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시트’, 청년세대를 위한 유쾌한 응원

2019.08.01 페이스북 트위터


‘사자’ 마
박서준, 안성기, 우도환
김리은
: 어린 시절 아버지의 죽음으로 세상에 대한 분노를 간직하게 된 격투기 챔피언 용후(박서준)는 손바닥에 원인을 알 수 없는 깊은 상처가 생기면서 지속적인 출혈에 시달린다. 바티칸에서 온 구마사제 안 신부(안성기)와의 만남으로 상처가 가진 힘을 깨달은 그는 안 신부와 함께 검은 주교 지신(우도환)이 일으키는 사건들에 맞서기 시작한다. 오컬트와 액션 장르, 신파를 결합해 참신함을 꾀하지만 안이한 서사와 얄팍한 설정에 가려지고 만다. 부성애에 기초한 신파는 기시적이며, 캐릭터들은 평면적이고, 손쉽게 현실에 개입하는 악령들은 좀처럼 서스펜스를 형성하지 못한다. 액션마저도 조악한 CG로 인해 몰입이 쉽지 않다. 유머를 의도한 몇몇 장면이 웃음을 주는 순간들이 있지만 영화 전체의 허술함을 보완하기에는 역부족이다. 다양한 장르의 장점들을 한 영화에 흡수하려는 시도만큼은 유의미하다고 볼 수 있으나, 이를 조합하는 과정에서는 어떤 고민도 느껴지지 않는다.

‘엑시트’ 보세

조정석, 임윤아, 고두심, 박인환
임현경
: 연이은 취업 실패로 집안의 천덕꾸러기가 된 용남(조정석)은 어머니의 칠순잔치에서 과거 짝사랑했던 산악동아리 후배 의주(임윤아)와 마주한다. 이때 도심에서 유독가스 테러가 발생하고, 두 사람은 동아리 시절 연마했던 기술을 발휘해 가족과 시민들을 구하기로 한다. 영화는 고층빌딩에 있는 대기업 직원들이 먼저 구조되고, 아이들이 밤늦게까지 보습학원에서 공부하는 등 익숙한 풍경을 통해 사회문제를 짚지만, 전반적으로는 유쾌한 성장 동화에 가깝다. 용남과 의주의 ‘생존’은 무능하고 게으르다 손가락질 당하면서도 기성세대에게 인정받길 원하는 모든 청년을 향한 위로이자 응원이다. ‘발을 동동 구르며 구조받기를 기다리는’ 재난물 속 여성 클리셰를 벗어난 의주는 종횡무진 달리며 통쾌함을 주고, 그와 용남이 주고받는 생활 만담은 영화에 감칠맛을 더한다.

‘누구나 아는 비밀’ 글쎄
페넬로페 크루즈, 하비에르 바르뎀, 에두아르드 페르난데즈
권나연
: 사돈에 팔촌까지 모여들어 떠들썩한 결혼식날 밤에 라우라(페넬로페 크루즈)의 딸 이레네(칼라 캄프라)가 실종된다. 결혼식에 참석한 가족들 중 누군가가 이레네를 납치한 범인일 것이라는 추측에 가족들 간의 갈등은 걷잡을 수 없이 커져간다. 어떤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 같이 평화롭고 서정적인 스페인의 작은 마을을 배경으로 가정을 뿌리채 흔드는 미스터리가 더해져 역설적으로 돋보인다. 모두가 쉬쉬했던 크고 작은 비밀들이 느린 템포로 하나둘씩 밝혀져 나가며 인물들 간의 긴장과 감정을 가까이서 묘사한다. 이레네를 납치한 범인이 누구인지 긴장감 있게 몰두하기보다는 가족 구성원들의 내밀한 관계에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사건의 진행이 더디다 보니 전체적으로 지루하고 답답하게 느껴진다. 아름다운 배경과 배우들의 호연이 아까우리만치 무난한 플롯이 아쉽다.


CREDIT 글 | 김리은, 임현경, 권나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