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원진아, 그냥 사랑할 수밖에 없는 배우

'선배, 그 립스틱 바르지 마요'서 원석서 보석으로 변신

2021.03.11 페이스북 트위터

원진아, 사진제공=유본컴퍼니



배우 원진아는 데뷔와 동시에 빠르게 존재감을 키웠다. 연기 비전공자라 오히려 때 묻지 않은 순수함을 소유했던 그는, 새 얼굴을 찾던 업계가 바라던 원석이었다. ‘그냥 사랑하는 사이’ '라이프' '날 녹여주오' 등 신인이 조연을 거치지 않고 바로 주연으로 올라설 수 있던 건 본체의 자질이 워낙 좋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JTBC 월화드라마 ‘선배, 그 립스틱 바르지 마요’의 윤송아를 만난 그는 비로소 원석에서 보석이 되었고, 연기 인생에 변곡점을 맞았다. 가슴 설레게 하는 그의 멜로 연기는 순식간에 시청자들을 매료했다. 열연에해 시청률은소 아쉬웠지만, 그래도 원진아라는 보석을 발견한 것만으로도 시청자들에겐 행운이었다.


코로나19 장기화 속 한 작품을 무사히 마친 소회가 더욱 남다를 것 같다. 


“작년 한 해, 그리고 올해 2021년에 이르기까지 모두에게 힘든 상황 속에서 무사히 촬영을 마치게 된 것만으로도 정말 감사한 마음입니다. 하루빨리 이 시기가 지나가고 모두가 건강한 몸과 마음으로 촬영에 임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이번 드라마는 촬영을 마치고 종방연이나 마무리하는 자리가 없었던지라 언젠가 늦게라도 다 함께 얼굴 보고 회포를 풀 수 있었으면 하는 작은 바람도 있어요.”

윤송아라는 캐릭터를 처음 받아들었을 때, 어떤 매력에 끌려 작품을 하게 됐나.

“윤송아를 비롯해 전반적으로 인물들 한 명 한 명의 서사를 조급함 없이 탄탄히 쌓아주실 것이라는 믿음을 받았어요. 송아 역시도 일과 사랑 모두를 성취하고 싶어 하지만 그렇다고 마냥 욕심부리지 않고 탄력적이고 담백한 캐릭터가 매력적이었어요. 그 점이 오히려 극적이지 않은, 지극히 현실적인 지점이라 느꼈어요.”

‘화장품 브랜드 마케터’라는 역할을 준비하면서 윤송아의 프로페셔널함을 보여줄 수 있는 메이크업과 패션 등 외적인 이미지를 만드는 데 특히 더욱 신경 썼다고 들었다.

“무엇보다 저희 스타일리스트와 헤어, 메이크업 팀의 노고가 정말 컸어요. 저도 스태프들도 너무 지나치지 않는 선에서 여러 가지 시도를 보여주고자 했어요. 일반적인 오피스룩에 소재나 패턴보다는 색감으로 포인트를 주자는 스타일리스트 팀의 아이디어를 시작으로 메이크업 역시 립이나 섀도 컬러에 특히 신경을 썼어요. 결과적으로 드라마가 가진 풍부한 톤이나 감독님이 추구하는 연출과도 잘 어우러진 것 같아서 그동안 함께 고생 해주신 스태프분들에게 이 기회를 빌려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어요.”

원진아, 사진제공=유본컴퍼니


윤송아는 채현승(로운)과 이재신(이현욱) 두 남자의 사랑을 받는 캐릭터였다. 본인이 생각하는 송아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 하는가.

“일단 송아처럼 매사 자신감과 자부심을 가지고 맡은 바를 해내는 모습은 그 누구라도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는 점 같아요. 그리고 재신이나 현승이 역시 그러한 송아의 모습에 반했다면, 연애를 시작하고 나서도 연인에게 솔직하고 적극적으로 애정을 표현하죠. 일과 사랑에 어서 가장 기본적이고도 중요한 매력 포인트를 갖췄기에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윤송아와 채현승이 서로 밀고 당기는 로맨스가 시청자들을 설레게 했다. 현장에서 로운과의 연기 호흡은 어땠나.

“저도, 로운도 서로 상대가 무엇을 하든 받아주겠다는 신뢰감을 가지고 있었어요. 어떤 장면이든 일방적인 연기나 감정이 아니라 함께 맞춰 나간다라고 느낄 수 있었던 그 호흡이 특히 좋았던 것 같아요. 로운의 그런 유연하고 긍정적인 모습에서 배우로서의 책임감 또한 느껴져서 저 역시도 편하게 믿고 연기할 수 있었습니다.”

