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승우 그리고 황시목, '비숲' 시즌3 기다리는 이유

2020.10.06 페이스북 트위터

사진제공=tvN



드라마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tvN 토일 드라마 ‘비밀의 숲2’(극본 이수연, 연출 박현석)가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2017년 방송된 ‘비밀의 숲’은 역대급 드라마로 평가받았다. 거기다 이 데뷔작으로 단번에 스타가 된 이수연 작가가 그 후속으로 선보인 ‘라이프’가 기대에 못 미치는 반응을 얻은 탓에 ‘비밀의 숲2’는 ‘비밀의 숲’ 명성을 계승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됐다.


‘비밀의 숲2’는 결과적으로 이 작가가 ‘라이프’의 부진을 벗어나는 작품으로 남을 듯하다. 미스터리 스릴러물 치고는 성공적인 최고 9%대에, 7~8%대의 시청률을 후반부에 기록했다. 복잡하게 얽힌 각각의 사건들이 매회 매 순간 숨 막히게 휘몰아치는 전개의 시즌1보다는 다소 느슨하다는 강성 팬들의 불평도 중반까지 있기는 했다.


재벌과 검찰을 중심으로 한 거시적인 사회 부조리를 사건 해결과 결합시킨 시즌1에 비해 검경 수사권 갈등으로 시작해 정의를 내세우는 권력 집단 이면의 이기주의를 거쳐 직속상관의 불법을 묵인하지 않고 처벌하는 상대적 미시 스토리로 종결된 점에도 부족함을 느끼는 이들은 있다.


하지만 ‘비밀의 숲2’는 중반부를 지나서는 시즌1 못지않게 방송 시간 순삭하는 고밀도 전개, 적절한 반전들과 떡밥 회수로 ‘비밀의 숲’ 시리즈의 자격이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에 더해 한조 그룹과 박광수 변호사 죽음의 관련성이 해소되지 않은 채 마무리돼 시즌3를 기대하는 의견들이 이어지고 있다.


결국 ‘비밀의 숲2’는 걸작으로 우뚝 선 시즌1에 비해 아쉬울 수는 있지만 계속 시즌이 이어지길 기다리게 만드는 미스터리 수사물의 수작으로 자리 잡은 듯하다. 그리고 전개가 전작만 못해 아쉽다던 초중반 시청자들이 그래도 ‘비밀의 숲2’를 지키고 있던 이유를 꼽으라면 다른 드라마에서 만나기 힘든 매력적인 캐릭터와 이를 뒷받침하는 명연기다. 


사진제공=tvN


캐릭터와 연기도 역대급인 시즌1에 비해 새로 합류한 주요 조연 캐릭터와 배우들이 밋밋하다는 평도 있었다. 하지만 강원철 지검장(박성근) 서동재 검사(이준혁) 등 시즌1부터 인기 높았던 캐릭터들의 변함없는 활약과, 신스틸러로 시청자들을 매혹시킨 작은 배역들이 드라마에서 눈을 떼기 힘들게 했다.


변호사라는 지위에도 불구하고 더 많은 것을 얻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오주선 변호사(김학선), 기계처럼 냉정한 한조 박상무(정성일), 그리고 극중의 검찰과 경찰은 물론 시청자들까지 불편하게 만든 가짜 목격자 전기혁(류성록) 등이 그러했다. 그리고 드라마를 떠받친 캐릭터와 연기의 끝판에는 조승우와 그가 연기한 황시목 검사가 있었다.


‘비밀의 숲2’는 설령 느슨해지는 느낌이 있어도 강렬한 황시목 캐릭터와 이를 현실화하는 조승우의 독보적인 연기가 시청자들의 드라마에 대한 집중도를 유지시켰다. 황시목은 드라마 사상 손꼽히는 희귀한 캐릭터다.

진지하고 차가우면서도 집요하고 열정적이다. 원칙론자로 개인의 이기주의는 물론 진영 논리에 빠지지 않아 회유하려는 재벌이나 ‘우리 편’인 검찰 내부의 부정행위자들을 당황시키는 그런 캐릭터다. 물론 여기까지는 기존 드라마의 정의로운 주인공의 클리셰와 별반 차이가 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황시목은 이를 좀 더 극한으로 밀어붙인 캐릭터다.



‘비밀의 숲2’ 엔딩의 미소나 14회 가짜 목격자 취조 신의 고함처럼 극히 예외적인 경우가 있있었기는 하지만 시즌1, 2 내내 거의 웃음도 없고 목소리도 높이지 않고 사랑도 느끼지 않는 등 감정이 차단된 이 전대미문의 인물은 시청자들의 정의 실현 욕구 충족을 극대화하는 데 적합하다.


사진제공=tvN


황시목은 의로운 사람들도 현실에서는 부당하게 동조하는 경우가 많은 ‘가까운 주변의 불의’에도 철저하게 원칙을 적용한다. 그러다 보니 정의 구현에 한계가 없는 데다 때로는 현실에서는 엉뚱해 보일 수도 있는 모습에 코믹 연기를 따로 하지 않아도 웃음도 자아내는 그런 입체성도 덤으로 갖추게 된다.


수사를 할 때는 자신의 생각이 잘못되거나 놓친 것은 없는지 늘 반추하는 상대적 사고와 추론의 유연함도 갖추고 있어 더 매력적이다. 어찌 보면 한없이 비현실적인 이 캐릭터에 시청자들이 매력을 느끼고 몰입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온전히 조승우 연기의 설득력 덕이다.


‘비밀의 숲2’ 드라마에 대해 만족감의 온도차는 있어도 조승우의 연기와 그 캐릭터인 황시목에 대한 시청자들의 애정은 만장일치 수준으로 느껴질 정도다. 결국 ‘비밀의 숲2’는 ‘비밀의 숲’이 시리즈로 계속되는 데 있어 작가의 역량이 여전하고, 조승우와 황시목의 존재가 시리즈의 장기화를 지탱하는 힘이 될 것이라는 점을 한 번 더 확인하는 드라마였다.


시즌2가 남긴 한조와 황시목의 대결이 어떻게 펼쳐질지, 황시목 캐릭터는 유지될지, 진화가 있을지, 또 이를 조승우는 어찌 소화할지 벌써 시즌3가 기다려진다.



최영균(칼럼니스트) 

 



CREDIT 글 | 최영균(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