떴다 김선호, 꽃길 들어서며 전성시대 개봉박두!

'스타트업'으로 대세 등극한 매력남의 인기요인

2020.12.02 페이스북 트위터

사진제공=tvN


분명 tvN '스타트업'(극본 박혜련, 연출 오충환)은 배수지와 남주혁이 열었다. 핫한 두 배우가 한 작품에서 호흡을 맞추는 것, 두 사람이 매니지먼트 숲에서 한솥밥을 먹게 된 사실 등의 정보가 속속 나열되면서 시작도 하기 전부터 '스타트업'에 대한 기대감은 확실히 치솟았다. 이후 뚜껑을 활짝 연 '스타트업'은 높은 기대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모든 소재에 로맨스를 격하게 끼얹어 버무리는 K-드라마의 전철을 착실하게 밟으며 후반부로 갈수록 작품에 대한 호불호가 나뉘고 있다. 그러나 두 배우를 사랑하는 팬들을 만족시키기에는 충분했다. 


다만 '스타트업'의 최대 수혜자를 꼽으라면 그 방향이 조금 틀어진다. 해당 질문에 대한 답은, 망설임 1도 없이 단연코 김선호다. 자칫 배수지와 남주혁의 병풍 역할에 그칠 수도 있었던, 드라마 속 '서브 남주' 한지평은 김선호라는 배우를 만나면서 아주 힘차게 날아올랐다. 극 전개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지질할 수밖에 없던 남도산(남주혁)을 대신해 드라마 초반 시청층을 꽉 붙들었던 것도, 전개상 절대 안 되는 것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혹시?' 하는 마음으로 서달미(배수지)와의 해피엔딩을 꿈꾸게 만들었던 것도, 한지평을 연기한 김선호라는 배우 덕분에 가능했다.

김선호는 이미 '서브 앓이'를 유발했던 전적이 있다. 앞서 2018년 방영된 tvN '백일의 낭군님' 당시 홍심(남지현분)을 바라보던 지고지순한 짝사랑남 정제윤 역을 소화하면서 마지막까지 시청자를 설레게 했던 게 바로 그다. 설렘을 말하자면 같은 해 방송된 김선호의 첫 주연작 MBC 단막극 '미치겠다, 너땜에!'도 빼놓을 수 없다. 해당 드라마는 남사친, 여사친이라는 관계로 마음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던 대한민국 남녀를 요동치게 만들었다. 상다수의 시청자 사이에서 '김선호 때문에 심장이 의지의 통제를 벗어나 제멋대로 나대는 경험을 해야 했다'는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사진제공=tvN


'스타트업'이라는 드라마를 통해 김선호를 처음 접하게 된 이들은, 유튜브 알고리즘 등에 이끌려 그의 전작을 부지런히 거슬러 올라가며 학습하는 중이다. 이때 절대 빠뜨리면 안 되는 것이 MBC '투깝스'다. 김선호는 이 작품에서 매력적인 사기꾼 공수창 역으로 그해 'MBC 연기대상' 신인상과 우수상을 한꺼번에 받는 영예를 누렸다. 지난해에도 JTBC '으라차차 와이키키2', tvN '유령을 잡아라' 등의 작품에 출연하며 꾸준하게 활약했지만 생각만큼 작품 자체가 주목받지 못한 게 아쉬운 지점이다.


김선호는 어딘가에서 갑자기 툭 떨어진 배우가 아니다. '준비된'이라는 수식어가 이토록 찰떡처럼 어울리는 것은, 그가 오랜 시간 연극무대에서 탄탄하게 다져놓은 연기력 덕분이다. 그의 필모를 찬찬히 살피면, 2017~2020년의 TV드라마 출연작들 이전을 빼곡하게 채우는 게 몽땅 연극 작품들이다. 지난 2009년 '뉴보잉보잉'으로 데뷔해 '옥탑방 고양이' '거미 여인의 키스' '올모스트 메인' '클로저' '메모리 인 드림' 등 최근까지 쉼 없이 연극 무대에 올랐다. 그 탄탄한 뿌리는 김선호가 자신이 맡은 어떤 배역도 맞춤옷처럼 흡수하는 몫을 톡톡히 해내는 중이다. 기회가 오면 그걸 놓치지 않기 위해서 배우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몸소 입증했다.

사진제공=tvN


‘배우 김선호’를 벗어나 ‘인간 김선호’도 매력적이라는 사실 역시 마음 편히 입덕을 유도하는 주요한 요소다. 지난해부터 고정 멤버로 출연중인 KBS 2TV 예능 '1박 2일' 시즌4에서 보여지는 김선호의 매력은, 몇몇 배우가 작품 바깥에서 인간적으로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이는 것과 사뭇 대조적이다. 허술한 듯싶지만 인간적이고, 무엇을 해도 밉지 않고 오히려 마음이 끌린다. 이는 과거 차태현이 보여주던 남녀노소를 불문한 호감형 배우의 노선과 유사하다. 그저 보고있는 것만으로도 흐뭇해지는 것은 쉬이 얻을 수 있는 게 아닌데, 그 어려운 것을 지금의 김선호가 누구보다 거뜬히 해내고 있다.

김선호는 11월 드라마배우 브랜드평판 1위를 꿰찼다. '스타트업' 남주혁이 2위, '구미호뎐' 이동욱이 3위, '산후조리원' 박하선과 엄지원이 각각 4위와 5위다. 이쯤되면 ‘김선호의 시대’라 해도 무방하지 않을까. 종영까지 2회밖에 남지 않은 '스타트업' 속 한지평은 우리 곁을 곧 떠나지만, 배우 김선호는 앞으로도 쭉 남는다. 어쩌면 이미 소속사를 통해 차고 넘칠 정도로 많은 섭외와 제안을 받으며 차기작을 검토중일 것으로 예상되는 김선호의 차기작은 의외로 연극. 일단 내년초 ‘얼음’을 통해 자신의 고향인 연극 무대로 돌아간다. 연극 ‘얼음’을 시작으로 오는 2021년이 ‘김선호의 시대’가 열릴 것만 같은 예감이 든다. 팬들은 그가 출연한 작품 속에서 생명력 넘치는 또 다른 캐릭터를 만나는 호사를 시청자가 다시금 누릴 수 있게 되길. 그 시기가 그래도 멀지는 않길 기원 중이다. 

박현민(칼럼니스트)


CREDIT 글 | 박현민(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