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팅 앱│② 데이팅 앱 4개를 써보다

2019.09.03 페이스북 트위터
새로운 사람을 만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학교, 직장, 동아리, 동문회, 소개팅, 미팅, 선 등 방법도 장소도 가지각색이다. 어플리케이션(앱)을 통한 만남도 다르지 않다. 외모, 목소리, 가치관, 스펙 등 어떤 것을 우선순위로 두느냐에 따라 다양한 앱을 선택할 수 있다. 출시된 주요 소셜 앱들을 직접 사용해보고 그중 유형별로 주목할 만한 앱 4개를 선정해 소개한다.



틴더

편의성 ★★★★
익명성 ★★★★★
쾌적함 


실시간 위치 정보를 기반으로 일정 거리 내에 있는 이용자들과 임의로 연결한다. 손가락을 까딱거리는 것만으로 세상에 얼마나 다양한 인간상이 있는가를 확인할 수 있다. 프로필 사진과 자유형식의 소개말로 상대를 파악할 수 있고, 두 사람이 서로 호감을 표해야만 매칭이 돼 채팅을 할 수 있다. 선택에 따라 동성과도 대화 가능하다. 해외 이용자가 많기 때문에 언어 교환, 여행 안내자를 구하는 목적으로도 사용한다. 신원 확인, 사진심사 등 번거로운 절차가 없어서 가입 자체가 간편하다. 나이, 상대와의 거리를 제외한 모든 정보를 엉뚱하게 입력하거나 비워둘 수 있다. 다양한 성정체성 및 취향을 표출할 수도 있다. 그러나 높은 익명성은 불쾌감을 주는 음란한 사진이나 모욕적인 발언, 허위 정보 기재를 막을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FWB(Friend With Benefit), ONS(One Night Stand), SP(Sex Partner), Hook Up, Netflix and Chill 등 용어를 알아두면 나와 목적이 같고 다름을 가려내는 데에 도움이 된다.

주의사항: 사진상으론 남성 이용자 7명 중 1명 꼴로 상의 탈의, 15명 중 1명은 하의도 탈의하고 있다. 집, 학교, 직장 등 앱을 실행하는 위치에 따라 굳이 알고 싶지 않았던 이웃 주민, 지인, 선후배 등의 사생활을 목격하게 된다. 왼쪽(싫음)으로 넘기려다가 손가락이 삐끗해서 수퍼라이크를 보내면 상대방이 반색하며 말을 걸 수 있다.


글램

편의성 ★★
익명성 ★★★
쾌적함 ★★☆


얼굴이 선명하게 나온 사진, 나이, 키 등을 입력하면 기존 가입자들이 ‘티어’를 매기고, 그에 따라 비슷한 티어의 다른 이용자들이 화면에 노출된다. 내 프로필에 높은 점수를 준 사람들을 확인할 수 있고, ‘좋아요’를 보낼 수도 있다. 두 사람 모두 '좋아요'를 하면 대화가 가능해진다. 나이, 직업, 혈액형, 거주지, 키, 체형, 종교, 음주와 흡연 여부를 필수적으로 입력해야 하지만 인증 절차가 없어 임의로 입력할 가능성도 있다. 매력포인트, 관심사, 데이트 스타일, 라이프 스타일, 이상형 등을 키워드로 선택하기 때문에 ‘좋아요’를 보내기 전 상대의 키워드를 파악할 수 있어 편리하다. 오늘의 추천, 실시간 추천 등 한 화면 안에 많은 사람들의 사진과 정보가 노출된다. 장점은 짧은 시간 안에 볼 수 있는 정보량이 많다는 것이고 단점은 눈이 피로하고 집중이 잘 되지 않는 것이다. 한마디로 정신사납다.

