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파니 영도 울린 뮤지컬 '시카고'의 위엄

2021.03.18 페이스북 트위터

티파니 영, 사진제공=유튜브 생중계 캡처본


그룹 소녀시대 출신 티파니 영이 지난 2011년 뮤지컬 ‘페임’ 이후 10년 만에 다시 뮤지컬 무대에 오른다. 그것도 그가 꿈에 그리던 ‘시카고’를 통해서다. 연습 과정이 고됐다고 밝힌 티파니 영은 일련의 과정을 거치며 록시 하트로 완벽히 거듭난 모습이었다. 


18일 오전 온라인을 통해 뮤지컬 ‘시카고’ 연습실 공개 및 인터뷰가 진행됐다. 록시 하트의 새 얼굴이 된 티파니 영은 해당 자리에 참석해 무대시연과 함께 공연에 임하는 소감을 밝혔다. 가수로 무대에 오른 모습과는 또 다른 매력으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뮤지컬 ‘시카고’는 1920년대 재즈의 열기와 냉혈한 살인자들이 만연하던 시대, 미국의 쿡카운티 교도소를 배경으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지난 20년간 15시즌을 거치며 누적 공연 1146회, 평균 객석점유율 90%를 기록한 스테디셀러다. 티파니 영이 맡은 록시 하트 역은 섹시하면서도 사랑스러운 매력을 지닌 인물이다. 여배우들이 꼽는 ‘꿈의 배역’ 중 하나. 하지만 높은 수준의 연기와 춤, 노래를 겸해야 할 수 있는 역할이기도 하다.

티파니 영 역시 오디션을 보고서야 이번 ‘시카고’에 합류할 수 있었다. 무려 200:1이라는 높은 경쟁률을 뚫고서 말이다. K-팝을 전 세계에 알린 슈퍼스타임에도 불구하고, 유명인이라면 으레 바라는 배려를 요구하지 않고 오디션 지원부터 참여까지 스스로 했다. 작품에 대한 애정은 오디션 준비로 이어졌고, 낯선 환경 속에서도 연출진이 요구하는 것들을 수행하는 열정으로 이 배역을 따냈다.

티파니 영, 사진제공=신시컴퍼니


티파니 영은 “브로드웨이에서 처음으로 본 공연이 ‘시카고’였다. 2009년에 최정원 선배가 출연한 국내 공연도 봤다. 뉴욕에 갈 때마다 친언니와 꼭 보던 공연이었다. 보면 볼수록 꼭 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 지난해 투어를 마치고 오디션 리스트를 받았을 때 ‘시카고’가 단연 눈에 들었다. 미국 회사에선 한국을 다시 간다고 했을 때 만류하는 분위기였지만 저는 지금의 결심을 후회하지 않고 있다. ‘시카고’는 작품뿐 아니라 팀 자체가 우아하고 세련되고 깊이가 있다. 그래서 영광으로 생각하고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K-팝 아티스트를 꿈꾸며 한국행을 택했던 어린 날의 티파니와 솔로 아티스트로 미국에 진출했던 티파니 영의 모습은 아름다운 미래를 꿈꾸는 드리머 록시 하트와 꽤 닮은 듯 보인다. 티파니 영은 “록시 하트를 보면서 20대의 저와 닮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캐릭터를 연기할수록 록시와 제가 비슷하지 않은 부분이 많더라. 록시는 실수를 해도 세상이 절대 무너지지 않는다는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는 캐릭터다. 그런데 저는 실수를 하면 세상이 무너지는 줄 알았다. 록시를 통해 희망과 꿈을 놓치지 않아야겠다는 깨달음을 얻었다”며 한층 성장한 면모를 보였다. 

특히 ‘시카고’는 배우의, 배우에 의한, 배우를 위한 공연이다. 보드빌 컨셉트의 심플한 무대 위에는 15인조 빅밴드와 의자가 전부다. 이 심플한 무대를 꽉 채우는 건 세련된 조명과 흥겨운 재즈 선율을 입은 배우들이다. 그만큼 배우의 역량이 매우 중요하다. 10년 만에 뮤지컬 무대에 오른 만큼 티파니 영도 첫술에 배부를 순 없었다. 완벽한 공연을 위해 땀을 비처럼 흘렸고, 결국 눈물까지 흘렸다. 그는 “아이돌 생활도 힘들었지만 뮤지컬 연습도 그 힘듦을 초월한다. 매일 포기할까 생각하다가도 배우들과 함께 연습하면서 영감을 받고 힘을 얻었다. 사실 많이 울었다. 그럴 때마다 배우들이 많이 위로해줬다. 팀워크로 이겨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짧게 보여준 무대시연 속 티파니 영은 록시 하트 자체가 되어 빛나는 존재감을 드러냈다. 가창력이야 정평이 났지만, 연기력 등에서 튀진 않을까 우려 속에 지켜봤다. 하지만 흘린 땀과 눈물의 양만큼 티파니 영은 록시 하트로 새 삶을 시작할 준비를 마친 듯하다.

뮤지컬 '시카고'는 오는 4월 2일부터 7월 18일까지 신도림역 디큐브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한수진 기자 han199131@ize.co.kr


CREDIT 글 | 한수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