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덤2'와 넷플릭스가 제시한 미래!

음원시장에도 혁신 플랫폼 자리잡나?

2020.03.17 페이스북 트위터

사진제공=넷플릭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킹덤'이 시즌2로 돌아왔다. 마치 세상은 '킹덤2'를 본 자와 보지 않은 자로 나누는 이분법적 사고가 영 틀린 말이 아닌 것처럼 엄청난 인기다. 조선판 좀비 드라마인 이 '킹덤' 시리즈가 인기를 끄는 것과 동시에 넷플릭스에 대한 관심 또한 높아졌다. '킹덤'을 보기 위해 넷플릭스에 신규 가입 혹은 재결제를 하는 이들은 시즌 1, 2 드라마를 정주행하고, 또 다른 콘텐츠를 찾아 유랑한다. 전 세계적인 바이러스 역병으로 인해 자의반타의반 시작된 방구석 라이프에서 넷플릭스를 향한 대중의 찬사는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지 모른다.

 

넷플릭스는 한 달에 적게는 7.99달러만 내면 영화와 TV 프로그램과 같은 영상 콘텐츠를 맘껏 볼 수 있는, 멤버십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다. 2016년 한국 런칭한 이 플랫폼은 스트리밍 서비스뿐만 아니라 2017년 개봉한 봉준호 감독의 영화 '옥자'와 대단한 인기를 모은 미드 '하우스오브카드'를 제작하기도 했다. 현재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인기몰이 중인 '킹덤' 역시 마찬가지로 넷플릭스의 자본 하에 탄생된 콘텐츠다.


'옥자' 개봉 당시, 넷플릭스에서 동시 상영되는 영화는 극장에서 걸 수 없다는 이유로 CGV, 메가박스, 롯데시네마 등 국내 빅3 멀티플렉스 체인에선 기다렸다는 듯 상영을 보이콧했다. 후보로 노미네이트 되긴 했지만, 칸 국제영화제에서도 극장 상영이 목적이 아니란 이유로 상영 논란이 일 정도로 뉴비 ‘스트리밍 서비스’ VS 오비 ‘극장 비즈니스’ 사이의 기싸움은 꽤나 치열했다.

 

사실 이러한 논란은 늘 있어왔다. 매번 새로운 플랫폼이 시작될 때, 항상 잡음이 공존했다는 거다. 유튜브와 아마존이 런칭할 때, 우버가 생길 때, 카카오뱅크가 설립될 때. 넷플릭스 사례와 마찬가지로 기존 전통을 고수하던 시장에서 뉴비인 이들은 경쟁자이자 위협 대상이었다. 결론은 어떠했는가. 이제 우리는 양질의 콘텐츠를 유튜브나 넷플릭스에서 마음껏 즐길 수 있고, 공인인증서 없이도 카카오뱅크로 은행 업무를 볼 수 있으며, 한국형 '우버'를 기대했던 '타다'는 안타깝게도 문턱에서 좌초했다.

 

세계적인 그룹 방탄소년단의 성공엔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 거다. 매력적인 멤버와 좋은 노래, 훌륭한 퍼포먼스는 논외로 치고 이들의 성공에 산업적 측면의 잣대를 들이대면, 콘텐츠의 역할이 상당 부분 크다. 사실 공중파와 케이블 방송국은 대기업 위주의 자본 논리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때문에 상대적으로 방송 기회가 적었던 이들이 선택한 건, 바로 유튜브나 네이버 브이라이브 등의 신규 플랫폼이다. 플랫폼과 방탄소년단은 서로의 이해관계가 잘 맞아떨어졌다. 플랫폼은 뭔가 스페셜한 콘텐츠를 원했고, 방탄소년단은 콘텐츠를 선보일 장을 원했다. 기존 방송국 포맷이 아닌 방탄소년단 스스로 만들어낸 날것의 다양한 콘텐츠들은 유튜브나 네이버 브이라이브를 통해 전 세계에 빠르게 스트리밍됐다. 결과는 모두가 알다시피 윈윈(Win-Win).

