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리얼리티쇼│③ 성공하는 아이돌 리얼리티의 6가지 법칙

2013.12.17 페이스북 트위터
음악방송 1위를 못 해본 아이돌도 리얼리티쇼의 주인공은 될 수 있다. 케이블 음악·예능 채널의 증가와 함께 아이돌 그룹을 전면에 내세운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계속해서 쏟아져 나오기 때문이다. 신인 그룹은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인기 그룹은 입지를 굳히기 위해 출연한다. 하지만 난립하는 아이돌 리얼리티쇼 가운데 주인공들의 매력을 제대로 보여주는 성공작은 드물고, 대부분은 팬덤 안에서 반짝 소비된 뒤 잊혀진다. <아이즈>에서 그동안 방송되었던 프로그램들을 참고해 아이돌 리얼리티쇼가 성공하기 위한 몇 가지 기본 법칙을 정리했다.

아이돌 리얼리티쇼
① 아이돌은 리얼리티가 필요하다 
② 강승윤 “내가 땀 흘린 시간이 헛되지 않은 사람이 되고 싶다”
③ 성공하는 아이돌 리얼리티의 6가지 법칙
④ < EXO’s 쇼타임 >부터 <위너 TV>까지, 아이돌 리얼리티 평가서

 





1. 캐릭터와 관계 형성에서 모든 것이 시작된다
아이돌 리얼리티쇼의 목적은 첫째도 영업, 둘째도 영업이다. 그리고 이는 다시 팬 대상 영업과 일반 시청자 대상 영업으로 나뉜다. 주인공의 팬이라면 그들이 두 손 모으고 앉아 덕담만 나눠도 의리 있게 채널을 고정해줄지 모르지만, 멤버의 이름도 아직 모르는 시청자, 즉 잠재적 고객층을 단골로 유치하기 위해서는 보다 친절한 장치가 필요하다. 적절한 원샷과 이름 및 별명이 포함된 자막으로 얼굴을 구분하도록 돕고, 속마음을 토로하는 개인 인터뷰 컷을 활용하면 캐릭터를 부각시킬 수 있다. 특히 소울메이트, 톰과 제리, 만담 콤비 등 멤버 간의 관계에 집중한 스토리텔링은 향후 팬덤의 성장과 정체성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되므로 세밀한 관찰과 전달이 필요하다. 혹시 멤버 대부분에게 만만하게 보이거나 놀림당하는, 이른바 ‘몰이’ 전담 멤버가 있다면 잭팟으로 여기고 고마워하자.



2. 솔직함이 최고의 미덕이다 (아닐 수도 있음)
리얼리티쇼는 리얼해야 한다. 적어도 풀 메이크업을 한 채 잠자리에 드는 드라마 주인공에게서 느껴지는 위화감은 없어야 한다. ‘엄격한 부모님 밑에서 자라 학교에서도 있는 듯 없는 듯 얌전한 학생이었다’와 같은 이미지 메이킹은, 철저한 사실 기반이 아니면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사실이라도 재미없어서 통편집 당할 수 있다. 또한, 열린 마음으로 솔직하게 임하되 정신줄은 단단히 잡아야 한다. 가벼운 비속어나 농담은 정상이 참작될 수 있지만, 욕설이나 남의 험담은 위험하다. 공공장소에 쓰레기를 버리거나 침을 뱉는 등 경범죄 위반은 특히 조심하도록 한다. 신인 시절에는 아무것도 아니던 행동이, 뜨고 난 뒤 거대한 꼬리표로 따라다닐 수 있다. 카메라에 찍히는 순간 영원히 고통받는 운명, 그것이 아이돌이다.




3. 누군가 방송의 미래를 묻거든 고개를 들어 숙소를 보게 하라
숙소 공개는 아이돌 리얼리티쇼의 필수 요소다. 무대나 ‘샵’이 아닌, 아이돌의 사생활이 담겨 있는 공간이라는 면에서 최고의 떡밥 공급처이기 때문이다. 침실의 자리 배치부터 냉장고 안의 식재료까지, ‘매의 눈’을 가진 팬들에게는 모든 것이 깊은 의미를 갖는다. 자다 깨서 부스스한 얼굴, 0.01초 단위로 캡처당할 것이 분명한 누군가의 옷 갈아입는 모습, 설거지와 다림질 등 자연스러운 일상도 숙소가 아니라면 보기 힘들다. 비좁고 열악한 숙소에 살고 있다 해도 기죽을 것 없다. 위기는 곧 기회다. 인피니트는 데뷔 전 출연한 Mnet <인피니트! 당신은 나의 오빠>에서 멤버 일곱 명에 매니저들까지 함께 비가 새고 화장실이 하나뿐인 주택에 살고 있었지만, 인기가 오르면서 60평대 주상복합 건물로 이사했다. 아끼는 아이돌을 최소한 화장실 두 개짜리 숙소에는 살게 해주고 싶었던 팬들의 마음이 그들의 지갑을 더욱 활짝 열게 한 것은 아니었을까….



