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먹고 삽시다│더 나은 식사를 위한 요리 도구들

2018.09.06 페이스북 트위터
좀 더 나은 생활을 위한 음식, 그리고 그 음식을 위해 필요한 효과적인 다섯 개의 도구.



정선공방 옻칠주

대세는 실리콘주걱이지만 내 마음은 여전히 나무주걱의 것이다. 실리콘주걱의 모양이 마음에 들지 않는 데다 팬을 속 시원하게 박박 긁지 못하는 게 못마땅한 것이다. 그렇지만 썩는 건 무서우니까 선택한 것이 방수, 방충, 방부 효과가 있는 옻을 칠한 주걱이다. 쓰다 보면 칠이 벗겨지지만 옻이 안까지 스며들어 있으니 계속 써도 된다. 지금도 아름답지만 세월에 따라 길이 들며 점점 더 아름다워질 것이다.


롯지 무쇠팬

겉은 확실하게 지져지고 속은 촉촉한 스테이크, 가장자리에 황금빛 레이스를 두른 계란 프라이, 밥에 척하니 얹으면 다른 반찬이 필요 없는 스팸구이, 무쇠팬은 늘 하던 요리를 특별하게 만든다. 다루기 까다롭다는 의견도 있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롯지 제품은 시즈닝이 되어 있다. 사자마자 쇠솔에 세제 듬뿍 묻혀 박박 닦고 물을 가득 부어 팔팔 끓여 따라낸다. 기름을 튀김을 할 기세로 들이붓고 부침개를 서너 장만 부치면 반질반질해진다. 무쇠 제품에 세제를 쓰면 안 된다는 것은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 얘기다. 쓸 때마다 성이 풀리도록 닦고 막판에 불에 올려 바짝 말리는 것만 신경 쓰자.


네스프레소 커피머신

조금 번거롭더라도 맛있는 커피를 먹고 싶은 사람은 캡슐커피 머신을 들일 이유가 없다. 그러나 집에서는 편리한 카페인 보충에 주력하고픈 사람에게는 유용한 선택이고, 특히 커피젤리나 티라미수처럼 커피를 사용하는 디저트를 만들 때 요긴하다. 생각해봐라. 아포가토 먹자고 핸드 드립으로 커피부터 내려야 한다면 생각만으로도 귀찮아서 그만두지 않겠는가?


셰프윈 멀티웍

스텐팬 구매를 후회하는 사람의 상당수는 프라이팬을 샀을 거라고, 장담은 못 하지만 짐작한다. 게다가 처음 도전하는 게 보통 계란 프라이인데, 코팅 없는 팬에 계란을 부치는 것은 의외로 난이도 높은 과업이다. 스텐팬에 입문하려면 웍이 최고다. 굽는 것보다 볶는 게 덜 들러붙는 것은 물론, 하다 하다 정 안 되면 냄비로 쓸 수 있다. 그리고 통3중이나 통2중, 하다못해 바닥만이라도 여러 겹으로 된 두툼한 팬을 고르는 게 중요하다. 덜 달라붙을 뿐 아니라 찜이나 조림 맛의 차원이 달라진다. 각종 볶음뿐 아니라 국도 끓이고 밥도 지으면서 나는 1주일에 다섯 번 이상 사용한다.


뉴랩 종이호일

질 좋은 기름은 달다. 그렇지만 고등어나 삼겹살이 아무리 맛있어도 다가오는 설거지의 공포 혹은 근심을 무마하기는 힘들다. 걸쭉하게 양념이라도 했다면 정말이지 생각만으로도 싫다. 조리할 때 종이호일을 깔면 설거지의 난이도가 혁신적으로 낮아지며 아, 냄새도 덜 밴다. 오븐으로 케이크나 과자를 구울 때 사용하면 버터를 덧바르지 않고도 팬에서 잘 분리되는 것은 물론 눌어붙은 것을 닦느라 성격이 나빠질 일도 없다.
CREDIT 글 | 정은지(번역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