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넘치는 월밤 안방극장, "살짝 설렜어"

지상파 예능이 선보이는 세가지 사랑의 유형

2020.05.26 페이스북 트위터

사진제공=MBC


월요일 저녁 11시대 지상파 예능에는 사랑이 넘친다.


우선 MBC ‘리얼연애 부러우면 지는거다(이하 ’부럽지’)’에는 사랑의 정점을 함께 하는 커플들이 등장한다. 현재 지숙-이두희, 최송현-이재한, 우혜림-신민철, 치타-남연우 등 실제 연애 중인 커플들이 등장해 매순간이 행복하고 아름다울 시간을 시청자와 나누고 있다.


간혹 어려움이 있기도 하다. 서로 다른 두 사람의 만남이기에 아무리 사랑해도 있을 수 있는 성격이나 생각 차이가 드러나기도 한다. 결혼을 결심한 경우에는 상대 가족들과의 관계처럼, 둘만 있을 때는 도드라지지 않던 현실들이 난관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그래도 ‘부럽지’는 사랑의 화양연화를 이야기하는 프로그램이다. 가장 순도 높은 사랑에 몰두하고 그로 인한 행복감으로 어떤 고난도 극복할 수 있다고 자신하는, 사랑이 가장 아름다운 순간을 지켜볼 수 있는 예능이다.


25일 방송분에서도 이런저런 현실의 어려움도 있는 최송현-이재한 커플은 둘만의 데이트 시간을 갖는다. 스위스 마을에서 동화 속 인물이 돼 최송현이 이재한 머리위의 사과를 맞추기 위해 활을 쏘고, 장소를 옮겨 고소공포증이 있는 이재한과 짚라인을 타는 등 다소 엉뚱한 데이트에 나섰지만 둘은 행복으로 기억될 시간을 보낸다.


같은 시간 SBS ‘동상이몽 시즌2-너는 내 운명’(이하 ‘동상이몽2’)은 ‘관계들 속의 사랑’을 다루고 있다. 진태현-박시은, 하재숙-이준행, 박성광-이솔이 등 결혼한 커플들의 삶을 남자와 여자 입장에서 바라보고 함께 사는 가치를 살펴보는 프로그램이다.


프로그램 제목 한자성어 의미처럼 하나가 되기로 했어도 다른 생각을 가질 수밖에 없는 부부의 사랑을 기본으로 보여준다. 25일 방송에서도 박성광-이솔이 부부가 경제생활을 서로 공개하는 것을 놓고 처음에는 의견이 갈리지만 결국 따르게 되는 모습이 그려졌다.


하지만 ‘동상이몽2’는 언제부터인가 부부 서로보다, 부부와 주변인들과 관계에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들이 좀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부부 서로 차이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든, 부부가 양가를 포함한 주변 사람들과의 조화를 위해 애쓰든 결혼 후의 사랑은 공동체적 관계가 항상 전제되는 사랑이다.


‘부럽지’는 커플의 이야기이지만 두 사람 개인이 느끼는 사랑의 충만함이 상황 전개의 방향성을 결정한다. 반면 ‘동상이몽2’는 부부 둘이 만드는 가정이라는 사회를 포함해, 결혼과 동시에 형성되는 이런저런 작은 사회들, 즉 관계가 상황을 만들고 사랑은 이를 뒤따라 간다.


사진제공=KBS


‘부럽지’가 연애, ‘동상이몽2’가 결혼의 사랑을 다룬다면 동시간대 KBS2 ‘개는 훌륭하다’(이하 ‘개훌륭’)는 동물 예능이지만 사랑에 대한 일반론으로 읽을 수 있다. ‘개훌륭’은 고민견 신청을 받아 MC인 반려견 전문가 강형욱 훈련사가 문제를 해결해보는 프로그램이다.


발톱 깎기, 목줄 채우기에 격하게 반항하고 자기 물건을 건드리면 공격적으로 변하는 25일 방송의 시바견처럼 반려견 중 통제가 되지 않고 짖기, 또는 공격적 행동으로 보호자나 이웃들에게 해를 끼치는 경우들이 주로 등장한다.

‘개훌륭’이 사랑에 대한 보편적인 이야기로 전환되는 지점은 고민견들 문제의 원인을 찾을 때다. 고민견들이 통제 불능 상태가 된 가장 큰 이2유는 보호자가 반려견에 대한 이해는 부족한 채 사람인 자신만의 입장에서 내린 판단으로 애정을 쏟았기 때문이다.


어떤 고민견의 경우라도 보호자와 반려견은 모두 서로에게 깊은 애정을 갖고 있다. 특히 반려견은 주인을 무조건 사랑할 준비가 돼 있다. 하지만 상대 입장에서의 이해가 부족한 보호자의 일방적 양육은 아무리 애정이 깊더라도 결국 오래 서로 사랑하고 함께 행복하게 지내는 일을 어렵게 만든다는 현실을 일깨워준다.


어긋난 사랑은 되돌리는데도 많은 고통이 뒤따른다. 매회 강형욱의 고민견 행동 교정 작업은 반려견을 고통스럽게 만든다. 보호자들도 지켜보기가 힘들어 대부분 눈시울을 붉힌다. 처음부터 지속적으로 상대를 이해하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으면 애정은 유지하기 힘들 뿐 아니라 서로에게 고통이 될 수 있다는 사랑의 교훈을 ‘개훌륭’은 잘 보여주고 있다.


월요일 저녁 지상파는 한 시간 앞서 방송되는 드라마 미니시리즈보다 어쩌면 예능이 더 풍부하게 사랑을 다루고 있는지도 모른다. 예능에서의 사랑은 판타지가 중요한 드라마보다 현실적이라 시청자가 지나왔고 겪고 있는 각자의 사랑을 적당한 웃음과 함께 되돌아보는 자극제가 돼줄 것으로 보인다.


최영균(칼럼니스트) 

 



CREDIT 글 | 최영균(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