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 오늘도 잘 놀다 갑니다

2019.07.10 페이스북 트위터


“이게 회사 내부 이야기인데요. 말해도 되나? 그냥 말할게요.” 걸그룹 레드벨벳의 멤버 조이는 새 앨범 쇼케이스에서 ‘짐살라빔’이 타이틀곡으로 정해지기까지의 과정을 자세하게 털어놓았다. 이날 조이는 자신이 겪은 일, 자신이 생각하는 바에 관해 망설임 없이 시원시원하게 답했다. 새 앨범이 나오는 쇼케이스 자리를 포함해, 공식적인 기자회견 자리에서 아이돌 그룹 멤버가 회사와 협의되지 않은 내부적인 사정을 이야기하는 경우는 드물다. 하지만 “말해도 되나?”라는 반문이 큰 의미가 없게 느껴질 정도로, 조이는 주어진 질문에 솔직하게 반응했다.

옆에서 지켜보는 멤버들이 놀랄 정도로, 때때로 조이의 행동은 예상보다 솔직하고 어떨 때는 예측하기 어려울 정도로 자유롭기까지 하다. 지난해 열린 콘서트 기자회견에서도 그는 “솔직히 이번처럼 열심히 해본 적이 없다.”라고 말했다. 그동안 여러 차례 앨범을 내고 무대에 선 가수 입장에서는 말하기 조심스러울 수 있는 이야기임에도 거리낌이 없었다. 레드벨벳의 리얼리티 프로그램에서도 그는 식사 자리에서 와인을 한 잔 더 마시겠냐는 서버의 말에 자신의 잔에 남아있던 술을 한 번에 싹 비우고 얼른 새 와인을 받았다. 항상 아이돌로서 예쁘게 갖춰진 모습만 보여주지도, 모범적인 답변을 해야 한다는 압박에 시달리지도 않는 듯한 그의 모습은 함께 방송에 출연한 사람들까지 즐겁게 만든다. “조이는 성을 ‘엔’으로 하면 되겠어. 엔조이(enjoy).” 라이프타임 ‘파자마 프렌즈’에 조이와 함께 출연한 장윤주는 매사에 신나게 웃어대는 조이를 보며 말했다. 또래 걸그룹 멤버와 처음 만나서 어색할 때도, 상대가 우스운 행동으로 웃음을 유발할 때도, 언니들이 “섹시하다”라며 칭찬할 때도 조이는 몸을 앞뒤로 젖혀가며 깔깔 웃었다. 조이가 나온 예능 프로그램마다 ‘한창 웃길 나이’처럼 신나게 웃고 노는 그의 모습을 묘사하는 자막이 달릴 정도다. ‘기쁨’을 뜻하는 예명인 ‘joy’는 여느 아이돌 그룹 멤버의 예명보다 그와 잘 어울린다. 조이처럼 자신의 이름이 갖는 의미를 이토록 자연스럽게 설명할 수 있는 멤버는 흔치 않다.

어디서든 잘 먹고, 잘 노는 그의 모습은 근심이 없는 사람처럼 보일 때도 있다. 하지만 ‘파자마 프렌즈’에서 조이는 3녀의 장녀이자, 아이돌로서 느끼는 고민을 고백한다. “내가 잘 되어야 동생들도 잘 될 거야. 그래서 사춘기도 크게 없이 지나갔다.”라고 말할 때, 그는 웃지 않는다. 4인조였던 레드벨벳이 5인조로 재편되며 막내 자리를 예리에게 넘겨주게 되었을 때 느낀 두려움을 고백할 때도 마찬가지다. 다만, 자기에게 주어진 고민거리의 해답을 적극적으로 찾아내는 사람 특유의 에너지가 조이를 지금 웃고 떠들게 만든다. “내 정체성이 무엇인지 모르겠더라. 그러다가 스스로 콘셉트를 큐티 섹시로 잡았다.”라며 매력적인 자신에게 꽂히는 사람들의 관심을 즐긴다. “아이돌 친구들이 (현재를 잘 못 즐기다 보니) ‘청춘’이라는 말에 꽂혀있다.”라고 울적하게 말하다가도, “이런 고민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청춘’인 것 같다.”라며 맛있게 샴페인을 들이킬 수 있다. JTBC ‘아이돌룸’에서 999명의 아이돌을 뽑겠다는 얼토당토않은 기획을 제시할 때 “그게 가능해요?”라고 못 미덥다는 듯 응수하는 당돌함은 말할 것도 없다. 어디서든 내가 좋을 대로, 잘 놀다 가면 그만이다. 오로지 나의 기쁨과 행복을 위해.


CREDIT 글 | 박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