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민, 경지에 오르려 하는 자

2017.12.06 페이스북 트위터


“프로페셔널한 친구. 아니, 형이구나! 죄송합니다.” 기존의 아이돌에서 새로 팀을 만드는 KBS ‘아이돌 리부팅 프로젝트 더 유닛’(이하 ‘더 유닛’)에서 심사위원 중 한 명이었던 보이그룹 샤이니의 태민은 방송 중 사과를 해야 했다. 다른 가수를 평가하는 것이 이상하지 않을 만큼 샤이니는 인기와 인정을 모두 받은 그룹이고, 태민은 2장의 솔로 앨범을 발표했다. 하지만 태민은 이제 25살이다. 16살에 데뷔해 벌써 10년차. 그러다보니 ‘더 유닛’의 심사를 할 때처럼 스스로도 나이와 경력의 괴리를 실감하게 된다. 그의 10년이 단지 오래 활동했다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더 유닛’에서 한 참가자가 태민의 ‘Goodbye’를 선택하자 관객들이 “저걸 한다고?”라는 반응을 보일 만큼, 솔로로서 그의 퍼포먼스는 매우 어렵다. 서정적인 멜로디에 따라 현대무용처럼 유연한 춤선을 보여주다, 갈수록 강렬해지는 ’Goodbye’의 퍼포먼스는 기예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최근 선보인 ‘MOVE’에서는 최소한의 움직임만으로 누구라도 잊을 수 없는 독특한 퍼포먼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이전에 선보인 ‘Drip Drop’ 등이 몸이 버텨날까 싶은 격렬한 퍼포먼스를 선보였던 것과 비교하면, 태민은 곡에 따라 전혀 다른 스타일로 일종의 경지를 보여주고 있다.

아직 어리다고 할 수 있는 나이에 이미 최고수의 반열에 접어들고 있는 퍼포머. 그래서 태민은 지금 한국 댄스음악에서 가장 독특한 자리에 있다. 육체적으로 한창 전성기를 구가하는 지금 한국 대중음악 산업 안에서는 누구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경험과 역량을 함께 가졌다. 컴백을 맞아 방송된 ‘D-cumentary : TAEMIN’에서 “16살 때 솔로 가수가 되고 싶었다. 춤추고 노래하는 사람”이라고 말하고, “연습실에서 몰래 밤새서 연습한 것”을 일탈이라고 말할 만큼 춤과 노래에 매달린 결과다. 그사이 샤이니의 막내로 통하던 뮤지션은 패션쇼에서 ‘MOVE’를 추며 “패션쇼에는 아무래도 전문가들이 많이 있으니까 ‘나 좀 봐’ 이렇게 자신감에 차 있었던 것 같아요. 겸손이란 1도 없는 이태민. 하하”라며 자신의 존재감을 스스로 받아들일 정도가 됐다. 하지만 아직 20대 중반에, 여린 선을 가진 그의 춤은 무대 위에서 지금 누구도 따라하기 어려운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아직 소년 같은 얼굴로 섹슈얼한 분위기를 낼 수 있고, 격렬한 춤을 추다가도 부드럽고 여유로운 동작들을 보여줄 수도 있다. 어린 나이부터 자신의 분야에서 정진, 나이에 비해 일찍 어딘가에 도착한 이가 보여줄 수 있는 특별한 순간이다.

그래서 “사람들이 (내가) 실패한적 없다고 이야기하는데 실패한 적이 없긴 하지만, 나는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쉰 적이 없고 크리스마스나 추석도 없었다. 사람들이 봤을 때 실패한적 없어서 부럽다고 하면 좀 그렇다.”는 태민의 말은 그의 삶을 압축하는 듯 하다. 쉼 없이,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더 잘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 결과 전성기라 할 수 있는 시절에 이미 독보적인 무엇을 쌓아간다. 그리고 여전히 최고의 경지를 위해 달려간다. 그가 수련하고 또 수련해서 도달한 곳에는 무엇이 있을까. 절정의 고수가 됐을 때 태민의 춤이 무엇이 될지 기대되는 이유다.
CREDIT 글 | 이지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