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유·현아, 다시 쓰는 자소서…'가장 나답다는 것'

각각 신곡 'Celebrity'와 'I'm not cool'로 화제 모아

2021.02.05 페이스북 트위터

아이유, 사진제공=EDAM엔터테인먼트



'투박하고도 유일하게 태어난 이들에게 말하고 싶다. 당신은 별난 사람이 아니라 별 같은 사람이라고.' 


아이유는 신곡 '셀러브리티(Celebrity)'에 대해 이렇게 소개글을 적었다. 시선을 끄는 차림과 조금 독특한 취향, 다양한 재능으로 인해 종종 별난 사람 취급을 받아온 친구를 떠올리며 가사를 썼다는 이 노래. 신곡의 모티브가 된 그 친구가 고 설리를 떠올리게 한다는 점에서 화제를 낳기도 한 곡이다. 그래서 앨범소개글을 읽고 난 뒤 노래를 듣는다면 이 곡의 진심을 제대로 전달받을 수 있다. 


아이유는 걸음걸이, 옷차림, 이어폰 넘어 음악까지 다 마이너 취향인 친구에게 "잊지마 넌 흐린 어둠 사이 왼손으로 그린 별 하나, 보이니 그 유일함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말야"라고 말한다. 결국 친구에게 해주고 싶었던 이야기는 너, 나, 우리에게 보내는 위로의 노래이기도 하다. "가사를 완성하고 나니 그 누구를 주인공에 대입시켜도 전혀 부자연스럽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그의 말처럼 노래 속 모든 말은 충분한 공감의 대상이 된다. 

현아의 메시지는 이보다 직설적이다. 그 역시 '가장 나다울 것'을 노래한다. 타이틀곡 'I'm not cool'은 무대 위에선 '쿨'해 보이지만 '사실 나는 쿨하지 않다'는 그의 속내를 담은 노래. 늘 웃음을 잃지 않고 존재를 고민해야 하는 아이돌 이미지에 항변하듯 주체적인 삶의 태도를 주문한다.

현아, 사진제공=피네이션


새 앨범 곳곳에는 자신을 투영한 흔적이 뚜렷하다. '나답게 구는 게 왜 나쁜 거야. 주위 신경 쓰며 살지마. 날 더 나답게 만들어'라고 당당하게 외치면서도 '날 더듬는 시선들 작게 말해줄래 너무 잘 들리거든. 내 감정 어차피 가면 속에 살아가는 피에로'라고 털어놓기도 했다. 어린 나이에 팀 탈퇴와 해체를 경험했고, 공황장애와 미주신경성 실신 등 건강상의 이유로 속앓이를 했던 그가 전하는 소외감에 대한 이야기다. 

화려했기에 외로움의 공간이 더 컸을지 모를 아이유와 현아의 독백은 묵직하게 들린다. '인생의 주인공은 나'라는 흔한 주제임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노래가 빛이 나는 이유는 두 사람이 쌓아온 서사 덕분일지 모른다. 자신보다 키가 큰 기타를 연주하던 소녀가수 아이유, '머리부터 발끝까지 핫이슈'라 외치던 아이돌 현아가 오랜 활동을 겪은 뒤 꺼낸 자신의 얘기이기 때문이다. 이는 주체적인 삶을 원하는 요즘 세대가 겪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과 강박에 대한 답이기도 하다. 각박하고 치열한 현실 속에서 꿈을 잊고 살아갈 수 밖에 없는 '모두'를 위한 응원가인 셈이다. 


두 사람은 대중의 신뢰를 바탕으로 자신만의 서사를 꾸준히 쌓은 결과, 보다 설득력 있는 '내 이야기'를 노래할 수 있게 됐다. 장르는 달라도 대중을 위로하고 공감을 얻는 방식은 같다. 매 앨범 파격과 변화를 요구받는 시대에 아이유와 현아는 새로운 트렌드 만큼이나 강력한 스토리의 힘으로 대중을 설득하고 있다. 무대의 화려한 장치, SNS 챌린지의 화제성과는 별개로 '내 안에서 진정한 가치를 찾자'는 메시지는 MZ세대(1980년대 초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태어난 밀레니엄 새대와 Z세대를 통칭하는 말)의 공감을 사기에 충분하다.

어느 분야든 확고한 정체성을 갖는다는 건 경쟁자가 없다는 걸 의미한다. 개성이 뚜렷한 브랜드는 확실한 지지층을 만들고, 그것이 대중의 영역이 되었을 땐 거대한 폭발력을 갖는다. 그런 의미에서, 아이유와 현아는 가요계 각자의 영역에서 정상을 지킨 대표 브랜드다. 아이유는 삶을 이야기하는 스토리텔러로, 현아는 진짜 자기 노래를 하는 퍼포머로 성장 중이다. 스스로의 세계를 확장시킬 정도로 단단한 여유가 생긴 두 가수의 다음 챕터가 기다려진다.

박영웅(대중음악 칼럼니스트)


CREDIT 글 | 박영웅(대중음악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