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호, 무대가 있다면 늘 행복할 천생가수

'싱어게인'서 '37호가수'로 미친 존재감

2021.02.03 페이스북 트위터

사진제공-JTBC



사람들은 어린 시절 무엇을 간절히 바라고 노력하면 반드시 이루게 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자란다. 그러나 살다보면 모두가 그럴 수 없다는 걸 깨닫게 된다. 노력을 들인 만큼 원하는 걸 그대로 얻어가는 사람은 많지 않다. 노력이 배신할 때도 분명히 있다. 운대가 맞지 않거나 맞는 자리가 아닌 곳이라면 아무리 노력해도 원하는 결실을 맺을 수 없다. 그래서 인생을 오래 살아본 많은 어른들이 ‘인생은 불공평한 것’이라고 말하곤 한다. 아무리 성실해도, 아무리 절실해도 자신의 시기가 아니라면 간절히 원하는 걸 손에 쥘 수 없다.


특히 요즘 청소년들이 가장 되고 싶어하는 직업인 ‘아이돌 가수’야 말로 노력에 비례해 성과물을 얻기 힘든 분야다. 아무리 많은 시간을 들여 연습해도 제반 여건이 갖춰지지 않는다면 대중의 눈길을 한번 받지 못하고 쓸쓸히 사라질 수 있다. 1년에 수백명의 소년소녀들이 꿈을 안고 데뷔하지만 자신의 진가를 과시할 기회를 잡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들의 간절한 꿈과 오랜 시간 걸려 흘린 땀방울을 생각하면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그냥 묻히기엔 너무나도 안타까운 반짝반짝 빛나는 별들이 많다.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했다고 해서 결코 실력이 떨어지는 건 아니다. 운이 없었을 따름이다. 꿈을 접고 다른 방향으로 진로모색을 하거나 자신의 때를 기다리며 꾸준히 단련하는 수밖에 없다.


JTBC '싱어게인‘의 ’37호 가수‘ 임팩트의 태호가 바로 그런 경우다. ’싱어게인의 마이클 잭슨‘이라고 불릴 만한 매력적인 보이스에 뛰어난 춤실력, 센스 있는 프로듀서로서 자질을 갖춘 그는 성실한 인성까지 갖춰 시청자들을 매료시켰다. 예선 ’리베카‘부터 마지막 무대 ’뮤지컬‘까지 정성 들여 준비한 그의 매 무대는 심사위원뿐만 아니라 시청자들을 감동시키며 강렬한 존재감을 과시했다. 매번 시청자들을 사로잡는 무대에 “이런 보석이 어디에 숨어있었지?”라는 생각이 들며 태호가 속한 그룹 임팩트의 이름을 포털 사이트에서 찾아보게 만들었다.


태호가 속한 임팩트는 2016년 싱글 앨범 'LOLLIPOP'으로 데뷔해 지난해 ‘L.L’까지 여러 장의 앨범을 발표했지만 빛을 보지 못했다. 이번에 ‘싱어게인’에서 본인의 이름을 밝힌 명명식에서 잠깐 선보인 ‘나나나’를 비롯해 ‘거짓말이야’, ‘빛나’, ‘양아치’ 등 귀를 사로잡을 만한 곡들을 꾸준히 발표했지만 반응을 얻지 못했다. 그러기에 ‘싱어게인’은 태호에게 아이돌 가수로서 마지막 기회나 마찬가지였다. 그러기에 절치부심했고 태호는 그동안 숨겨놓은 자신의 끼와 재능을 마음껏 과시했다.


‘싱어게인’에서 태호는 퍼포먼스로서는 최고였다. 그러나 가창력이 가장 뛰어나거나 끼가 가장 넘치는 가수라고는 말할 수 없다. 그만큼 경쟁자들이 쟁쟁했다. 그런 가운데서도 태호의 무대가 보는 이들에게 긴 여운을 남기는 이유는 무대를 향한 간절함, 절실함, 열정이 느껴져서다. 3~4분의 짧은 공연시간에 1초도 허투루 쓰지 않으려는 그의 진심과 노력이 느껴지기 때문에 눈과 귀뿐만 아니라 마음까지 동하게 된다. 심사위원 선미가 무대가 끝난 후 눈물을 흘릴 정도로 태호의 무대에는 그의 피땀눈물이 고스란히 배어있었다.


사진제공=JTBC


그래서 지난 1일 밤 방송된 패자부활전에서 태호가 ‘뮤지컬’을 열창할 때 ‘나 또다시 삶을 택한다 해도 후회 없어 음악과 함께 가는 곳은 어디라도 좋아’라는 가사 부분에서 뭉클한 감동을 느낀 사람이 많았다. 태호의 무대를 향한 열정과 간절함이 그대로 느껴졌기 때문. 강력한 경쟁자 이무진에 밀려 TOP6에 오르지 못했지만 자신의 포텐셜을 확실히 터뜨린 태호를 향한 응원의 박수가 쏟아졌다.


태호의 무대가 시청자들을 사로잡은 두 번째 이유는 세련된 음악적 센스다. 심사위원장 유희열이 칭찬할 정도로 원곡을 기가 막히게 새롭게 편곡해 늘 새로운 무대를 선보였다. 첫 무대 양준일의 ‘리베카’는 심사위원들이 말한 대로 경연프로그램에 잘 맞아 보이지 않는 노래. 하지만 태호는 현대적으로 세련되게 재해석해 감탄사를 자아냈다. TOP10 무대에서 선보인 댄스곡으로 탈바꿈한 김현식의 ‘사랑 사랑 사랑’도 명불허전이었다. 단순한 아이돌 가수에서 끝날 게 아니라 앞으로 그가 펼칠 음악 세계가 무궁무진할 거라는 예감이 들게 만들었다.


‘싱어게인’ 시청자들이 태호를 더욱 사랑할 수밖에 없던 마지막 이유는 늘 웃는 모습을 잃지 않는 그의 인간적 매력 덕분. 무대에선 누구보다 열정적이지만 평소에는 차분하게 밝은 기운을 내뿜는 그의 모습은 수많은 팬을 양산했다. 특히 대선배 50호 가수 윤영아와 함께 펼친 ‘어머님이 누구니?’ 듀엣 무대에서 20년 만에 무대에 선 대선배를 보듬으며 이끄는 모습은 잔잔한 감동을 불러일으켰다.


‘싱어게인’에서 태호를 처음부터 눈여겨봐온 필자의 생각은 그가 이 프로그램에서 얻고 싶은 최종 목표는 우승이 아니었던 걸로 보인다. 무대에서 대중들에게 오랜 시간 자신이 갈고 닦은 실력을 마음껏 선보이고 싶었던 마음이 더욱 컸던 게 아닌가 싶다. 그 목표를 이뤘고 누구보다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퇴장할 수 있었다.


재능과 끼, 인성을 모두 겸비한 태호는 ‘싱어게인’을 통해 그동안 부족했던 인지도를 얻었고 도약할 발판을 마련했다. 그러나 이제까지 수많은 경연 프로그램에서 봤듯이 그의 미래가 어떻게 될지 점치는 건 섣부른 일이다. “이제 잘될 일만 남았다”는 태호 무대 영상의 댓글들처럼 응원의 마음을 보낼 따름이다. 그러나 걱정이 되지는 않는다. 음악이 있고 무대만 있다면 그는 언제나 행복할 거니까. 날개를 활짝 펴고 훨훨 날아 자신의 음악적 재능을 마음껏 펼칠 ‘글로리데이즈’가 도래하길 기원해본다.

 

최재욱기자 jwch69@ize.co.kr 



CREDIT 글 | 최재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