 

신규 플랫폼은 대체로 기존 시장의 문제점을 어떠한 식으로든 해결 혹은 보완하는 길을 걸어왔다. 즉 새로운 플랫폼은 타깃의 니즈를 적극 수렴해 발전시키는 형태로 시장성을 담보 및 확장했고, 결국 전체 산업군의 발전까지 야기했다는 거다. 이게 가능한 건 신규 플랫폼은 대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통해 형성된 비즈니스이기 때문이다. IBM 기업가치연구소의 보고서(2011)에 따르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mation)이란 ‘기업이 디지털과 물리적인 요소들을 통합하여 비즈니스 모델을 변화시키고, 산업에 새로운 방향을 정립하는 전략’이라고 정의했다. 즉 한마디로 말해, 인터넷으로 제공될 수 있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 중심으로 사업이 재편되는 것을 뜻한다. 좀 더 쉬운 예를 들어보자. 기존엔 스피커(Speeker)를 삼성, LG와 같은 전자회사에서 만들었다면 이제는 AI 기술을 접목시켜 네이버나 카카오 등의 IT회사에서 만든다는 거다.

 

넷플릭스는 적은 영상 콘텐츠로 사용자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빅데이터를 적극 활용했다. 구독자의 구매 패턴을 통해 사용자의 취향을 정확히 파악, 이를 통해 보고 싶은 영상을 추천해주는 알고리즘은 꽤 높은 정확도로 단숨에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넷플릭스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사람들이 좋아하는 배우, 감독, 캐릭터, 스토리에 대한 취향을 파악해 '하우스오브카드'를 만들어내기에 이른다. 기다렸다는 듯 대중이 열광했고, 웹 드라마 최초로 골든글로브 트로피까지 쟁취했으니, 이쯤되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완벽한 성공 사례다.


방탄소년단의 경험을 토대로 일찌감치 콘텐츠와 플랫폼의 중요함을 깨달았던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자사 플랫폼을 설립했다. 향후 전 세계에 퍼져있는 아미 고객들의 빅데이터를 토대로 다양한 사업군이 펼쳐질 것임을 예상하는 건 그리 어려운 게 아니다.

 

곧 한국에도 음악계의 넷플릭스라 불리는 스포티파이(Spotipy)가 런칭된다. 이미 등록된 전 세계 음원 숫자만 봐도, 기존 음원 사와 콘텐츠의 양적으론 비할 바가 못 된다. 심지어 광고를 보면 무료로 음원을 들을 수 있고, 광고 보기가 싫다면 구독비를 내면 된다. 이 어마무시한 공룡 서비스가 시작되는 것을 두고 국내 음원 시장을 점령하고 있는 멜론, 지니, 플로는 어떠한 식으로 대응할 것인가.

 

그간 신규 플랫폼은 기존 고객들의 니즈를 토대로 시장성이자 곧 정당성을 확보해왔다. 세상 쿨하고 힙한 이 스포티파이 서비스의 예고와 동시에 대중이 원하는 니즈는 전혀 새로운 것에서 발굴됐다. 바로 사재기가 불가한 음원 서비스의 출현. 고객의 니즈는 더 많은 음원, 더 훌륭한 질, 더 값싼 이용료가 아니라 사재기가 불가능한 투명한 시스템을 원했다. 꽤 오랜 시간 답습되어온 고질적인 병폐. 한 시사프로그램에서 사재기 브로커의 존재와 유통망이 밝혀졌고, 유명 가수들이 의혹을 제기했지만, 애석하게도 달라지는 건 없다. 여전히 “나는 떳떳하다”는 1위 가수의 인터뷰가 매스컴엘 오르내리고, 의혹을 저격했던 가수는 고발된 상태다.

 

이전 칼럼에서 까다로운 데다가 도덕적인 소비자들의 출현으로 기업이 비상이란 이야기를 한 바 있다. 아무리 로열티 있는 오랜 고객이라 해도 도덕적이지 못한 기업엔 바로 안녕을 고하는 시대. 이젠 윤리적이지 못하면 해당 기업은 망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모두가 똑같을 땐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만, 대단히 합리적인 데다가 심지어 윤리적이기까지 한 기업이 출현한다면 이야기가 어찌 될까. 스포티파이의 런칭이 너무나 기대되는 대목인 이유다.


양현진(칼럼니스트)



CREDIT 글 | 양현진(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