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부른 '행복 비주얼' 나비효과

2021.05.21 페이스북 트위터

브레이브걸스 유정(맨위 사진부터 아래로) 이달의소녀 츄, 오마이걸 효정.


아이돌에게 필요한 재능을 말할 때 흔히 가창력과 댄스 실력, 그리고 비주얼이 자주 언급된다. 이중 가창력과 댄스는 비교적 그 범위가 명확하고,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대부분 ‘잘 한다’, ‘못 한다’를 판단할 수 있는 편이다.

 

반면 비주얼은 다소 성격이 다르다. 아이돌에게 있어 비주얼이란 단순히 얼굴의 생김새만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그의 패션과 스타일, 신체비율, 표정, 행동 등등 눈에 보이는 거의 모든 것을 포괄하며, 다양한 외부 요인에 영향을 받을 때도 있기 때문이다. 또 그렇기 때문에 비주얼의 영역을 정확하게 구분하기는 어려우며, 사람들의 취향에 따라 동일한 대상임에도 호오(好惡)가 나뉘는 편이다.

 

이러한 특징으로 인해 아이돌에게는 단순히 ‘예쁘다’, ‘잘생겼다’라는 평가를 넘어 특별한 호감이나 매력, 자신만의 멋과 같은 꽤나 아리송한 기준이 요구되기도 한다.

 

‘아리송한 기준’이라고 해서 그것이 뜬구름처럼 허황됐다는 뜻은 아니다. 모두가 저마다의 개성이 있듯이 자신만의 특징적인 매력 포인트 역시 누구나 당연히 지니고 있다. 다만 아이돌 멤버들은 사람들 앞에 서서 자신을 보여줘야 하는 직업의 특성상, 그것을 보다 많은 사람에게 알리고 어필해야 한다는 차이가 있을 따름이다.


브레이브 걸스 유정, 사진출처=공연영상캡처



자신만의 비주얼과 매력을 알리기 위해서는 아이돌 개인이나 팀, 소속 회사 등의 노력도 중요하겠지만, 때로는 시대적인 흐름이나 상황, 트렌드에 따라 특정 비주얼과 이미지가 각광받기도 한다. 예를 들어 소셜미디어의 발달로 소통이 수월해지자 소탈하고 친근한 스타가 인기를 얻고, 힙스터 열풍이 불자 꾸준히 독창적인 스타일을 고수한 스타가 조명을 받거나 하는 식이다.

 

최근에도 이처럼 각광을 받고 있는 비주얼이 있다. 행복감까지 느껴질 정도로 늘 밝고 환한 웃음으로 보는 이들까지 기분 좋게 만드는 ‘행복 비주얼’이 그것이다. 이 '행복 비주얼‘의 대표주자로는 브레이브걸스의 유정, 오마이걸의 효정, 이달의 소녀 츄 등이 꼽힌다. (※일례로 유정은 웃는 모습이 표정분석기에서 ‘행복 100%’로 나오기도 했다.)

 

실제 가요계와 방송계에서 이들의 활약은 대단하다. 유정이 속한 브레이브걸스는 각종 차트 1위를 휩쓸며 역주행 신화를 이어가고 있고, 특히 유정은 화장품과 과자 단독 모델까지 발탁되며 절정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오마이걸 역시 톱클래스 걸그룹으로 확실히 자리잡았으며, 효정도 다재다능함과 ‘혼자만 또 컨셉트 모르는 멤버’로도 인기몰이 중이다.

 

오마이걸 유정, 사진출처=방송캡처


츄의 활약도 눈부시다. 현재 츄는 채널A 인기 예능 프로그램 ‘강철부대’의 MC로 고정 출연 중이고, 유튜브 채널 ‘지켜츄 Chuu Can Do It’은 구독자 41만명을 넘어섰다. 또 최근에는 톱스타들의 등용문이라는 이온음료 모델에 발탁되기까지 했다.

 

물론 이들이 인기를 얻게 된 계기와 과정이 모두 다르기에 이들의 동반 상승은 우연의 일치일 수 있다. 하지만 이들이 비슷한 시기에 절정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것은 우연보다는 현재의 사회적 상황이 불러온 필연에 가깝다.

 

알다시피 현재 전 세계는 코로나 19 바이러스에 신음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1년이 넘게 사회적 거리두기가 이어지고 있다. 그로인해 일상에의 소소한 행복을 얻기가 점점 어려워지는 우울한 현실이 장기화되었고, 그에 대한 반대급부로 밝고 행복한 에너지를 지닌 이들의 매력이 오히려 더 돋보이고 있다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게다가 올해 초 연예계는 학교 폭력과 과거 일탈, 팀내 불화 등 숱한 폭로들로 얼룩이 지기도 했다. 이 역시 마찬가지로 그러한 논란에서 자유롭고, 밝고 긍정적이기까지 한 이들이 더욱 부각되는 계기로 작용했다. (※츄의 경우 학교 폭력 논란에 휘말리긴 했지만, 이는 허위 폭로로 인한 무고 피해였음이 밝혀졌다.) 정리하자면 ‘행복 비주얼’의 인기는 우울한 코로나 시대와 암울한 연예계 사건사고 등이 불러온 일종의 나비 효과인 셈이다.


이달의소녀 츄, 사진출처=방송캡처

 

오해하지는 마시라. 배경은 배경일 뿐, 주인공이 될 수는 없다. 유정과 효정, 츄 등이 인기를 얻은 것은 개개인이 그럴만한 비주얼과 매력을 지니고 있었기 때문이지 코로나 시대나 학폭 폭로 사태가 이들의 인기의 직접적인 원인이라는 뜻은 아니다.

 

단지 여기서 말하고자 했던 건, 최근 아이돌은 단순히 소비자에게 힐링, 즐거움, 위안 등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 자기 자신이 먼저 스스로 행복한 존재가 되길 바라는 경향이 있으며, 그 배경에는 작금의 사회적 상황이 어느 정도 작용을 했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도 명색이 ‘행복 비주얼’인데 암울한 현실이 배경으로 계속 버티고 있는 것도 썩 달가운 일은 아니다. 코로나 19 시대가 이들의 매력을 부각시키는데 영향을 주었다고 해도 상황이 이렇게 되니 좀 더 편안하고 가깝게 이들의 매력을 즐길 수 있는 일상이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 것도 어쩔 수 없다.

 

결국 결론은 하루빨리 코로나 19 시대가 종식돼 ‘행복 비주얼’을 더욱 가깝게 만날 수 있는 일상이 회복되기를 바란다는 원론적인 이야기를 반복할 수밖에 없다. 그런 시기가 오면, 그때야말로 스타도, 팬도, 모두가 행복한 ‘찐행복’이 트렌드가 되는 순간일 것이다.


최현정(칼럼니스트) 



CREDIT 글 | 최현정(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