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방콘’으로 드러난 온라인 콘서트의 빛과 그림자

2021.04.22 페이스북 트위터

방탄소년단의 언택트 공연 '방방콘 21'의 현장 사진. 사진제공=빅히트엔터테인먼트



방탄소년단의 ‘방방콘21’은 세계 공연사에 기록될 역사적인 라이브 콘서트였다.

 

무료 온라인 스트리밍으로 진행된 ‘방방콘21’은 언택트 공연이라는 한계를 깨고 무려 270만명이라는 동시접속자를 기록하며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온라인 콘서트로 기록됐다.

 

코로나 팬데믹이 불러온 언택트 시대 덕분에 갑작스럽게 온라인 콘서트가 활성화되고 있긴 하지만, 사실 온라인 콘서트는 한계가 뚜렷한 공연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아티스트와 한 공간에 있으면서 그들의 무대를 직접 보고 듣는다는 라이브 콘서트의 가장 기본이 되는 가치가 제한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방탄소년단은 이런 한계점을 극복함은 물론 오히려 공간과 거리의 제약에 구애받지 않는다는 장점까지 살려 온라인 콘서트의 가장 이상적인 성공사례를 남겼다.

 

‘이상적인 성공사례’라는 건 바꿔 말하면 일종의 모범답안이다. 코로나 팬데믹이 언제 종식이 될지 모르는 현시점에서 ‘방방콘21’은 아티스트가 얻을 수 있는 최선의 결과물이 어떤 것인지에 대한 답을 제시해주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상’이라는 건 모두가 이룰 수 있는 게 아니고, 모두가 100점짜리 답안지를 받지는 못한다. ‘방방콘21’은 방탄소년단이었기에 이뤄낼 수 있는 결과물이었지 모두에게 동일하게 적용되는 결과가 아니다.

 

여기에서 현실과 괴리가 발생한다. 방탄소년단이라는 너무나도 이상적이고 모범적인 답안이 있기 때문에 대다수의 사람들이 이를 기준이자 표준으로 생각하기 시작해버린 것이다. 방탄소년단과 같은 결과물을 낼 수 있는 아티스트는 우리나라, 아니 전 세계에서도 오직 방탄소년단이 유일한데도 말이다.

 

실제로 한 중견 레이블의 임원은 과거 “오프라인 콘서트와 비교해서 온라인 콘서트는 아직 비즈니스 모델이 부족하다. 당장 손에 꼽는 아이돌도 온라인 콘서트를 개최하면 적자가 나기 일쑤다. 온라인 콘서트로 확실히 수익을 낼 수 있는 가수는 사실상 방탄소년단이 거의 유일할 것이다. 그렇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을 수는 없으니 다들 적자를 감수하고 개최하는 것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다들 ‘방탄소년단은...’이라며 거기에 눈높이를 맞추니 이야기가 되질 않는다”라며 답답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일리 있는 이야기다. 일단 온라인 콘서트는 오프라인 콘서트와 비교해서 티켓 값이 5배내지 10배정도 저렴한 수준이다. 단순셈법으로 온라인 콘서트는 오프라인 콘서트보다 5배에서 10배정도 더 많은 관객이 들어와야 비슷한 수준의 티켓 판매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게다가 온라인 콘서트의 경우 1회 공연에 그치기 때문에 오프라인 콘서트처럼 한 명이 여러 회차 관람을 할 수도 없으며, 현장 굿즈 판매 등도 상대적으로 부진할 수밖에 없다. 반면에 공연장의 대관이나 무대 설치, 음향, 조명 등의 현장 스태프 비용 등은 거의 동일하게 필요하기에 비용 절감을 기대하기도 어렵다.

 

트와이스, 사진제공=JYP엔터테인먼트


그나마 앨범 판매량이 많고, 각종 상업광고 등으로 어느 정도 안정적인 수익구조가 갖춰진 유명 아이돌들은 일종의 투자라고 생각해 적자를 감수하며 온라인 콘서트를 강행하기도 하지만, 1000명 이하의 소규모 공연 위주로 활동하던 뮤지션들은 쉽게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결국 소형 공연장들의 경영난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되고 있다.

 

당연히 이건 좋지 않다. 관객의 동원규모는 적을지 몰라도, 횟수의 비중으로 따지면 이와 같은 소규모 공연이 압도적으로 많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소형공연장들이 무너지면 우리나라 대중음악 공연의 한축이 무너지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 때문에 중소형 기획사나 인디 뮤지션들이 힘을 모아 합동공연을 계획하는 등 나름대로의 자구책을 모색하기도 했으나, 그동안은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오프라인 공연은 무조건적으로 하지 말아야하는 행위’라는 인식 때문에 정부의 지원 등이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 지난달 가수 호란이 마포구청의 공연 중단 조치에 거칠게 분노를 토로한 것도 이런 인식의 차이에서 온 갈등이 터져버린 사례다.

 

다행히 그 이후 많은 뮤지션들과 정부 관계자들의 대화의 장이 열리며 조금은 상황이 나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갈 길은 멀다. 아무리 방역수칙을 지킨다고 해도 공연 허가를 받기는 어렵고, 설령 공연 허가가 나더라도 거리두기로 인한 입장 관객 제한과 적자는 감수를 해야 한다. 게다가 뮤지컬, 클래식 등의 공연은 규모 제한이 없는 반면 대중음악은 100명 이상의 공연이 금지되는 차별적 조치 역시 여전하다.

 

그렇다고 마냥 앉아서 지원만을 바라고 있는 것은 아니다. 최근에는 대중음악 관련 업계 35개사가 모여 한국대중음악공연산업협회를 출범하여 펜데믹 시대에도 안전하고 빠른 공연 정상화를 위해 힘을 모으고 있다.

 

또 업계 일각에서는 이번을 기회로 전반적인 시스템을 점검해야한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홍대를 중심으로 한 공연업계는 코로나 팬데믹 이전부터 젠트리피케이션의 심화와 관객들의 감소 등으로 삐걱거린지 오래다. 하지만 당장의 현상유지에 안주한 결과 펜데믹이 닥치자 금세 밑바닥이 드러나 버렸다.

 

‘대중음악’이라면 응당 대중들의 관심을 끌기 위한 노력이 병행되어야 한다. 이에 K팝 아이돌과 기획사들은 마케팅에 큰 힘을 쏟고 있지만, 그에 비해 대다수의 공연계와 인디신은 이런 노력이 부족했던 게 사실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방탄소년단을 부러워할 것만이 아니라, 스스로의 음악에 자신이 있으면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음악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끊임없이 연구하고 노력을 했어야 했지만 그렇지 못했다. 그저 무대 영상만 온라인으로 송출한다면 그게 TV 음악방송과 무슨 차이가 있나. 물론 모두가 방탄소년단이 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이러한 시도와 노력이 많아질수록 시장이 확대될 가능성도 커진다”라고 그간 업계의 안일했던 자세를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 팬데믹이 종식이 된다고 하더라도 언택트 시대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즉 지금과 같은 온라인 콘서트가 팬더믹 시기만의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이후로도 계속 이어질 뉴노말로 자리 잡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대형 기획사들이 온라인 공연에 대규모 투자를 아끼지 않는 이유다.

 

결국 지금은 공연장이 아니라 공연장을 채워 넣을 콘텐츠와 그것을 널리 알릴 플랫폼의 확보에 힘을 쏟을 때이다. 좋든 싫든 시대가 그렇게 되어버렸다.


최현정(칼럼니스트) 

 



CREDIT 글 | 최현정(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