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여빈의 참 바람직한 영역확장

'빈센조'서 초반 우려 털고 비상할 준비 완료

2021.03.15 페이스북 트위터

사진제공=tvN


전여빈이 주목받고 있다. tvN 드라마 '빈센조'의 상승세와 맞물렸다. 타이틀롤을 맡은 송중기의 존재가 초반 대중의 관심을 착실하게 견인했다면, 현재는 그 바통을 전여빈이 넘겨 받아든 모양새다. 초반의 우려 섞인 목소리, 일부의 비난을 이제는 확실히 털어내고 넘어섰다는 평가가 최근 잇따르는 이유이기도 하다. 첫 회 방송과 동시에 형성된 여론을 뒤엎는 것은 생각보다 훨씬 더 복잡하고 어려운 일이다. 그것을 이번에 전여빈이, '또' 해냈다.


전여빈이라는 배우를 알던 이들 대부분은 앞선 지적이 다소 섣불렀고, 어쩌면 오래지 않아 사그라질 것이라 짐작했을 수 있다. 최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돼 다시금 화제가 되고 있는 영화 '죄 많은 소녀'를 접했던 관객이라면 더더욱 그랬을 것이다. 지난 2015년 영화 '간신'을 시작으로 크고 작은 영화에 얼굴을 내비쳤던 전여빈은 이 '죄 많은 소녀'의 이영희 역을 만나며 비상했다. 해당 영화는 전여빈에게 '2017 부산국제영화제' 올해의 배우상을 비롯해 '서울독립영화제' 독립스타상 등 여러 개의 상을 안겨줬다.

물론 영화와 드라마는 체질부터 다르다. 그러한 탓에 스크린과 TV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배우는 극히 일부다. 손에 쥔 리모컨을 통해 언제든 채널을 옮길 수 있는 드라마의 경우, 시간을 지체하거나 할애하는 것이 제한적이다. 그렇기에 배우가 기존에 형성한 인지도와 호감도가 무엇보다 중요한 몫을 차지한다. '연기를 잘한다' '연기가 자연스럽다'라는 평을 얻는 일은 익숙한 역할을 맡아 배우와 캐릭터의 이질감이 없다는 것을 의미할 때도 있다. 변화가 쉽지 않다.

사진제공=tvN


그런 점에서 배우 전여빈과 '빈센조' 홍차영 역은 극 초반 상성이 썩 훌륭하진 않다. '죄 많은 소녀'를 통해 전여빈을 접한 이들이면, 끝도 없이 바닥으로 침착했던 여고생 영희와 한껏 업된 하이톤 연기로 오버스러운 모습을 선보이는 변호사 홍차영이 쉬이 매칭되지 않는다. 익숙하지 않아 어색하다. '악마의 혀'와 '마녀의 집요함'을 가진 탑티어급 변호사라는 캐릭터 설정도 여기에 힘을 보탠다. 이는 JTBC '멜로가 체질'로 전여빈이 TV에 모습을 드러냈을 때, 느꼈던 감정과도 별반 다르지 않다. 이 모든 것은 전여빈의 선택이며, 돌아오는 반응 역시 스스로 감당해야 할 몫이라는 것엔 변함이 없다.

전여빈이 '죄 많은 소녀'로 첫 주연을 맡았을 때도, 주변의 우려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김의석 감독이 했던 당시의 선택은 일말의 의심 없는 '옳은 것'이 됐다. 전여빈은 새로운 배우에 늘 목마른 영화계 모든 이들에게 주목받는 배우로 당당하게 자리매김했다. 누군가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자신을 믿어준 혹자의 기대에 부응하는 것, 이것은 앞서 전여빈이 꾸준하게 반복하며 잘 해내왔던 일이다.

사진제공=tvN


아마도 그러한 이유로 '빈센조'를 만난 전여빈을 크게 걱정하지 않았던 것 같다. 전여빈 배우의 도전은, 또 하나의 재미있는 선택으로 여겨졌다. 그 믿음은 오히려 '빈센조'가 '죄 많은 소녀'로 고착될 수 있는 전여빈의 이미지를 확장하는 데 필요한 요소로 여겨지게 만들었다. 김의석 감독과 이병헌 감독을 지나, SBS '열혈사제'를 집필했던 박재범 작가와 '빈센조'로 만난 것이 놀랍고, 또 그저 궁금했다.

어울리지 않는 옷으로 남을지, 아니면 배우로서 성장의 발판이 될지는 '빈센조'가 종영하면 자연스럽게 가려질 것이다. 전조는 좋다. 8회까지 진행된 '빈센조'가 시청자에게 호평받고 있으며, 11.1%(6회 시청률, 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기준)라는 시청률로 경쟁작들 틈에서 우위를 선점했다. 전여빈을 향한 평가도 눈에 띄게 바뀌었다. '송중기와의 차진 호흡', '놀라운 배우를 발견했다' 등 긍정적 서술이 꼬리를 문다. '죄 많은 소녀'를 통해 알고 '나만 알고 싶었던 배우'이기도 했던 전여빈은 이제 자신의 영역을 더 확장하고 있다.

박현민(칼럼니스트) 


CREDIT 글 | 박현민(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