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성우의 치명적 매력에 입덕하다!

'날아라 개천용'로 안방극장서도 비상하나?

2020.11.03 페이스북 트위터

사진제공=SBS



새로운 드라마들이 시간차를 두고 동시다발적 포문을 열었다. 이는 안방극장 1열에 앉은 시청자들에게 고민의 시기, 그리고 선택의 시간이 도래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초반 선택은 중요하다. 자칫 '망작'을 골랐다가는 도중 환승으로 인해 많은 시간 낭비가 생기게 되고, 더불어 '띵작(명작)'을 고르지 못했다는 자책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방송 초반 기대되는 드라마를 고르는 요소는 다양하다. 제작진, 장르, 소재, 그리고 방송되는 채널 등등. 하지만 그보다 앞서 직관적으로 보는 이의 시선을 사로잡게 하는 것은 단연코 주연 배우가 누구냐다. 이러한 점에서 지난달 30일 첫선을 보인 SBS 금토드라마 '날아라 개천용'(극본 박상규, 연출 곽정환)은 확실히 신선하고 인상적이다.


권상우와 배성우의 투톱 체제. 팬덤이 두터운 핫한 청춘스타를 앞세워 초반 화제성을 견인해볼 요량은 일단 아니다. 근래 두 사람이 TV보다 영화관에서 상대적으로 더 활약한 덕분에, 해당 조합은 뻔한 드라마 캐스팅이 아닌 한 편의 영화 라인업을 보는 듯한 착각을 부여했다.


특히 주목할 배우는 배성우다. 권상우와 함께 그를 투톱 체제로 구성한 것은 탁월했다. 영화 '오피스'로 지난 2016년 '제7회 올해의 영화상'에서 '올해의 발견상'을 수상했지만, 이후에도 줄곧 작품마다 재발견되는 그다. 얼굴이 낯익은데 이름이 떠오르지 않아 포털사이트 검색어에 이름이 자주 오르는 배우. 맡는 배역마다 지나치게 완벽히 녹아든 탓에 배우의 존재를 까맣게 잊게 만드는 지우개 같은 배우다.


사진제공=SBS


다소 황당해 보이는 이 드라마가 실화를 바탕으로 한 것을 알게 되는 순간, 배성우가 맡은 박삼수 캐릭터를 이전보다 더 집중해서 볼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원작이 된 '지연된 정의'의 저자이자 실제 주인공인 박상규 기자가 드라마 '날아라 개천용'의 대본을 직접 집필했기 때문이다. 실제 주인공이 드라마 속 자신을 투영한 ‘박삼수’ 캐릭터를 어떤 식으로 그려낼지, 궁금해지는 것도 당연한 절차다.


영화 '더킹'에서 조인성과 정우성, '꾼'에서 현빈과 유지태와 어깨를 나란히 했던 탓일까. 권상우와의 투샷에서도 배성우는 결코 밀리지 않는다. 한없이 지질한 캐릭터로 보이다가도 순간순간 사람을 반하게 만드는 '매력'이 불쑥 튀어나온다. 실제로 해당 작품의 게시판에는 그의 매력을 진지하게 토로하거나 찬양하는 글도 심심찮게 눈에 들어온다. 고무적인 변화다.


실력이 좋아도 지방대 출신이라는 사실만으로 장윤석 검사(정웅인)에게 대놓고 무시를 당한다거나, 직장 상사의 지시로 의지와 상관없이 강철우 시장(김응수)에게 굴욕을 당하는 일도 마다하지 않는 '짠내'나는 모습은 배성우가 연기하는 박삼수란 캐릭터에 감정이입을 하게 만든다. 기자의 날카로움을 보이다가도, 눈물을 질질 짜는 모습 역시 지극히 인간적이다. 고정된 형질의 캐릭터가 아닌 실제 우리네 모습이 고스란히 투영된 듯한 느낌에 박삼수의 앞길을 절로 응원하게 된다.


과거 배성우란 배우를 숨어서 좋아했던 팬들이 차츰 수면 밖으로 올라오고 있다. 누구라도 당당하게 배성우의 ‘멋짐’에 대해 이야기하고 토로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셈이다. (물론 그렇다고 ‘그가 잘생긴 배우의 틀에 갇혀버리면 어쩌지’를 걱정할 단계는 아니다.)


사진제공=SBS


태어나는 순간 살아갈 미래가 어느 정도 결정되는 시대에 살고 있다. ‘개천에서 용이 나올 수 없다’라는 말이 통용되고 공감되는 시대다. 그러한 면에서 ‘날아라 개천용’은 실화를 다뤘음에도 오히려 더 판타지 같다. 흙수저 출신이 기득권 간 유착 고리를 끊고, 작금의 현실을 통쾌하게 비틀어 우리가 현실에서 느끼는 답답함을 해소해줄지 관심을 모은다. 


‘날아라 개천용’은 2회 만에 6.7%(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드라마의 초반 선전과 함께 소재로 다뤄지는 ‘삼례 나라슈퍼 3인조 강도 치사 사건’ 재심에 대한 대중의 관심도 벌써 높아지는 중이다. 이는 배우 정우와 강하늘 주연의 영화 ‘재심’(2017)으로 ‘익산 약촌오거리 택시 기사 살인 사건’이 주목받은 것과 같은 이치.


작품에 대한 관심이 사회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고, 작품의 흥행이 사회가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데 보탬이 될 수도 있다. 그러기에 ‘날아라 개천용’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배우 배성우를 향한 관심도 마찬가지다. 박삼수를 연기한 배성우 이름 석 자가, ‘재발견의 대명사’가 아닌, ‘믿고 봐도 좋은 작품을 검증하는 인증마크’로 차용될 날이 머지않았다. ‘날아라 개천용’은 다수의 시청자가 배성우라는 배우에게 빠지게 만들 입덕게이트 작품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더 늦지 말고 배성우에게 직진해 그의 매력의 늪에 빠져보기를 추천한다. 


박현민(칼럼니스트) 




CREDIT 글 | 박현민(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