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T l 꿈과 가능성의 세계 출입구 찾는 방법 ①

2020.11.18 페이스북 트위터

NCT 2020,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지금의 K-POP 아이돌에겐 탄탄한 세계관은 필수 불가결한 요소다. 연속성 있는 서사와 각 멤버들의 시간적, 공간적인 배경이 되는 이야기들은 포화된 아이돌 시장에서 차별화를 줄 뿐 아니라 팬덤을 몰입하고 결속시켜줄 ‘우리들만의 감성’이 된다. 독특하게도 이런 세계관에 ‘확장체제’란 키워드를 심은 그룹이 바로 NCT다. 23명이라는 방대한 인원과 예측하기 힘든 복잡다단한 구성 탓에 이들의 기사에는 세계관을 먼저 소개하는 머리말이 데뷔 4년이 지난 지금에도 필수적이다. 대중은커녕, 팬덤 또한 가끔 이들의 체제에 물음표를 찍기도 한다.

 

NCT는 ‘네오 컬처 테크놀로지(Neo Culture Technology)’의 머리글자를 땄다. 이는 팀명이면서 동시에 SM의 새로운 문화기술을 지칭하는 축약어다. 지난 2016년 데뷔한 이래로 NCT는 4년간 독자적인 세계를 구축해왔다. ‘무한 확장’과 ‘무한 개방’을 개념으로, 가능성을 무궁무진하게 열어둔다. NCT는 ‘꿈’의 공간에서 무엇이든 할 수 있고, 깨어나면 그 꿈은 고스란히 ‘현실’이 된다. ‘꿈’이라는 공간에서는 시공간을 초월해 언제 어디서든 음악으로 하나가 될 수 있기에, 인원수나 조합 구성에는 제한을 두지 않는다. 우리(팬덤 혹은 리스너)는 세계의 바깥에서, 그들의 꿈이 현실이 되는 것을 지켜볼 수 있다.


이러한 세계관을 따라 NCT는 멤버들의 다양한 조합과 변신을 지속적으로 선보여왔다. 공식 프로필상으로 NCT의 멤버들은 총 23명이지만, 3개 이상의 다양한 유닛으로 결합되고, 그 유닛 멤버의 인원을 제한하지 않으며, 따로 리더를 선정하지도 않는다. 어찌 보면 많은 수의 멤버들을 포함하고, 입학과 졸업이라는 체제를 적용한 일본 아이돌 그룹의 특징을 차용한 것도 같다. 그러나 차이는 분명하다. ‘경쟁’을 필두로 하기보단 ‘공생’을 목표로 한다. K-POP이 전 세계적인 현상으로 거론되는 상황에서 지역화를 가능하게 하고, 다양성을 품기에도 유연한 체제라는 것. NCT 127이 서울을 기반으로 한 팀이라면, NCT U는 지역 유닛들 간의 교류로 연합한 멤버로 구성됐다. 청소년 유닛이었던 NCT DREAM은 이제는 7명의 멤버가 고정돼 또 다른 감성을 선사한다.외국인 멤버들로 구성된 WayV 또한 중화권을 무대로 맹활약 중이다.  9개 이상 국적의 멤버들은 각 유닛을 통해 유연하게 움직인다. 단순히 외국인 몇명을 멤버로 구성하던 식의 단편적인 ‘글로벌 아이돌화’의 확장 버전이라고도 볼 수 있다. 이 체제 하에 멤버들은 다채로운 매력을 무한히 뿜어낼 수 있고, 새로운 시도와 변신도 언제든 가능하다. 그 덕에 팬덤의 기대감 또한 무한대로 치솟는다.


NCT127,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그러나 그 수많은 ‘떡밥’을 대중에게 설득시킬 수 없다면, 문제다. 많은 인원 구성은 대중이 모두에게 일일이 눈길을 주기 버거운 구조다. 또한 기존 국내 아이돌 그룹 유닛의 성공은 탄탄한 관계성과 기본 스토리를 토대로 이루어졌다. 멤버 간 관계성이나 결속력이 주요 ‘덕질’ 포인트가 되는 국내 아이돌 팬덤의 정서 상, NCT는 소속감과 결속력이 떨어진다는 인상을 줄 우려도 있다. 팬들처럼 NCT의 모든 콘텐츠들을 낱낱이 섭렵하지 않는 이상, 대중에게 NCT는 그런 부분에서의 매력이 반감될 수밖에 없다. ‘덕후’의 구미를 당기는, 해석의 재미를 주는 그룹일 순 있겠으나 그 팬덤을 대중적 규모로 키우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 특정 멤버에게 인지도가 집중되는 것과 멤버 간 하이라이트 분배 불균형의 문제도 여전하다. ‘체재’가 ‘개인’ 보다 앞서 보이기에, 각 멤버들에게는 개성을 뽐낼 기회도 한정되어있다. 그래서인지 NCT가 어떤 그룹인가에 고개를 갸우뚱하는 이들은 여전히 존재할 수밖에 없다.

