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불원정대로 본 예능발 메가히트곡 탄생 가능성

2020.10.20 페이스북 트위터

사진제공=MBC



MBC 예능프로그램 '놀면 뭐하니'의 환불원정대가 발표한 신곡  ‘DON’T TOUCH ME’가 음원차트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환불원정대가 지난 10일 발표한 ‘DON’T TOUCH ME’는 발표된 지 4시간이 안 돼 멜론 차트 1위에 오른 후 한주 넘게 정상을 지키면서 올해 주요 히트곡 중 하나로 자리매김해 가고 있다. 환불원정대는 잘 안 해주는 환불도 쉽게 받아낼 듯한 센 여자 이미지의 엄정화 이효리 제시 화사 등이 모여 신곡을 발표하고 활동하는 프로젝트 그룹이다.


환불원정대에 앞서 지난 여름 '놀면 뭐하니'에서 비슷한 포맷으로 진행한 유재석 이효리 비의 싹쓰리 프로젝트가 ‘다시 여기 바닷가’로 두 달 가까이 차트 정상을 지키면서 올해의 노래 후보로 손색없는 성적을 거뒀으니 자연스럽게 ‘DON’T TOUCH ME’의 차트 기록에도 관심이 모아졌다. 하지만 전망은 그리 밝지만은 않았다.


‘다시 여기 바닷가’는 1990년대 말 큰 인기를 누린 혼성그룹의 복고적 정서를 가져와 30~40대까지 음원 시장으로 끌어들이고 기존의 음원 주 소비층인 10,~20대 사랑도 받아 대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 하지만 ‘DON’T TOUCH ME’는 힙합 등 트렌드 장르 요소들이 가미돼 좀 더 소비층이 한정될 것으로 보였다.


‘DON’T TOUCH ME’는 발표 당시 넘어야 할 벽도 높았다. 차트 1위를 방탄소년단의 ‘Dynamite’가 지키고 있었다. 미국 빌보드 핫100 차트 정상을 차지하는 등 초강력 히트곡이 정상에 버티고 있어 1위 도전이 버거워 보였다.


이런 상황에서도 ‘DON’T TOUCH ME’가 폭발적인 상승세로 1위에 오른 것은 역시 TV 예능의 강력한 영향력 때문이라 할 수 있다. 모든 예능이 히트곡을 만들 수 있지는 않지만 이미 '무한도전' 시절부터 예능을 통해 빅히트곡을 여러 번 만들어낸 김태호 PD의 '놀면 뭐하니'는 강력하고 오래 사랑받는 인기곡을 만들 능력이 예능에 있음을 입증하고 있다.


가요계에서는 언젠가부터 메가히트 곡이 사라지고 있다. 메가히트는 정의가 다양할 수 있는데 일단 차트에서 압도적인 성적을 내면서 동시에 넓은 연령대가 즐기는 분위기가 체감되는 그런 인기곡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음원 산업이 아이돌의 팬덤 소비 위주로 재편되고 시장이 다양한 취향에 따라 분화되면서 대중적으로 폭넓게 사랑받는 곡이 잘 안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7월 멜론 차트가 실시간 순위를 없애면서 차트에 대한 팬덤의 영향력이 약화되고 속칭 대충픽이 순위에 좀 더 적극 반영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가장 넓은 대중에게 도달하는 TV 예능을 통해 소개되는 곡이 차트 정상을 차지하고 지키기가 수월해진 것이다.


사진출처=방송캡처


'놀면 뭐하니'가 폭넓은 대중의 반응 속에 차트 정상곡을 만들어내면서 예능이 메가히트 곡들을 다시 소환하지 않을까 하는 예상도 가능해졌다. 여기에 트로트 음악 예능이 가세하면 그 가능성은 더욱 구체화되는 느낌이다.


올해 초 '미스터트롯'까지 트로트 오디션 예능은 최근 엄청난 반향을 이끌었다. 물론 '미스트롯'부터 시작해 '미스터트롯'까지 트로트 열풍을 일으키는 과정에서 방송을 통해 소개된 곡이 차트 정상을 휩쓰는 메가히트를 기록한 경우는 아직 없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트로트가 중장년에 집중된 연령대의 한계를 깨고 10~20대까지 관심을 확산하는 변화를 가져왔다. 열대 바다에서 수증기를 공급받아 에너지를 높이며 내륙으로 다가온 태풍처럼 트로트 예능은 이제 방송을 통해 메가히트곡을 내놓을 파괴력이 충분해졌을 시점이 됐을 수 있다.


이제 트로트 오디션 예능들이 대거 선을 보인다. 당장 23일 MBC '트로트의 민족'을 시작으로 KBS '트롯 전국체전'도 다음 달 방송에 들어가 가장 영향력이 큰 지상파 채널이 트로트 오디션에 뛰어든다. 이어 현재의 트로트 열풍을 만든 TV조선 '미스트롯'도 다시 돌아온다.


메가히트곡이 꼭 있어야 한다는 당위는 없다. 대중은 각자 좋아하는 음악을 즐기면 그뿐이다. 하지만 서로 다른 취향의 사람들 다수가 어떤 콘텐츠를 함께 즐기는 일은 소통을 활발하게 하고 공감을 높이는 이벤트로 사회에 긍정적인 작용을 할 수도 있다.


과거처럼 어디를 가도 같은 음악이 흘러나오는 진정한 메가히트 곡의 부활을, 히트곡 제조기 예능으로 노하우가 충분히 쌓인 '놀면 뭐하니'가, 아니면 국민 가요 장르에 가까워진 트로트의 예능들이 이뤄낼지 지켜볼 일이다. 


최영균(칼럼니스트) 



CREDIT 글 | 최영균(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