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식당│② 윤식당 vs 강식당

2018.01.23 페이스북 트위터
tvN ‘윤식당’과 ‘강식당’에는 공통점보다는 차이점이 많다. ‘신서유기’의 스핀오프인 ‘강식당’은 ‘연예인들이 낯선 곳에서 식당을 한다’는 ‘윤식당’의 기본 설정을 가져왔을 뿐 출연자는 물론 식당 위치와 메뉴, 이를 다루는 방식까지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그런 만큼 이 두 프로그램에서 보여주는 식당의 성격은 상반될 수밖에 없고 이는 각각의 프로그램 특징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여섯가지 요소들을 통해 ‘윤식당’과 ‘강식당’의 차이점을 정리해봤다.




이성적인 윤여정 vs 감정적인 강호동

‘윤식당’과 ‘강식당’은 각각 여성 리더인 윤여정과 남성 리더인 강호동이 이끈다. 두 사람의 차이점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식당에서 일어나는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이다. 강호동은 주방이나 홀에서 직원들의 목소리가 높아진다 싶으면 “화내지 말아요. 우리는 행복한 강식당이에요”라고 어린아이를 타이르듯 말한다. 하지만 다른 직원들이나 제작진이 지적하듯 돌발 상황에서 가장 쉽게 예민해지거나 당황하는 것은 바로 그 자신이다. 또한 강호동은 루를 태워 먹거나 오므라이스 소스를 잘못 만드는 등 결정적인 실수를 저지르기도 했다. 반면 윤여정은 식당에 닥친 문제를 냉철하고 이성적으로 해결해나간다. ‘윤식당 2’ 1에서 그는 원래 레시피보다 설탕의 양을 줄여 비빔밥을 만들었다가 스페인 현지인들이 이를 거의 남기자 바로 자신의 판단이 잘못되었음을 인정했다. 그 후 윤여정은 비빔밥에 들어가는 재료의 크기나 굵기나 맛을 꼼꼼하게 확인해가며 오답노트를 작성하듯 다시 비빔밥을 만들었고, 직원들은 사소한 것 하나까지도 모두 그의 허락을 받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았다. 이후 깨끗하게 비워진 비빔밥 그릇이 돌아왔음은 물론이다.


윤식당 실세 정유미 vs 강식당 노예 이수근

정유미와 이수근이 없는 ‘윤식당’과 ‘강식당’을 상상할 수 있을까. 그만큼 두 사람은 식당이 돌아가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윤식당’의 메인 셰프는 윤여정이지만 그가 요리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주문을 정리하고 진행상황을 체크하며 주방을 진두지휘하는 헤드 셰프의 역할은 정유미의 몫이었다. 게다가 그는 누가 시키기도 전에 아침, 저녁으로 식당에서 사용한 테이블보와 앞치마를 걷어가 깨끗하게 빨아오기도 했다. 이는 얼핏 사소한 것처럼 보이지만, 방치하면 식당 운영에 큰 차질을 빚을 수 있는 일이기도 하다. ‘강식당’에서 이러한 일들을 담당하는 것은 이수근이다. 그는 아침에 장을 보는 것부터 시작해 프랩과 설거지를 비롯한 주방의 온갖 잡일은 기본이고 급기야는 홀 서빙을 하면서 아기를 보고 신발정리를 해야 했으며 남는 시간에는 메뉴개발까지 해냈다. 오죽하면 제작진은 강식당의 실수를 ‘이수근이 한명’인 것이라 표현하기도 했다. 하지만 윤여정이 정유미에 대해 “너 없으면 안 될 것 같아”, “사장 자리를 넘겨 줘야겠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는데 비해, ‘강식당’에서 이수근은 멤버들에게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며 구박을 받기 일쑤였다. 강호동의 “야외에서 발레복을 입고 발렛파킹을 해”라는 농담이 현실로 이루어지지 않은 것이 그나마 다행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다.


홍석천이 가르친 윤식당 vs 백종원이 가르친 강식당

두 식당은 음식 스타일에서도 많은 차이가 난다. 먼저 ‘윤식당’의 멘토인 홍석천은 주로 외국인 손님을 상대하는 이태원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셰프이고, 한식을 비롯해 다양한 국가의 음식을 응용한 퓨전 요리에 강하다. 그래서 ‘윤식당’의 요리는 한식을 베이스로 하지만 외국인이 좋아할만한 요소가 많이 반영되어 있다. 불고기 버거에 고수를 듬뿍 넣고 사이드 디쉬로 포테이토칩을 곁들이며 베지테리언 비빔밥 메뉴를 따로 준비하는 것처럼. 시즌 2에서는 놋그릇에 비빔밥을 담고 두꺼운 도기에 작게 부친 김치전을 올리는 등 한식을 돋보이게 하는 플레이팅에도 더욱 신경을 썼다. 반면 ‘강식당’의 멘토는 한국인들의 입맛에 정통한 백종원이다. 오므라이스의 속 재료를 미리 볶아놓고 나중에 밥만 섞는 방식은 간단하면서도 조리시간을 줄여주는 효율적인 방식이며, 접시 바깥으로 넘치도록 푸짐하게 담은 요리는 투박하지만 절로 군침이 넘어가게 만든다. 또한 ‘강식당’의 메뉴 대부분에는 돼지고기가 들어가는데, 이는 한국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식재료이자 자연스럽게 강호동의 캐릭터를 떠올리게 하는 것이기도 하다.