 

그런 체제적인 아쉬움을 뒤로 하고 NCT의 유닛 구성과 퍼포먼스, 노래들을 하나씩 뜯어보면, 이들은 수준 높은 음악성을 겸비한 그룹임은 확실하다. 전통적인 SM의 아이돌적인 느낌을 과감히 버리고 힙합적 요소를 차용하는 등의 실험적인 시도는, 매 앨범과 트랙에서 고스란히 빛난다. 23명의 멤버들 또한 모두가 퍼포먼스와 보컬에 능하다. 인원이 많다고 해서 그것이 ‘평균치’가 되었다기보단, 상향조정 됐다고 봐도 좋을 만큼이다. 기획이 애초에 의도한 대로, 멤버 모두가 어떤 유닛에 속하든, 다양한 장르와 스타일에서 이질감없이 찰떡으로 결합한다. 음악적 결 또한 곡의 기승전결에 기대거나, 감정과 정서에 의존하기보단 도시적이고 세련된 이미지들을 주로 구축해왔기도 하다. 독특한 세계관 덕분인지 유입팬들보단 탄탄한 코어 팬층이 많은 것도 NCT만의 장점이다.


WayV,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이는 수치로도 증명되고 있다. NCT는 지난 10월, 그들의 세계관을 본격적으로 드러내는 ‘NCT 2020’을 론칭하며 제대로 승부수를 던졌다. 이전 앨범들 보다 더욱 확실하고 선명한 콘셉트의 ‘NCT - The 2nd Album RESONANCE Pt.1(엔시티 – 더세컨드 앨범 레조넌스 파트1)’은 발매 일주일 만에 밀리엔셀러에 등극하며, 자체 최고기록을 경신했고, 타이틀 곡 ‘Make A Wish(메이크 어 위시)’ 뮤직비디오 또한 공개 한달 만에 1억 뷰를 달성했다. 2년 전 정규 1집 ‘BOSS(보스)’가 642일만에 1000만 뷰를 기록한 것에 비하면 20배 이상 빠른 속도. 미국 빌보드의 메인 차트 ‘빌보드 200’에서 6위로 진입 후 3주 연속 차트인을 기록하기도 했는데, NCT의 이러한 양적, 질적인 성장세는 매 앨범으로 점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그래서인지 아쉬움이 더욱 크게 남는다. NCT는 지금의 기세를 이어 오는 23일 ‘NCT – The 2nd Album RESONANCE Pt.2 (엔시티 - 더 세컨드 앨범 레조넌스 파트2)’를 발표한다. ‘90’s Love(나인티스 러브)’와 ‘Work It(워크 잇)’ 등 8개 트랙이 추가되며, 더욱 풍성하고 다채로운 그들만의 음악세계를 만날 수 있게 됐다. 그럼에도 대중과의 간극을 좁히는 것은 NCT에게 여전히 풀어야 할 과제다. 더욱 큰 글로벌 그룹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대중적 팬덤을 간과할 수 없다. 각 유닛의 장점과 정체성을 좀 더 분명하게, 확실히 보여줄 필요가 있고 주요 고객층인 팬덤이 꾸준히 얘기하는 개선점 또한 반영해가야 할 것이다. K-POP이 국적에 한계를 두기보단, 하나의 장르로 자리매김하는 상황에서 NCT만의 장점들은 미래의 K-POP 신을 지배할 가능성을 무한히 품고 있다. 도전의 성패는 앞으로 그들이 구축해 나갈 방향성에 따라 달려있다. NCT가 보이그룹 역사에서 혁신과 같은 존재로 남을지 여부는 흥미롭게 지켜볼 일이다.


이여름(칼럼니스트)

 



CREDIT 글 | 이여름(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