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샛별이'김유정이라 무더위에도 미소짓는다!

상큼한 매력으로 단점 메우며 유쾌한 웃음 선사

2020.06.24 페이스북 트위터

사진제공=SBS


톡 쏘는 매력이 청량감 그 자체다. 오랜만에 안방극장에서, 그것도 무더운 여름날에 만나는 김유정이 그렇다. 

평범한 편의점 알바의 연애 이야기라고 하면 얼마나 귀담아듣게 될까. 정말로 요즘 널린 게 편의점이다. 그런 편의점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이야기가 신선해 봤자다. 코로나19부터 북한의 도발 등 요즘처럼 이슈가 차고 넘치는 현실 속에서 대중의 관심을 끌 수나 있을까 싶다. 

그런데 상큼한 매력에 연기력까지 믿고 보는 김유정이라서 갑자기 스토리의 힘이 달라진다. 지난 19일 첫 방송한 SBS 새 금토극 ‘편의점 샛별이’(극본 손근주, 연출 이명우)에서 김유정이 특유의 에너지로 시청자들을 사로잡기 시작했다. ‘편의점 샛별이’는 4차원 알바생 정샛별(김유정)과 훈남 점장 최대현(지창욱)이 편의점을 무대로 펼치는 로맨틱 코미디다. 흔하디흔한 편의점을 배경으로 그에 못지않게 안방극장에 흔하게 널린 로코를 한다니 참신한 아이템이 나오기는 할까 하는 의구심을 갖다가도 김유정의 활약에 시선을 고정하게 되는 것이다.

무엇보다 타이틀롤 샛별이가 김유정의 매력에 힘입어 이름처럼 반짝이는 캐릭터가 되어 그 자체로 드라마의 흡입력이 되고 있다. 화려한 발차기 등 매회 눈을 휘둥그러지게 하는 액션신으로 일단 시선을 끈 김유정은 상큼한 미모만큼이나 톡 쏘는 말맛을 선사하며 샛별이 어디로 튈지 모르는 똘끼의 소유자라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점장인 대현에게 “내가 보고 싶어서 일찍 왔냐”, “앞으로 나를 매일 보면 내 매력에 푹 빠질텐데, 미리 여자친구에게 미안하다고 하라”는 등 멋대로 이야기해 대현을 당황하게 한다. 그러나 황당함도 잠시 대현도, 시청자들도 샛별이와 그를 연기하는 김유정에게 빠져들고 있다.

샛별이 대현에게 이렇게 대하는 이유는 남다른 마음이 있기 때문이다. 샛별은 고등학생이었던 3년 전 골목길에서 마주친 대현에게 두 번 반했다. 먼저 여자친구에게 줄 꽃다발을 든 대현의 모습을 멀리서 보고 있다가 “꽃다발 받는 여자는 얼마나 좋을까. 난 꽃이 제일 좋아”라며 한 번, 뒤이어서는 담배를 사다 달라고 부탁했는데 담배 대신 은단과 군것질거리를 사다 준 대현이 “그런거 어른 돼서 하고 더 멋진 일에 청춘을 걸어봐”라고 말한 것에 또 한 번 반했던 것. 결국, 샛별은 자리를 뜨려는 대현에게 달려가 입맞춤을 했다. 그러면서 “이거 나 걱정해준 값! 담배 끊으라고 해준 사람 오빠가 처음이야”라고 말하는데, 대현이 왜 샛별의 마음속에 자리 잡게 된 것인지 짐작할 수 있게 했다.

사진제공=SBS


이후 성인이 된 샛별이 심야 알바를 구하는 동네 편의점에서 대현과 재회하게 된 것인데, 전개상 3년 전 고등학생이었던 모습부터 22살 성인이 된 모습까지 소녀와 숙녀를 오가는 김유정의 매력이 화면을 환하게 빛내고 있다. 더불어 아역 딱지를 떼어냈음에도 여전히 귀여운 어린아이 같은 매력의 김유정은 속 깊은 모습을 보일 때는 성숙한 티가 나면서 내공을 느끼게 한다. 심지어 해결사로서의 면모도 보여주고 있다. 대현이 미성년자에게 담배를 팔았다가 영업정지 위기에 처했는데, 신분증 확인을 했다는 CCTV 자료를 찾을 길이 만무한 상황에서 샛별이 당사자를 찾아가 담판을 지은 것. 이 같은 이야기가 설득력 있게 느껴지는 이유는 다부진 힘이 김유정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까닭이다. 