송아처럼 일과 사랑을 선택해야 할 경우 무엇을 택할 것인가.


“저는 사실 일과 사랑, 둘 중 무엇을 선택을 해야 한다는 것 자체가 잘 납득되진 않아요. 일과 사랑의 영역은 명확히 구분되어 있다고 생각하, 극중 송아 역시도 무엇을 선택하고 포기했는지 이분법적으로 바라볼 수는 없을 것 같아요. 가만 보면 송아도 일과 연애를 늘 병행해왔거든요. 그 과정 속에서 시련도, 상처도 있었지만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 있었을 뿐, 송아도 어느 하나를 포기해야만 하는 이유는 불필요했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드라마 ‘그냥 사랑하는 사이’부터 ‘라이프’, ‘날 녹여주오’, 영화 ‘돈’, ‘롱 리브 더 킹’까지 데뷔 이후 쉼 없이 달려왔다. ‘선배, 그 립스틱 바르지마’는 레디트에 번째로 이름을 올린 만큼 배우로서 변곡점이 됐을 것 같다.


“작품을 끝마치고 나면 느끼는 감정은 늘 새롭고 달라요. 때로는 선배님들께 배웠던 점을 곱씹어 보기도 하고, 때로는 제가 고쳐야 하는 점을 반성하기도 하고, 때로는 현장이 마냥 즐거웠던 기억으로 남아있기도 하고요. 이번 작품에서는 데뷔작 ‘그냥 사랑하는 사이’ 제작진과 오랜만에 재회했는데요. 물심양면 이해와 배려 속에 오롯이 촬영에만 집중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특히 동료들과 함께 작품에 대해, 관계에 대해 알아가고 이해하는 과정이 정말 재밌고 신선했어요. 무언가르쳐주고, 누군가를 끌어준다기보다 자유롭고 동등한 분위기 안에서 다 함께 방향을 찾아나가는 방법을 배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셨죠.”


원진아, 사진제공=유본컴퍼니


맡은 캐릭터의 대부분이 다소 정적인 인물들이 많다. 배역을 선택할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무엇인가.

“어떤 한 요소를 꼽기보다는 추상적이지만 작품이 주는 매력이나 재미에 끌리는 경우가 많았던 것 같아요. 대본을 읽었을 때 ‘아, 이 작품에 참여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 주저 없이 의사를 표현하는 편이에요.”

배우로서 또 인간 원진아로서 지키고자 하는 신념이 있나.

“주변 환경에 따라 때로는 신념도 조금씩 바뀌는 것 같은데, 요즘에는‘선배, 그 립스틱 바르지마요’ 송아 덕분인지 하고 싶은 말은 하는 솔직한 삶을 살아야겠다는 신념이 생겼어요. 특히 나 자신에게 솔직한 사람이요. 그것이 그동안 열심히 달려온 나를 사랑하고 아껴주는 방법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원진아는 어떤 사람?


“깊게 뿌리내리고 싶은 나무요. 여담이지만 저도 요즘 집에서 식물을 키우고 있는데, 스스로 알아서 자라는 식물은 없더라고요. 사랑과 관심을 가지고 계속 지켜봐 주고 좋은 자양분을 줘야 그만큼 무럭무럭 성장하잖아요. 저도 배우로서 주변의 긍정적인 영향을 받으면서 꾸준히 성장할 수 있는 사람이고 싶습니다.”

출연작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옥’이 베일을 벗었다. ‘지옥’을 포함한 앞으로의 활동 계획은?

“드라마에 이어서 영화 ‘보이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옥’ 등 여러 작품을 통해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는 한 해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보이스’에서는 보이스피싱으로 모든 것을 잃은 가정의 아내로, 또 ‘지옥’에서는 아이가 태어나자마자 지옥고지’를 받는 고통스러운 현실을 마주하는 엄마로, 인간으로서 무너져 내리는 과정과 극한의 감정들을 보여드리며 전작과는 또 다른 면을 발견하실 수 있을 것 같아 저 역시도 기대가 됩니다. 이 이후에는 지금껏 해왔던 것처럼 작품을 통해 꾸준히 새로운 모습 보여드릴 수 있는 배우가 될 수 있도록 열심히 고민하고 공부하고 있어요.”  


한수진 기자 han199131@ize.co.kr


CREDIT 글 | 한수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