러 촬영해 대체했을 것 같다는 추정이다. 아니면 장기 프로젝트인 ‘MSG워너비’가 큰 호응을 얻고 있기는 하지만 장기 프로젝트로 인한 시청자들의 매너리즘도 고려해 잠시 ‘유본부장’으로 새 활력을 불어넣기 위함일 수도 있다.


실제 이유가 어떻든 ‘MSG워너비’로 시청률이 되살아난 상황에서 ‘놀면 뭐하니’가 다른 프로젝트를 시도하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특히 ‘놀면 뭐하니’가 음악 예능으로는 시청률이 고공비행하다가 다른 예능 장르로 바뀌면 시청률이 하락한 경험이 있어 더욱 그러할 듯하다.


‘놀면 뭐하니’는 지난해 음악 예능인 ‘환불원정대’로 상승해 안착한 듯 보였던 11~12%대 시청률이 이후 마음 전달 등 잔잔한 에피소드들을 거쳐 버라이어티 게임쇼 ‘2021 동거동락’에 이르면서 단 자릿수로 시청률이 떨어진 바 있다.



사진제공=MBC


‘유산슬’ ‘싹쓰리’ ‘환불원정대’ 등 시청률 도약의 계기는 음악 예능들이 만들었다. 특히 음악 예능이 연이어 진행됐던 ‘싹쓰리’와 ‘환불원정대’를 통해 시청률 두 자릿수 굳히기에 들어가기도 했을 정도로 음악 예능 타율이 높다. 그런 배경에도 불구하고 콩트 장르인 ‘유본부장’을 ‘MSG워너비’ 사이에 등장시킨 것은 ‘놀면 뭐하니’의 방향성을 생각해보게 만든다.


‘놀면 뭐하니’는 잘 되는 아이템에 올인하는 일반적인 프로그램들과는 다르다. 선조격인 ‘무한도전’도 그러했지만 예능의 모든 장르들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시도하고 실험해보는 것이 본질이다. 음악 예능이 잘된다 하더라도 다른 장르의 예능 에피소드도 잘 되는 결과를 만들기 위해 새로운 도전을 멈추지 않는다.


과거 ‘무한도전’ 멤버들까지 대대적으로 이벤트적으로 모여 ‘무한상사’를 그대로 재현하면 더 큰 관심을 끌 수도 있을 듯하지만 그렇게 하지도 않는다. ‘유본부장’이 정준하 등장때 ‘무한도전’의 자막이나 배경 음악, 효과음 등을 사용해 추억을 자극하는 재미를 전하기는 했다.


하지만 유재석이 ‘무한도전’과는 달리 혼자인 상황은 지켜가며 ‘무한상사’와 자연스럽게 차별을 시도했다. ‘고독한 미식가’를 차용한 유재석의 혼밥 에피소드를 넣거나 새로운 멤버들에 대한 반복되는 면접이 주요 에피소드인 상황을 보면 그렇다.


사진제공=MBC


콩트를 들고나온 점도 주목할 만하다. 상황극이라는 것이 콩트이고 콩트는 코미디의 토대이자 본원임에도 불구하고 한국 예능에서는 점차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지상파 3사에서 점점 버림받다 KBS의 '개그콘서트'를 끝으로 이제는 주요 방송사를 통틀어 tvN '코미디빅리그' 정도만 남아 있는 예능의 사양 장르가 됐다.



하지만 콩트가 예능 전체를 지탱하는 튼실한 뿌리라는 인식을 같이하는 예능 종사자들이 콩트를 주로 하는 공개 코미디의 부활을 위해 노력하고 있고 그 대표적인 인물이 유재석이다. ‘무한도전’과 ‘놀면 뭐하니’도 콩트에 대해서는 유재석과 결을 같이 해왔다. ‘놀면 뭐하니’가 콩트인 ‘유본부장’을 들고 나온 것도 이런 맥락과 무관하지는 않아 보인다.


할 수 있는 장르가 수많은 ‘놀면 뭐하니’가 ‘MSG워너비’ 중간에, 그리고 끝나고 ‘MSG워너비’의 상승세를 이어가야 할지도 모르는 중요한 아이템으로 굳이 콩트를 택했다. 장기 프로젝트로 아직 콩트를 제대로 해보지 않아서 새 도전으로 택했을 수도 있지만 콩트의 가치에 대한 긍정 평가와, 콩트로 시청자 사랑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 같은 것들이 느껴진다.


사진제공=MBC


사실 ‘놀면 뭐하니’의 콩트 사랑은 은근하다. ‘놀면 뭐하니’가 유행시킨 부캐릭터, ‘부캐’도 유재석이 현실에서 부캐로 콩트를 하는 개념이라고 볼 수 있다. 유재석이 제작자 지미유를 연기하면서 매니저 김종민, 가수 엄정화 이효리 제시 화사와 기획사 상황극을 하는 것이 ‘환불원정대’다. 부캐 예능은 그래서 가상의 상황이 현실과 뒤섞이는 반(半) 콩트라 할 수 있다.


‘유본부장’은 시청률 10.5%를 기록, ‘MSG워너비’의 좋은 기세를 망치지 않았다. ‘놀면 뭐하니’가 ‘MSG워너비’를 잘 마치고 ‘유본부장’을 본격적으로 펼치면서 음악 예능만큼 콩트도 성공 공식으로 만들 수 있을지, 그래서 콩트를 챙긴 보답을 받을지 궁금해진다. 


최영균(칼럼니스트) 



CREDIT 글 | 최영균(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