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Z*ONE은 일본에서 어떤 반응을 얻을까

2018.09.17 페이스북 트위터


두 달에 걸친 Mnet ‘프로듀스 48’이 막을 내렸다. 지난 8월 31일에 방영된 ‘프로듀스 48’ 12회는 (닐슨코리아 기준) 3.1%으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일본에서도 최종회에 대한 반응이 뜨거웠다. SNS 및 인터넷 댓글 수 등을 분석해 TV 프로그램에 대한 열기를 분석하는 일본의 시청열 집계 사이트 ‘더 텔레비전’에서 공개한 바에 따르면, ‘프로듀스 48’ 12회는 시청열 지수 112046포인트를 기록하며 시청열 위클리 랭킹 2위에 올랐다. ‘프로듀스 48’이 위성 방송 유료 채널인 BS스카파!에서 서비스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는 꽤 높은 수치다.

‘프로듀스 48’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K-POP 걸그룹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것을 뜻한다. 트와이스는 일본 활동을 시작한 2017년 홍백가합전에 출연했고, 지난 5월 25일 TV 아사히의 음악 프로그램 ‘뮤직 스테이션’에서 사상 최초로 ‘What is Love?’를 한국어로 불렀다. 블랙핑크는 2018년 일본에서 첫 단독 콘서트 투어를 전석 매진시켰고, 레드벨벳 역시 2018년 ‘Red Room’ 홀 투어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뒤 2019년 ‘REDMARE’ 아레나 투어를 앞두고 있다. 이 세 그룹에게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는데, 주로 일본 여중고생에게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는 것이다.

일본에서 가히 ‘국민 아이돌’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위치에 있었던 AKB48은 남성 팬층의 절대적인 지지를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다. 때문에 일본 내에서는 ‘AKB48은 남자 오타쿠가 많이 좋아한다’는 이미지가 지배적이다. AKB 사단 그룹 역시 극단적으로 남성 팬층을 노린 콘셉트나 이벤트 등을 기획한다. 악수회를 통한 음반 판매가 그 대표적인 사례다. 결국 남성 팬 외의 다른 팬층이 이탈하면서 대중성이 하락하기 시작했는데, AKB 사단 그룹에 염증을 느낀 이들이 대체재로 찾은 것이 바로 K-POP 걸그룹이었다.

특히 트와이스는 그룹 내에 일본인 멤버가 3명이나 있어 쉽게 친근감을 느낄 수 있으면서도, 한국 기획사의 프로듀스를 통해 일본에서 찾아볼 수 없는 실력과 콘셉트 등을 선보였다. 이 점이 일본 대중들에게 제대로 먹혀들어갔다. 한국에서의 평가와 별개로, 트와이스를 위시한 K-POP 걸그룹은 AKB 사단 그룹들이 내세우는 ‘귀여운 여성’보다 대중적인 ‘멋진 여성’의 이미지와 컨셉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일본 대중은 여기에 매력을 느꼈다. ‘프로듀스 48’의 최종회에서 IZ*ONE 멤버가 공개되었을 때, 처음 ‘프로듀스 48’의 ‘내꺼야’ 무대가 공개되었을 때 한국 쪽 센터로 섰던 이가은과 이른바 ‘지옥의 붐바야 2조’에서 훌륭한 리더십을 보여줬던 한초원의 탈락을 아쉬워하는 일본 네티즌들이 많은 것도 이와 연결되어 있다. 즉 K-POP 걸그룹들은 일본 대중, 특히 여중고생들에게 롤 모델로 삼을 수 있는 멋진 여성상으로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그렇기에 IZ*ONE에 대해 팬들이 우려하는 부분도 분명하다. ‘프로듀스 48’이 첫 회에 알린 바처럼, IZ*ONE의 일본 활동은 AKB48의 제작자 아키모토 야스시의 프로듀스 아래에서 이루어진다. K-POP 걸그룹을 좋아하는 이들과 AKB 사단을 좋아하는 이들의 지향점은 너무나 다르다. IZ*ONE의 데뷔에 아키모토 야스시가 관여한다는 야후 재팬의 뉴스 기사에서는 ‘이제 이런 사람의 프로듀스는 필요 없다’는 댓글이 가장 많은 추천을 받기도 했다.

과연 아키모토 야스시는 몇몇 일본 네티즌들의 의견처럼 한국이라는 금맥을 찾은 것일까? 아니면 K-POP에서 AKB 사단의 새로운 지향점을 찾아낸 것일까? 과연 IZ*ONE은 기존 AKB 사단과 최근에 인기를 얻고 있는 K-POP 걸그룹 중 어느 쪽과 더 가까운 모습을 보이게 될까? 인터넷에는 AKB 사단에서 한국 지점 그룹을 만들 것이라는 소문마저 돌고 있다. IZ*ONE의 성공 여부에 따라 지점 그룹 결성 여부가 판가름날 수도, 반대로 일본에 K-POP이 완전히 정착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IZ*ONE의 행보에 관심을 갖게 되는 이유다.
CREDIT 글 | 백설희(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