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O가 7월에 낸 앨범들

2019.08.02 페이스북 트위터


작년에 발표한 ‘Love Shot’ 이후 올해 여름이 지나가는 현재까지 팀으로서 보이그룹 EXO의 활동은 아직 볼 수 없다. 대신 과거 어느 시기보다 개별 활동은 활발하다. 각종 싱글이 아니더라도, 지난 4월 첸의 ‘사월, 그리고 꽃’이 있었고, 7월에는 백현과 세훈/찬열이 연이어 등장했다. 첸의 솔로는 대중적으로도 익숙한 발라드 보컬리스트로서의 활동이었고, 그 결과도 첸이 오랜 기간 보여준 꾸준함을 다시 한 번 상기시킨다. 그에 반하여 백현과 세훈&찬열은 예상을 슬쩍 벗어나는 스타일이다. 팀 활동과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는 것은 여전히 같지만, 발라드는 예상 가능한 ‘대비’를 만들고 그것을 앨범 단위로 확장해도 큰 무리는 없다. 곡 자체의 좋고 나쁨 이상으로 첸의 목소리가 중심에 놓이고, 그것만으로도 해결되는 ‘갈증’이 있다. 그러면 백현과 세훈&찬열은 어떨까? 

백현의 ‘UN Village’를 한 마디로 본다면, EXO의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가 국내의 젊고 새로운 R&B 프로듀서를 전적으로 받아들인 결과물이다. 리온과 드레스, 2개의 이름 밖에 찾을 수 없는 작사, 작곡 크레딧은 에스엠에서 이례적이다. 그만큼 새롭고, 백현을 과거와 전혀 다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해준다. 많은 사람이 주목해온 리온과 드레스의 작업 중에서도 눈에 띈다. 이 노래는 백현, 세훈&찬열의 작업에 찾을 수 있는 장점을 가장 자연스럽고 모범적인 형태로 드러낸다. 세훈&찬열의 ‘What a Life’나 ‘부르면 돼’가 보여주는 트렌디한 프로듀싱은 SM엔터테인먼트라는 대형 스튜디오의 젊은 아티스트가 최신 유행 장르에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것과 같다. ‘한남동 유엔 빌리지’와 같은 구체적인 지명을 직접 호명하거나, ‘대리 부르면 돼’와 같이 일상적인 표현을 세련된 사운드와 결합하는 젊은 감각의 접근도 마찬가지다. 

아쉽지만 이 접근은 때때로 파열음을 내고, 몰입을 방해할 때가 있다. 그 아쉬움은 단지 단점이 들린다는 것에 그치지 않고, 정교한 기획력과 그에 대한 매끈한 구현을 놓치고 있다는 문제로 보인다. 이는 SM엔터테인먼트와 그 소속 아 이돌에게 충분히 바랄 수 있는 가치다. R&B와 힙합이 발라드와 다른 지점 중 하나는 아티스트 개인과 굳게 결속하는 현실 감각이다. 더 이상 ‘자전적’이라는 표현이 환상이나 개념에 불과하다는 것을 모든 사람이 알고 있어도 그렇다. 그런데 ‘What a Life’는 ‘시스템 종료 클릭’같은 세훈&찬열과 전혀 상관없을 것 같은 표현 덕에 노래에 대한 몰입도 종료된다. 순간순간 튀어나오는 ‘흑심’ 류의 낡은 비유는 노래와 세훈&찬열이라는 아티스트를 분리시킨다. 세훈&찬열이 얼마나 더 무엇인가를 직접 해야 한다는 뜻이 아니다. 이 앨범은 제작의 측면에서 게으르다. 

백현의 앨범 역시 2번 트랙 ‘Saty up’부터 약간 다른 방향에서 문제를 공유한다. SM엔터테인먼트의 시스템이 드러 나는 2~6번 트랙은 익숙한 프로듀싱 멤버가 등장하기 시작한다. 이 곡들과 ‘UN Village’와의 간극은 크고, 그것을 굳 이 5곡에 걸쳐서 확인해야 한다. 그래서 공통된 질문이 남는다. 대체 6곡이 담긴 ‘미니 앨범’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 여기에서는 개별 아티스트의 욕심도 아니고, 단지 스튜디오의 관성만 보인다. ‘UN Village’가 SM엔터테인먼트와 소속 아이돌이 해왔던 것에서 한 발 더 나아간 무언가를 보여줬다면, 나머지 곡들은 다시 ‘SM엔터테인먼트’로 회귀한다. 타이틀 곡이 가장 좋은 결과물이었다는 것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야 할까, 아니면 이것이 지금 SM엔터테인먼트의 현재라고 해야할까. 판단은 각자의 몫이겠지만, EXO와 SM엔터테인먼트는 조금 더 과감해도 좋을 듯 하다. 


CREDIT 글 | 서성덕(대중음악 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