생김새로는 완벽하다 못해 비현실적이라고 여겨지기까지 한 지창욱이 헐렁헐렁한 허당 캐릭터를 너무도 잘 소화하는 덕분에 샛별이의 매력이 더욱 배가하는 중이기도 하다. 본사 경험도 있는 점주인데도 우왕좌왕하는 대현과 오히려 알바이지만 일하는 품새가 야무진 샛별이 대비되며 보는 재미가 커지고 있다. 더 나아가 그렇게 서로가 부족한 부분을 채우며 성장하고 사랑하게 되겠구나 기대를 하게 된다.

뿐만 아니라 대현의 여자친구인 유연주(한선화)는 금수저이면서도 신분을 숨기고 실력만으로 회사에서 인정받는 커리어우먼으로 등장해 또 다른 대비를 만들고 있다. 게다가 대현이 본사 홍보팀 시절 대현의 상사였던 연주는 연인이 되어서도 대현을 부하직원 부리듯 하고, 벌써 샛별로 인해 행동거지가 달라진 대현을 의식하며 차츰 전형적인 악녀로 변할 태세다. 여느 드라마에서나 볼 수 있을법한 캐릭터지만, 한선화가 얄미운 캐릭터에 꼭 맞는 매력으로 고개를 끄덕이게 하고 있다.

각각의 캐릭터은 그들 뒤에 숨은 개인사를 조금씩 내비치며 앞으로의 이야기에 힘을 불어넣고 있기도 하다. 샛별은 현금통에서 50만 원이 없어졌다고 자신을 의심한 대현에게 속상한 마음이 들었지만, 이내 동생 은별(솔빈)을 찾아가 “너나 나나 똑같은 일을 해도 의심받는다. 우리가 의심받으면 누가 제일 슬퍼할까”라고 말하며 아직 공개되지 않은 가족사에 궁금증을 높였다. 대현은 미덥지 못하다고 여긴 샛별을 바라보며 “예전에 내가 당한 일을 똑같이 하는 건 아닐까”라고 혼잣말을 하고, 본사에서 일하던 시절 지방대 출신이라고 무시당한 일을 떠올렸다. 그런 그가 진짜로 회사에 사표를 쓰고 나오게 된 일은 무엇이었을까, 언제 그 사연들이 다 풀어질까 궁금해진다. 

사진제공=SBS


이처럼 캐릭터의 매력에 힘입은 ‘편의점 샛별이’이기는 하지만, 구성진 스토리가 없었다면 지금 같은 흡입력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특유의 코미디가 살아있는 ‘편의점 샛별이’는 인기 동명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웹툰작가 활화산이 쓴 이 웹툰은 그전에 그가 연재한 ‘매력덩어리’의 한 에피소드였던 ‘편의점 일진출신 여자알바생 정샛별’이 스토리의 출발점이 됐다. 그만큼 차곡차곡 쌓인 스토리가 드라마에서도 알차게 전해지는 것으로 보인다.  


김유정은 그동안에도 웹소설을 원작으로 한 KBS2 ‘구르미 그린 달빛’과 웹툰 원작의 JTBC ‘일단 뜨겁게 청소하라’ 등을 하며 원작을 기반한 리메이크 드라마에 참여한 경험이 적지 않다. 이번에는 SBS ‘열혈사제’ 출신 이명우 PD와 만나 더욱 힘을 얻는 모습이다. ‘열혈사제’에서 주인공인 신부가 폭력도 불사하지 않는 정의의 사도라는 과장된 캐릭터로 흥미를 끄는데 성공한 이명우 PD는 이번에도 과장된 재미를 보여주고 있다.

그중에서도 그 백미가 샛별의 액션신이다. 매 액션신에서 샛별은 자신의 마음을 담은 꽃말을 물으며 불꽃 튀는 발차기를 선보여 웃음을 선사했다. 친구를 괴롭히는 일진이 가입을 권하자 패랭이의 꽃말을 물었고, 동생 은별과 한판 붙을 때는 찔레꽃을 언급했다. 그때마다 각각의 꽃말이 거절과 자매간의 사랑이라고 화려한 자막으로 처리됐다. 이같은 꽃말 액션은 겉은 강하지만 속은 여린 샛별을 보여주는 장치이자 ‘편의점 샛별이’의 재미 포인트이다.
 
이제 그 흔한 편의점에서 벌어지는 생활밀착형 코미디에 속절없이 엄지손가락을 추켜세우며 재미를 인정하기에 이르렀다. 고상하게 작품성을 논할 만한 드라마들도 좋지만, 이렇게 더운 밤에 뭐 그리 형이상학을 따질 일이냐 싶은 적절한 타이밍에 시원한 캔맥주 같은 ‘편의점 샛별이’가 나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6% 시청률로 순조롭게 출발한 ‘편의점 샛별이’가 ‘열혈사제’처럼 두자릿수 시청률을 넘어서며 또 한 번 쾌거를 이룰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조성경(칼럼니스트) 


CREDIT 글 | 조성경(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