4. 이성은 NO, 차라리 라이벌을 초대하라
추석과 설에 방송되는 MBC <아이돌 육상 선수권대회>는 아이돌 팬덤 전체의 축제인 동시에 경계경보 강화 기간이다. 비슷한 또래의 미남 미녀들이 하루 종일 한 공간에서 뛰고 달리고 쉬다 보면, 없던 친분도 쌓일 거라는 불안감 때문이다. 아이돌 리얼리티쇼에서도 굳이 이성과 만날 기회를 줄 필요가 없는 것도 비슷한 이유다. 아무도 그것을 보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다만 2PM이 출연했던 MBC 에브리원 <아이돌 군단의 떴다! 그녀 시즌 3>은 걸 그룹을 게스트로 초대하면서도 뻔하지 않은 재미를 유지했다는 면에서 예외적인 성공을 거둔 프로그램이었다. 그러나 이 프로그램의 최고 화제작은 역시 데뷔 첫해 라이벌 구도였던 샤이니를 초대해 진행한 ‘꽃보다 샤이니’ 편이었다. 스타일이 다른 두 팀이 만나서 친해지며 발생하는 신선한 케미스트리가 서로에게 윈윈임을 보여준 덕분이다.



5. 울려라, 세상이 너와 함께 웃을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아이돌의 웃는 얼굴을 보고 싶다. 하지만 그보다 더 보고 싶은 건 우는 얼굴이다. 이율배반적이지만 사람의 마음이 그러하다. 판타지에 싸여 있던 존재가 무방비하게 자신을 드러내는 순간은 좀처럼 보기 힘들기에 더 특별하기 때문이다. 물론 신인 시절 음악방송 1위만으로도 눈물의 수상소감을 선사하던 아이돌들은 연륜이 쌓이면서 점점 울지 않게 되고, 여유로워진 모습에 흐뭇하면서도 왠지 아쉬운 팬들은 우환이 아닌 다른 이유에 의한 아이돌의 눈물을 볼 수 있길 기대한다. 리얼리티쇼는 이러한 소망을 충족시키기에 가장 적절한 환경이다. 일단, 수련회의 촛불의식처럼 어머니 얘기를 꺼내는 방법이 있다. 틴탑의 창조는 곰 TV <메이킹 더 아티스트>의 해병대 체험에서 레펠 하강 훈련을 하지 못해 눈물을 보였다. Mnet < WIN > 같은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경우 사장님이 독설을 퍼부음으로써 냉혈한이라는 비난과 장기적 관점에서의 팬덤 증식을 교환할 수도 있다. 이도 저도 안 되면 양파라도 한번 썰게 시키도록 하자. 1ml의 눈물이 수백 장의 캡처를 남긴다.



6. 구관이 명관이다
독특한 콘셉트의 리얼리티쇼를 야심 차게 내놓았지만 난해하거나 재미없다는 반응만 돌아올 경우, 언제나 기본 이상의 효과는 보장하는 고전 아이템들을 제안한다.
① 요리 대결, 누가 누가 더 괴식을 만드는지가 재미의 포인트다. 당사자들은 쓸데없이 진지해진다는 게 함정.
② 야자 타임, 하극상의 재미와 함께 사소한 것에 발끈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알 수 있다.
③ 갯벌 체험, 일단 들어가기만 하면 모두 이성을 잃는 데다 자연스레 샤워 신으로 끝맺을 수 있다.
④ 입으로 카드 옮기기,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더욱 필사적으로 게임에 임할 수밖에 없는 딜레마가 박진감 넘치는 장면을 연출한다.
⑤ 몰래 카메라, 누구 한 명이라도 울리기만 하면 성공이다. 예상치 못한 갈등 상황이 발생했을 때 “지금까지 몰래 카메라였습니다”라고 무마할 수도 있다.

교정. 김영진


CREDIT 글 | 최지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