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 국내 유턴 해외 예능 성적표

'비긴어게인' '현지에서 먹힐까' 고군분투

2020.06.23 페이스북 트위터

사진제공=JTBC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사태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엔터테인먼트업계에서 대면 활동이 중요한 분야는 코로나 조기 종식만을 애타게 기다렸지만 이제는 장기화 추세를 받아들이고 대책을 찾는 쪽으로 방침을 바꾸고 있다. 방송의 예능도 이 중 하나다.


일반 시민들을 상대하던 프로그램들은 tvN ‘유퀴즈 온 더 블록’처럼 감염병 확인과 통제가 상대적으로 수월한 유명인들로 대상을 바꿨다. 해외 로케로 진행되던 예능은 국내로 유턴해 스핀오프 버전을 내놓기 시작했다.


특히 해외 촬영 예능 중 JTBC ‘비긴어게인’과 같이 현지인들을 대상으로 공연을 펼치거나 tvN ‘현지에서 먹힐까’처럼 한국 요리(또는 한국화된 현지 요리)를 선보이던 프로그램들이 고심한 흔적은 엿보이지만 국내 버전 전환에 일단 성공했다. 반면 해외여행 예능들은 국내화 노력이 무의미한 듯 기한 없는 휴방에 들어가거나 폐지되는 분위기다.


아일랜드 영국 스위스 포르투갈 헝가리 이탈리아 독일 네덜란드 등을 다녔던 ‘비긴어게인’은 ‘비긴어게인 코리아’로 돌아와 인천 서울 대구 등에서 버스킹을 펼쳤다. 시즌3까지 진행된 ‘비긴어게인’에서는 정상의 한국 뮤지션들의 감성적인 노래, 연주와 어울리는 아름다운 풍광이 공연지로 선정됐다면 한국에서는 코로나 시국의 의미가 크게 반영됐다.


방역의 최전선인 인천국제공항과 대구의 병원, 활동 중단 전 문화예술계를 위한 공간이었던 서울 상암동 문화 비축 기지나 대구 수차 청순 맨션 등을 찾았다. 특히 2회와 3회를 초기 코로나 유행 지역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대구에서 집중적인 버스킹을 펼쳐 ‘비긴어게인 코리아’의 지향점이 힐링과 위로임을 확실하게 보여줬다.


‘국민이 함께 이겨내는 코로나’라는 공익적 가치를 제작진이 고려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비긴어게인 코리아’는 특히 컬래버 공연에서 매력이 극대화되는 출연진 구성도 눈길을 끈다. 기존 ‘비긴어게인’의 이소라 하림 적재 헨리 수현에 크러쉬 정승환이 가세했는데 음색이나 창법이 조합할 때 그 가치가 극대화되는 경우가 많아 귀 호강 공연들이 이어지고 있다.


‘비긴어게인 코리아’의 시청률은 2%대 중반 정도다. 이전 ‘비긴어게인’ 해외 버전이 4~5%대 시청률을 기록했으니 국내 스핀오프 시도 결과가 안 좋아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비긴어게인 코리아’가 토요일 심야시간대인 오후 11시 시작하는 프로그램인 점을 감안하면 이전 금요일 저녁 프라임타임대 방송되던 ‘비긴어게인’에 비해 몰락했다고 보기는 힘들다.


여론의 반응은 호의적이다. 예능 프로그램 화제성 순위 상위에 오르지는 않지만 방송이나 음악 관련 커뮤니티에서 언급량이 상당한 편이다. 공익성을 담으려는 제작진의 노력과, 천상의 화음이 전하는 힐링과 위안은 ‘비긴어게인 코리아’의 가치 평가를 후하게 만들고 있다.


사진제공=tvN


요리 해외 예능 ‘현지에서 먹힐까’는 ‘배달해서 먹힐까’로 국내 버전을 선보이고 있다. 앞서는 해외에서 한국 음식에 대한 현지인들 반응을 보는 재미 포인트로 자리를 잡았다면 국내에서는 세계 그 어느 곳보다 앞서가는 배달 문화를 예능화해 프로그램을 꾸몄다.


샘킴 셰프를 필두로 안정환 윤두준 정세운 등이 고정 출연하는 ‘배달해서 먹힐까’도 해외용 포맷의 국내 적용을 위해 고심한 흔적이 엿보인다. 코로나 감염증 시대 비대면을 지키기 위해 배달을 택했고 배달하면 상태가 급격히 나빠지기 쉬운 파스타를 대상으로 선정한 것은 재미를 유발하기 위한 소재를 찾고자 고민한 결과다.



국내 거주하는 이탈리아 음식 전문가들의 블라인드 평가를 받고, 주문자들의 리뷰 개수-평점 하한선-배달 지연 제로 등의 평가 기준들을 난이도를 높여가며 부여했는데 이를 이루면 주어지는 인센티브를 얻기 위해 출연진들은 최선을 다하도록 게임룰도 세심하게 구성했다.


하지만 ‘배달해서 먹힐까’도 이전 ‘현지에서 먹힐까’보다 시청률면에서 부진하다. 1%대에 갇혔고 5회까지 시청률이 계속 하락하고 있다. ‘현지에서 먹힐까’는 시즌2부터 4~5%대를 유지했다. 아무래도 외국인들의 한국에 대한 좋은 반응이 주는 ‘국뽕’의 재미에 비해 배달 과정과 국내 주문자들의 반응이 시청자들에게는 덜 흥미로워 고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비긴어게인 코리아’와 ‘배달해서 먹힐까’를 단순 비교해 보면 공연 예능은 국내로 갖고 와도 음악 감상 만족도 비중이 커 낙폭이 적지만 요리 예능은 그렇지 못한 듯하다. 코로나 상황이 장기화되면 해외 맞춤 예능들은 계속 국내에서 길을 찾고자 할 것이다. 하지만 이들의 국내화 고군분투는 이번으로 끝나고 자유롭게 세계 곳곳으로 나가는 모습을 빨리 다시 보고 싶다.


최영균(칼럼니스트) 



CREDIT 글 | 최영균(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