원 플레이트의 윤식당 vs 세트 메뉴의 강식당

외국의 낯선 나라에서 운영되는 ‘윤식당’은 손님을 기다리는 일이 더 많지만, 제주도에서 운영되는 ‘강식당’에는 문을 열자마자 손님들이 들이닥친다. 이처럼 두 식당의 상황은 많이 다르지만 손님이 몰릴 때 정신없이 바쁜 것은 모두 마찬가지다. 같은 상황에서 ‘윤식당’이 비교적 여유로워 보이는 이유는 메뉴가 대부분 원 플레이트로 제공되기 때문이다. 시즌 1의 불고기 누들의 경우 한 접시에 불고기와 자작한 국물, 당면과 빵이 모두 한 접시에 제공됐다. 손님들이 따로 김치를 요구하거나 음료를 주문하지 않는 이상 따로 서빙할 것은 커트러리 정도 밖에 없다. 반면 ‘강식당’의 메뉴는 챙겨야 할 것이 많다. 강호동 까스 세트에는 밥 혹은 빵, 수프가 따로 제공되고 재주 많은 돼지 라면의 경우 음식을 나누어 먹는 한국 사람들의 특성상 앞 접시와 추가 수저가 필수로 들어간다. 게다가 ‘강식당’에는 ‘윤식당’과 달리 포장까지 제공한다. 당연히 홀이 바빠지고 설거지 거리가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소통의 윤식당 vs 오락의 강식당

‘윤식당’은 외국에서 한식을 선보이는 만큼 손님의 피드백에 많은 신경을 쓴다. 영어에 능숙한 윤여정과 이서진은 식당에 찾아온 손님들에게 음식이나 한국, 혹은 프로그램에 대해 최선을 다해 설명하고 상대적으로 영어에 서툰 신구나 박서준 등도 손님들에게 한마디라도 더 건네기 위해 노력한다. 박서준을 처음 만나는 날 이서진이 영어 실력을 물어보았듯, ‘윤식당’에서 일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어학 능력이 필수라고 할 수 있다. 반면 ‘강식당’에서는 손님들과의 대화보다는 직원들이 우왕좌왕하거나 서로 갈등을 빚는 모습을 통해 이들의 캐릭터가 더 부각된다. 이는 손님들과 대화를 나눌 때도 마찬가지로 이수근은 마치 오락부장처럼 분위기를 좌지우지했으며, 강호동은 씨름부원들 앞에서 마치 팬 미팅에 나온 스타처럼 이 상황을 즐기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복지가 많은 게 복지다 vs 복지가 없는 게 복지다

강호동이 ‘복지가 없는 게 복지다’라고 말한 것처럼, ‘강식당’에는 복지라고 할 만한 것이 없다. 특히 정신없이 일하다보면 직원들은 식사를 거르기 일쑤며 손님들이 남긴 음식을 먹거나 바닥에 앉아 남은 재료로 만든 음식을 먹기도 한다. 매일 아침 장을 보지만, 이들은 자신들이 먹을 음식을 만들 생각은 하지 않는다. 이에 비해 ‘윤식당’에서는 손님에게 나가는 음식만큼이나 직원식사에도 정성을 기울인다. 윤여정은 ‘윤식당’ 주방에서 하루 종일 요리를 하고도 틈이 나는 대로 직원들의 식사를 챙기고, 숙소에 돌아가면 모두가 힘을 합쳐 제대로 식사를 차려 먹는다.정유미는 한국에서부터 모두 함께 먹을 수 있는 반찬을 챙겨왔으며 이서진은 지친 정유미에게 방금 만든 주스를 가져다주고 레시피나 맛집을 검색하기도 한다. 또한 외국의 여행지에서 위치한 만큼, 오후가 되면 장사를 접고 휴식을 취하거나 여가를 즐기기도 한다. 반면 ‘강식당’에는 은근히 매출에 대한 압박을 주는 ‘본사(나영석 pd)’가 존재하고, 숙소에 돌아가서도 새벽까지 잔업을 해야 했다. 하지만 이들이 그렇게 6일간 고되게 일한 대가는 일인당 21540원으로, 강호동 까스 하나도 사먹을 수 없는 돈이었다.
CREDIT 글 | 서지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