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XT, BTS 동생 그룹으로만 볼 수 없는 이유

발매 첫 주 자체 최고 음반 판매량 기록 경신

2020.11.05 페이스북 트위터

사진제공=빅히트엔터테인먼트



‘방탄소년단의 동생 그룹’이라는 타이틀의 무게는 상당하다. 그것으로 득을 봤든 아니든, 양날의 검이나 부담으로 작용하게 마련. 그러나 투모로우바이투게더는 그것에 전혀 얽매이지 않는다. 소년들은 전혀 다른 방식으로, 자신들만의 성장사를 기록해가고 있다. 


투모로우바이투게더(이하 TXT)는 지난달 세 번째 미니앨범 ‘미니소드1 : 블루 아워(minisode1: Blue Hour)'로 또 한번 대중 앞에 섰다. 발매 첫 주 음반 판매량은 총 30만 3,190장으로 자체 최고 판매량 기록을 경신했다. 지난 5월 발매된 두 번째 미니앨범 ‘꿈의 장: ETERNITY’의 발매 첫 주 판매량인 18만 1,000여 장을 훌쩍 뛰어넘은 수치. 데뷔 앨범 초동 7만 장, 정규 1집 12만 장, 미니 2집 18만 장 그리고 이번 앨범의 30만 장 돌파까지. 데뷔한 지 채 2년이 되지 않은 이 신예들은 거침없는 성장세를 보인다. 이는 TXT가 양적으로 성장했다는 지표이기도 하지만, 질적으로도 그들은 조금씩 자신들을 뛰어넘고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기도 한다. 

이번 앨범의 타이틀 키워드인 ‘블루 아워(Blue Hour)’ ‘블루’는, 낮에서 밤으로 넘어가는 시간의 오묘한 컬러다. 즉 다섯 소년들이 존재하던 세상에서, 새롭고 두려운 미지의 세상으로 나아가는 경계에 놓인 시간을 의미한다. TXT는 세 세상의 길목 위에 놓인 소년들의 내면의 감정을 다섯 트랙에 응축해 담아냈다. 타이틀곡 ‘5시 53분의 하늘에서 발견한 너와 나’는 미지의 세계를 향한 환상적이고 아름다운 분기 속에 은근한 두려움과 설렘의 잔상을 남기며, TXT가 그간 노래하던 ‘성장’과 ‘관계’ 세계관의 서사를 그대로 잇는다. ‘날씨를 잃어버렸어’에는 사회 현상을 담아내기도 했다. 코로나19로 일상을 잃어버린 10대 청소년들의 심정을 계절에 빗대어 노래한다. ‘Ghosting’ ‘Wishlist’ ‘하굣길’ 에서도 분위기는 저마다 다르지만, 낯선 세계에 대한 감정선은 그대로 이어진다. 지난 앨범이 다소 우울하고 침체된 감정들을 노래했다면, 이번 앨범에는 주종목인 청량함을 한층 앞세웠다. 그러면서도 메시지는 더욱 현실적이고 솔직한 방식으로 공감을 자아낸다. 이전 앨범들에서 보여준 ‘판타지 소설’같은 느낌에, 더욱 사실적인 요소들을 덧입혔다고 해야 할까. 보컬적 표현 또한 한층 섬세하고 풍부해졌고, 안무 구성 또한 하나의 ‘그림’을 보여주듯 일체감이 더해졌다. ‘블루 아워’로 TXT는 더욱 확실하게, 그들의 컬러를 찾은 듯한 인상을 안긴다. 

사진제공=빅히트엔터테인먼트


TXT는 꾸준히 청량하고 신비로운 음악 컬러를 고수해왔다. 사춘기 감성의 간질거리는 긴 제목들과 가사, 그리고 그에 걸맞은 비주얼까지. 장르 또한 몽환적인 신스팝의 비중이 가장 높다. 그간의 K-POP 히트곡들처럼 한방에 ‘빵’ 터지거나 날카롭게 날이 선 부분들은 없지만, 이들이 일관적으로 추구하는 음악은 두고두고 듣기에 세련되고 트렌디한 것들이다. 제목 또한 고집스럽게도 ‘어느날 머리에서 뿔이 자랐다’ ‘그냥 괴물을 살려두면 안 되는 걸까’ ‘9와 4분의 3 승강장에서 너를 기다려’ ‘세계가 불타버린 밤, 우린’까지 독특하고 드라마틱하다. 처음엔 이들의 낯선 행보에 갸우뚱한 이들도 있었지만, 그 고집은 유의미한 성과들을 내며 ‘덕후 몰이’를 제대로 하는 중이다. 이제는 TXT 하면 단번에 떠오르는 컬러가 분명히 존재한다. 

사실 TXT는 처음부터 주목받을 수밖에 없었던 그룹. 데뷔 타이틀곡인 ‘어느날 머리에서 뿔이 자랐다(CROWN)’의 뮤직비디오는 접속 폭주로 인해 2시간가량 ‘프리징’을 겪거나, ‘꿈의 장: STAR’의 타이틀곡은 물론, 수록곡까지 음원차트에 등장하며 기성 그룹 못지않은 관심을 모았다. 쏟아지는 관심만큼 세계관부터 안무, 곡의 컨셉트, 서사 그 모든 것이 방탄소년단의 그늘 아래 있지 않을까 하는 우려나 비아냥의 목소리 또한 컸다. 메시지와 세계관을 앞으로 내세운다는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의 방식이나, 점층적으로 성장한다는 점은 방탄소년단의 초기 성장 패턴과 닮았기도 하다. 

그러나 TXT가 가는 길은 분명 다르다. 힙합적인 요소들로 날 서고 거친 소년들의 감성들을 전하기보단, 파스텔 색채가 더해져 몽환적이고 신비로운 느낌을 더한다. 안무 또한 개개인의 역량을 내세우기보단 한 편의 그림처럼 어우러지는 방향을 택한다. 마법과 동화로 이루어진 TXT 세계관의 요소들 또한, 보이그룹과 걸그룹의 경계를 허문 듯 ‘젠더리스’한 매력이 있다. 그러면서도 세련됨을 잃지 않는다. 굳이 비유하자면 훨씬 더 ‘요즘애들’스러워진 방탄소년단이라고나 할까. 이들이 ‘나’에 관해 고민했다면, TXT는 더 나아가 ‘관계’를 한층 더 강조한다. 기성세대가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요즘 세대들의 고민과 그 유대, 그 속에서의 ‘성장’에 대해 고민하는 듯하다. 

TXT가 가진 요소들은 이미 한껏 높아진 K-POP 팬들의 안목을 만족시키기에 충분히 새롭고 매력적이다. 지난 앨범을 끝으로 ‘꿈의 장’ 시리즈가 마무리되고, 새로운 시리즈의 출발을 알린다는 이번 앨범. 앞으로 이 소년들은 어디까지 치고 올라갈까. 이들의 행보를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이여름(칼럼니스트) 







CREDIT 글 | 이여름(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