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동미의 ‘VOX 채널’, 윤이나의 넷플릭스 여성 코미디, 신예희의 ‘프로듀스 101 2’

2018.10.26 페이스북 트위터


VOX (유튜브)

넷플릭스의 ‘익스플레인 세계를 해설하다’ 이전에 Vox유튜브 채널이 있었다. 웹 기반 신생 뉴스 매체인 Vox 미디어는 2014년부터 유튜브 영상으로 사회 현상을 설명해왔다. 그러다 넷플릭스 투자를 받아 만든 것이 ‘익스플레인’이다.

“세금에서 테러리즘, 그리고 테일러 스위프트까지, 일상에서 벌어지는 일과 뉴스 헤드라인에서의 맥락을 파악하고 이해하는 데 도움을 드립니다” 채널 정보란에 적힌 대로 Vox의 영상은 정치, 사회, 문화, 과학 등 다양한 주제를 5~15분 내로 정리한다. 훌륭한 푸티지와 그래픽은 덤이다. 짧고 얕은 설명일까 의심할 수도 있지만, 9시 뉴스 리포트도 2분 남짓인 시대에 Vox의 5분 지식은 꽤 깊고 진지한 시도다.

주제별 재생 목록을 이야기하면, 이 채널을 구독하고 싶지 않은 사람이 없을 것이다. ‘Overrated’는 과대평가된 사회 현상을 논하고, ‘Earworm’은 ‘귀에 맴도는 곡조’라는 뜻 그대로 몇십 년에 걸쳐 유행하는 비트를 쉽게 알려준다. 특히 ‘The Borders’는 유튜브에서 인기인 드론 영상에 친절하고 설명적인 뉴스를 더했다. 누구나 눈으로 따라 그려본 지도 위의 얇은 선, 국경이 사람들의 삶을 어떻게 바꿔놓았는지 보고 있으면 숙연해지기까지 한다. 예컨대 아이티와 도미니카 공화국은 하나의 섬에서 둘로 나뉘었지만 아이티의 유아 사망률은 도미니카 공화국의 2.5배라고 한다. 경제력은 10분의 1이다. 이외 일본에 살면서 국경 너머 북한을 조국으로 여기는 조총련을 다루는 등 연달아 보기에 좋은 영상이 많다. 이전 영상들은 주말에 몰아보고 새로운 영상은 채널을 구독해 업로드되자마자 보시길.
글. 배동미(경향신문 디지털영상기자)


넷플릭스의 여성 코미디 (넷플릭스)

한국 넷플릭스에 들어와 있는 모든 여성 스탠드업 코미디 쇼를 다 봤다. 여성을 위한 스탠드업 코미디쇼 ‘래프라우더’를 준비하면서 각을 잡고 보기 시작해, 어쩌다 보니 정말 전부 다 보게 됐다. 앨리 웡, 젠 커크맨, 사라 실버먼처럼 유명한 코미디언의 단독 쇼는 대체로 이름값을 했다. 이후 뭘 더 봐야 할지 고민하다가 뭘 굳이 고민까지 해야 하나 싶었다. 미국이나 한국이나 여자들은 웃기지 않거나 덜 웃기다거나 심지어는 웃겨서는 안 된다는 사회적 편견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비좁은 문을 뚫고 나와 재능을 펼친 이들이다. 안 웃길 리가 없다.

그래서 단독 스페셜뿐만 아니라 15분, 30분짜리의 세트로 기획된 쇼 중 여성 코미디언이 출연한 쇼까지 모두 봤다. 그중 같이 보며 웃고 싶을 만큼 추천하고 싶은 작품도 있다. ‘지금 웃기러 갑니다’의 시즌 1에는 ‘챔피언스’에서 가장 웃긴 캐릭터이기도 한 포춘 핌스터가 식욕과 소수자성에 대해 이야기한다. 시즌 2에서는 조용히 웃기면서도 자신은 절대 웃지 않는 아파나 난첼라의 ‘SNS 시대의 코미디’를 추천한다. ‘코미디 라인업’은 기승전결을 만들기 쉽지 않은 15분짜리 쇼의 모음이지만, 파트 2의 케이트 윌릿은 제대로 웃기면서도 페미니즘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는 쉽지 않은 일을 해낸다. 다들 이들이 얼마나 재미있는지를 봐주었으면 좋겠고, 그래서 한국 넷플릭스가 더 많은 여성 스탠드업 코미디언의 쇼를(특히 첼시 페레티의 쇼를) 들여와 줬으면 좋겠고, 어서 한국 여성 스탠드업 코미디쇼도 오리지널로 만들어줬으면 좋겠다. 그리고 단 하나 있는 한국 스탠드업 코미디쇼는 제발 그만 추천했으면 좋겠다.
글. 윤이나(칼럼니스트)


‘프로듀스 101 2’ (VOD)

2017년 4월 7일, ‘프로듀스 101 2’ 첫 회가 방송되었고, 옹성우라는 아름다운 생명체가 TV에 처음 등장했으며, 나는 사랑에 빠졌다. Ong My God! 경주마처럼 좁아진 시야는 곧 바늘구멍 카메라가 되어 매회 TV 품질검사라도 하듯 화면 구석구석을 꼼꼼히 뜯어보았다. 그러다 101명들 사이에서 옹성우를 발견할 때면 그렇게 기쁠 수가 없었다. 그분이 저기에 계셔! 이번 주는 앞머리를 내리셨어! 폭풍 같은 시간이 흘러 옹의 데뷔가 확정되던 순간, 한 손은 명치를 꾹 누르고 다른 손은 입을 틀어막으며 눈물을 흘렸다.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 2018년 설 명절을 맞이했다. 긴 연휴, 딱히 할 일도 갈 곳도 없는 싱글은 느긋하게 추억에 젖어 1회를 플레이했고, 어라, 이번에는 다른 그분이 눈에 들어왔다. 맞아, 강다니엘이 1회 때는 저랬지. 어머, 3회에선 벌써 볼이 쑥 들어갔네. 어머, 머리색을 바꿨네. 어머, 팔다리가 저렇게 길었나? 앉은 자리에서 최종회까지 열과 성을 다해 강다니엘을 훑었다. 그리고 지난 추석 연휴엔 빵조각을 수집하는 헨젤과 그레텔의 마음으로 유선호의 흔적을 열심히 모았다. 자기 입으로 병아리 연습생이라더니, 언제 키가 저렇게 컸을까! 2018년 12월 31일, 워너원은 계약 만료를 앞두고 있다. 안녕은 영원한 헤어짐은 아니겠지요. 어떠십니까. 모두 이참에 다시 한 번 쫙 몰아보시는 건. 새로운 사랑을 만날 수도 있으니까요.
글. 신예희(만화가)
CREDIT 글 | 배동미, 윤이나, 신예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