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BTS Goes On

2020.11.24 페이스북 트위터

사진제공=빅히트엔터테인먼트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돌아왔다. 

'Dynamite(다이너마이트)'로 미국 빌보드 핫100 차트 1위를 국내 가수 최초로 거머쥐며, 모두에게 핫한 축하를 받은 지 약 3개월 만이다. 전 세계에서 쏠리는 관심을 받고 있는 BTS는 지난 20일 온오프라인을 병행한 글로벌 기자간담회를 개최했고, 이날 발표한 앨범 'BE'는 곧 미국과 영국을 비롯한 90개국에서 아이튠즈 '톱 앨범' 차트 1위를 꿰찼다. 글로벌 No.1 인기를 지닌 그룹의 컴백에 걸맞은 영향력과 결과물이다.

영어가 아닌 한글로 된 가사, '코로나19 시대'라는 가볍지 않은 소재와 위로의 메시지, 더욱이 멤버들이 자체적으로 각각의 역할을 세부적으로 부여해 앨범 작업에 보다 깊숙하게 개입한 것 역시 번뜩이며 '역시 BTS'라는 감탄을 자아냈다. 때마침 미국 LA에서 개최된 '아메리칸 뮤직어워드(2020 AMAs)'에서는 팝/록 부문 페이보릿 듀오/그룹과 페이보릿 소셜 아티스트 부문에서 각각 수상해 2관왕에 올랐으며, 엔딩을 장식하는 영예를 안았다.

하나하나 뜯어봐도 대단한 일들의 연속이다. 그런데 이러한 대단한 성과에 비해, 국내의 기사나 방송을 살피면 어딘지 모르게 뜨뜻미지근한 기분이다. 나열하기도 벅찰 만큼 완전히 새로운 음악사를 써 내려가는 BTS의 그것에 비해 보도되는 뉴스들은 묘하게 빈약하고 허전하다는 느낌이 짙다. 실제로 다수의 아미(방탄소년단 팬클럽)는 국내 언론이 BTS를 홀대한다는 느낌을 받는다 토로하는 경우가 있다. 동조하는 이들도 상당하다. 무슨 이유일까.

사진제공=빅히트엔터테인먼트




반복되는 엄청난 성과로 인해 전달하는 사람과 받아들이는 사람이 나란히 체감도가 무뎌진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국내 가수의 빌보드 차트인만으로 대서특필하던 시대를 BTS가 확실하게 종식시켜버린 셈이다. 차트인 차원을 넘어 빌보드 200에서 1위, 핫100에서 1위를 연달아 이뤄내니, 언젠가부터 이러한 결과가 (물론 BTS에 한해) 마치 국내 차트 1위를 한 것처럼 소비되기도 한다. 미국 3대 음악 시상식에 모두 참석하고, 타임지 커버도 장식하고, UN 총회에 참석해 연설도 했다. "대단하다"라는 감탄이 연신 나오는 일뿐이다.

좀 머쓱한 이유도 있다. 사실 대부분의 매체가 '이것이 한국 가수로서 오를 수 있는 최고점'이라고 속단하고, 앞다퉈 '칭찬 종합선물세트'를 완성해 내놓았던 터다. 그런데 BTS가 그 고점을 늘 스스로 넘어선다. 그것도 몇 번이나 반복해서. 대중문화 혹은 엔터테인먼트 현업에 종사하는 거의 대부분 (어쩌면 모두 다) 이런 경우를 난생 처음 겪는다. 가능한 미사여구는 이미 총동원하며 극찬했기에, 더 새로운 얼개를 어떻게 짜내 표현할지 막막하다. 대견하면서도 한편으로 멋쩍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여느 음모론처럼 누군가 어떤 불순한 목적성에 기인해 의도적으로 그들의 성과를 폄훼하기 위함은 아니란 사실이다. 그럴 깜냥도 못 된다.

실제로 다수의 관계자와 이야기하며 느낀 점은, 이미 BTS가 밟는 행보는 분석이나 평가의 영역을 멀찌감치 뛰어넘었다는 사실뿐이다. 이제는 다들 그저 "대단하다"라는 말 이외에 마땅하고 적합한 서술어가 떠오르지 않는다. 이는 성과가 미약한 이들이 얻어낸 조그마한 뭔가를 침소봉대해 칭찬하는 것보다 훨씬 더 어려운 일이다. 이뤄낸 성과가 지나치게 넘쳐나기에, 결과적으로 나열식 형태를 벗어나지 못해 갇히게 되는 이치다.

사진제공=빅히트엔터테인먼트



이러한 과정에서 BTS가 의외의 영역에 강제 소환되는 경우도 잦다. 국내외 정치적 상황, 군 입대와 관련한 민감한 사회 문제,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상장과 주가 하락 등과 관련된 경제적 문제 등에서다. BTS가 보유한 영향력에 숟가락을 얹으면, 관심을 집중시키기 용이해서다. 그들이 일궈낸 업적을 자신이 편한 용도로 활용하려는 행태. 이는 현시점에서 소속사인 빅히트가 확실하게 풀어야 할 숙제다. 무뎌질 수 있는 성과들이 더 부각 받을 수 있게 애쓰는 것도 필요하다. 아티스트가 온전히 활동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하는 게 바로 소속사의 몫이니깐.

어쨌든 이러한 상황에도 개의치 않고 BTS와 'BE'는 훨훨 난다. 타이틀곡 'Life Goes On'은 '코로나19'를 마주한 이들에게 "그럼에도 삶은 계속된다"라고 위로한다. 모두의 예측을 훌쩍 넘어 더 높은 곳까지 나아가는 BTS는, 어쩌면 앞으로도 예기치 못한 다양한 일들과 마주하게 될 것이다. 그럼에도 방탄소년단은 계속된다.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BTS Goes On.

박현민(칼럼니스트)


CREDIT 글 | 박현민(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