주의사항: 이용자가 많다고 내 맘에 드는 사람이 많은 건 아니다. 타인의 사진에 예의상 높은 별점을 줬다간 상대에게 호감이 있는 걸로 오해 사기 십상이기 때문에, 냉정함이 필요하다. 내가 점수를 주는 행위, 낯선 사람이 내 얼굴에 점수를 매긴다는 사실, 등급 부여 자체가 불쾌하다면 성향에 맞지 않는 앱이다.


커넥팅

편의성 ★★★☆
익명성 ★★★★
쾌적함 ★★★


성별과 연령대를 설정하면 동시 접속자와 7분간 통화할 수 있는 앱이다. 통화가 즐겁다면 가상 화폐를 사용해 통화를 10분 더 연장할 수 있다. 대화를 나눈 뒤에 만족도 점수를 입력하고 나면 통화했던 상대의 얼굴이 담긴 사진, 대략적인 거주 지역, 나이, 앱 내 성향검사 결과 등을 알 수 있다. 이후 원한다면 대화를 신청할 수 있고, 두 사람 모두 대화를 희망하면 앱 내 채팅이 가능해진다. 통화를 중간에 종료할 수 있고, ‘이 회원 삭제하기’를 누르면 앞서 통화한 사용자가 내 정보를 열람할 수 없게 된다. 다짜고짜 반말을 하거나 성희롱을 재치로 아는 이상한 사람이 아예 없는 건 아니지만, 익명성에 비해 이용 환경이 쾌적한 편이다. 만남을 목표로 하기보다는 불면에 시달리는 사람, 퇴근길이 심심한 사람, 고민 상담이 필요한 사람 등 대화 자체에 의의를 두는 이용자들이 많다. 채팅보다는 통화를 선호하고, 자기 전 누군가의 목소리를 듣고 싶다면 추천한다.


주의사항: 통화 연결 오류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 거절을 잘 못하는 사람이라면 재미없는 대화를 7분 이상 견뎌야 한다. 상대방이 지루해하는 줄도 모르고 신이 나서 떠드는 사람과의 7분은 영겁과 같이 느껴질 것이다. 내 의사와 상관없이 시리보다 자연스러운 목소리를 내는 AI 취급을 받을 수 있다.


튤립

편의성 ★★☆
익명성 ★★★★
쾌적함 ★★★☆

선호하는 연애 방식에서부터 생활 습관, 정치 성향, 결혼관, 자녀관, 젠더 인식 등 가치관을 기반으로 한 앱이다. 가치관을 묻는 질문이 보기 2~4개 중 하나를 택하는 객관식으로, 50개 이상 준비돼 있다. ‘환경 보호에 관심이 많고 구체적인 활동을 하고 있다’, ‘실천은 어렵지만 중요성에 공감한다’, ‘큰 관심은 없다’ 중 하나를 고르는 식이다. 모든 질문에 답할 의무는 없지만 다 답하더라도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는다. 중요하게 여기는 핵심 질문 5개를 선정하면 그에 대한 자신의 답과 가장 일치도가 높은 상대가 매치된다. 확대 불가한 사진 한 장, 직장, 학교, 전공, 키를 제외한 정보를 열람할 수 있고, 서로 대화를 신청, 수락할 경우에만 나머지 정보가 공개된다. 모든 정보를 파악한 뒤에도 ‘대화 취소’를 누르면 매치는 없던 일이 되고, ‘대화 시작’을 눌러야 비로소 서로 채팅이 가능해진다. 사진을 포함한 개인 정보를 타인에게 공개하는 것이 꺼려지거나, 외모보단 가치관에 중점을 두는 사람이라면 추천할만하다.

주의사항: 가치관보다 외모를 중시하는 사람이라면 자세히 확인할 수 없으니 답답할 수 있다. 기껏 열심히 골라놓은 문항들을 읽지도 않고서 대화를 신청하는 사람들이 있다. ‘집안일에 정해진 남녀 구분이 없다고 생각한다’를 선택했는데, ‘집안일을 남편이 꼭 도울 필요는 없다’를 고른 사람이 관심을 표하는 저의가 뭔지 궁금하다.



CREDIT 글 | 임현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