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시대 약진하는 여성예능인3

장도연 제시 김민아, 방송과 유튜브 오가며 맹활약

2020.10.29 페이스북 트위터

장도연



매년 연말이 되면 설문조사기관 ‘한국 갤럽’에서 ‘올해를 빛낸 예능방송인·코미디언’ 순위를 공개한다. 이제 더 이상 많은 잡지나 단행본에서 유사한 순위를 집계하지 않고, 방송사도 방송사 단위로만 시상하기 때문에 이 순위가 그나마 전 방송사를 통틀어 올해 예능에서의 활약도를 볼 수 있는 지표로 남아있다. 


지난해 5위까지의 순위를 보면 유재석-박나래-강호동-이영자-신동엽의 순이었다. 2018년에는 유재석-박나래-강호동-이영자-신동엽의 순이다. 2017년도 유재석-강호동-박나래-신동엽-이경규의 순이다. 순서만 약간 바뀌었지 대동소이하다. 유재석은 8년 연속 1위를 포함해 2007년부터 12년 동안 모두 5위 안에 들었다. 최근 몇년 사이 급부상한 박나래 정도를 제외하면 2007년부터 얼굴은 바뀌지 않았다.

세대교체에 인색했던 지상파 예능의 ‘인재풀’은 자연스럽게 대중의 외면을 불렀다. 세대교체를 시도해도 새 얼굴이 나오지 않아 올해 역시 유재석을 필두로 ‘부캐예능’으로 있던 얼굴을 새롭게 보는 시도가 유행할 따름이다. 이런 가운데 장도연, 김민아, 제시 등 여성 예능인 뉴페이스들의 약진이 눈부시다. 
  
그 중심에 장도연이 있다. 현재 4개의 프로그램에 출연 중이다. JTBC ‘1호가 될 순 없어’와 SBS ‘트롯신이 떴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KBS2 ‘개는 훌륭하다’에 등장한다. MBC ‘나 혼자 산다’를 포함해 자신의 이름을 걸었던 SBS ‘박장데소’와 MBC ‘리얼연애 부러우면 지는거다’에 고정출연했다.

제시


제시의 주가도 치솟고 있다. 본업인 가수로 전성기를 맞은 가운데 올해 예능에서도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tvN ‘식스센스’와  MBC ‘놀면 뭐하니?’의 ‘환불원정대’편에 고정으로 출연했다.  SBS의 모바일 플랫폼 ‘모비딕’의 ‘제시의 숏!터뷰’도 진행 중이다. 

김민아도 빼놓을 수 없다. 유튜브 등에서 이름을 알렸지만 최근에는 KBS Joy ‘이십세기 힛트쏭’과 tvN ‘온앤오프’에 출연 중이다. 방송에서의 발언 논란이 아니었다면 그 역시도 올해 부각된 예능인의 리스트에 더욱 확실하게 자신의 이름을 올릴 수 있었다.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우선 여성 예능인이라는 것. 장도연은 2007년 KBS 22기 공채로 데뷔 14년차를 맞았다. 21기인 박나래보다는 1년 후배일 뿐이지만 예능인으로 부각되기 시작한 것은 2017년도부터다. 제시 역시 2016년 KBS2 ‘언니들의 슬램덩크’, 2017년 엠넷 ‘고등래퍼’ 등을 제외하면 고정이 없었다. 김민아의 유튜브는 지난해 7월 막을 올렸다.

엉뚱한 매력을 내세운 스튜디오 토크형 예능인이라는 점도 비슷하다. 장도연은 ‘박장데소’ 외에는 주로 스튜디오 예능에 출연했다. 제시 역시 비슷하다. 김민아는 유튜브로는 야외를 활보했지만 자리를 잡기 시작하면서 스튜디오에 안착했다. 


이들이 도약할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여성 예능인들이 활약할 수 있는 공간이 넓어졌다는 걸 꼽을 수 있다. 지금의 TV는 충성도 높은 여성 시청자들의 지지로 굴러가고 있다. 과거 여성 시청자들은 '무한도전', '아는형님' 같은 남 예능을 봤다면 이제는 여성 예능인들이 출연하는 프로그램을 보고 싶어 한다. 여성이 TV 앞에 많이 앉을수록 여성을 이해하고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여성 출연자들의 출연은 필수적이다.

김민아


코로나19도 영향을 미쳤다. 코로나19가 창궐하면서 가장 큰 된서리를 맞은 곳은 야외촬영 예능이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TV에서는 세계 곳곳을 누비며 장사도 하고 요리도 하고 여행도 하는 예능이 늘었다. 하늘길이 완전히 막혔고, 국내에서도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을 찾아다닐 수 없었다. 예능인의 거리 출현은 자연스럽게 군중을 모은다. 올해는 이러한 형식을 꿈도 못 꾼 한 해였다. 자연스럽게 체력을 바탕으로 야외를 누비는 예능인들의 활동이 위축됐다.

그 자리에는 이른바 ‘집방’ ‘집콕’ 예능이 찾아들었다. 기존의 관찰예능에 더해서 집에서의 생활을 더욱 윤택하게 해줄 수 있는 예능들이 늘었다. 집을 구해주거나 인테리어를 해주거나 치워준다. 이렇게 스튜디오에서 다른 사람의 집을 보는 형식이 늘어나면 공감능력이나 세심한 관찰력이 중요하다. 여성 연예인들의 활동공간이 넓어지는 이유다. 

코로나19의 영향은 물론 내년에도 없어질지 장담할 수 없다. TV는 더욱 더 집과 사람의 내면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시대적인 흐름이 여성 예능인들의 약진에 일조하고 있다. 연말 발표될 ‘올해를 빛낸 예능방송인·코미디언’ 순위 조사에서 5위 안에 새로운 여성 예능인이 진입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신윤재(칼럼니스트) 




CREDIT 글 | 신윤재(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