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으로 돈을 벌 수 있을까?

2017.10.23 페이스북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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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숍 알바생, 주식으로 15억 벌어!’ ‘전업주부, 주식으로 억대 연봉!’ 인터넷만 켜면 이런 광고가 난무하다.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하면서도 슬쩍, 그게 가능한가? 싶은 생각이 든다. 환상. 로또보다 조금은 더 현실적이어 보이는 그 환상. 나만 잘하면 남들처럼 손해 보지 않고 큰돈을 벌 수 있을 것 같은 환상. 상한가 가는 종목 하나만 잘 고르면 내 자산이 2배, 3배 뻥튀기될 수 있을 것만 같은 그 환상, 환상, 환상. 대박을 향한 목소리는 달콤하다. 하지만 현실은 모두 알다시피 절대 만만하지 않다.

주식으로 1억 만들기 가장 쉬운 방법은? 2억으로 주식 하기란다. 증권 방송을 진행하면서 가장 많이 들은 말이 ‘앵커님, 주식하지 마세요’였다. 시청자 전화 상담을 할 때마다 퇴직금을 몽땅 잃고 노후 대비는커녕 빚까지 진 사람들의 사연이 그렇게 안타까웠다. 주식으로 만든 자산이 몇백 억이라던 청년 버핏 박철상, 흙수저 출신에서 슈퍼카 여러 대의 오너가 됐다던 청담동 주식부자 이희진의 실체도 결국 허상으로 드러났다. 주식 해서 돈 까먹은 아버지만 주위에 한두 분이 아니다. (안타깝지만 우리 아버지도 포함된다.) 잃은 사람 얘기만 듣자니 세상에 주식만큼 위험천만한 일이 없겠다 싶다.

그렇다고 주식을 안 하기에도 아쉬운 세상이다. 우리나라 기준금리는 연 1.25%로 사상 최저 수준을 기록하고 있는 반면, 약 6년간 지루하게 1800에서 2000선을 오가던 코스피 지수는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시장 참여자들에게 짜릿함을 선사하고 있다. 올 1월을 기준으로 현재까지 코스피 지수가 약 21%, 코스닥 지수가 4%가량 올랐고 코스피 대장주 삼성전자의 주가는 무려 50% 가까이 상승했다. 연초에 200만 원으로 삼성전자 주식 1주를 샀다면 지금쯤 270만 원이 되었을 테지만, 200만 원을 통장에 고이 넣어두었다면 아무리 잘 쳐줘도 203만 원 정도가 된 셈이다. 티끌 모아 티끌이다. 자식에게 투자해도 돌려받기 틀린 세상, 월급 아껴 집 사는 건 엄두도 못 내게 된 세상이다. 재테크가 필요하긴 필요하다. 많은 증권사들이 코스피 지수가 더 오를 것이라고 보고 있다. 지금 이 순간 주식만큼 매력적인 재테크도 없어 보인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 당연히, ‘잘’ 해야 한다. 잘하려면 주식의 본질을 봐야 한다. 주식 투자의 본질은 기업에 투자해서 회사를 키우고 수익을 얻는 것이다. 하지만 주식을 하는 많은 사람들이 본질적인 투자를 하기보다는 순간의 이익을 노린다. 주식은 모름지기 대박을 꿈꿔야지 무슨 재미없는 소리냐고? 재미없어도 어쩔 수 없다. 눈치 싸움으로 시세 차익만을 노리다가 기관과 외국인 사이에 껴서 등 터지는 개인이 얼마나 많은가. 멋도 모르고 테마주 따라가다가 집 몇 채는 우습게 날리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다.

주식 잘하는 방법에 대해 물어보면 돌아오는 답은 몇 가지 없다. 먼저 좋아하는 우량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다. 내가 영화를 좋아하면 영화 제작사나 영화 배급사에, IT 기기에 관심이 많으면 IT 기업에 관심을 가져보는 것도 좋다. 그리고 생계에 타격이 없는 정도의 금액으로 적금 붓듯 투자하는 것이 중요하다. 적당한 금액으로 우량 기업에 투자해 적금보다 좋은 수익률을 본 사례가 적지 않다. 꾸준한 것도 중요하다. 지인 중에 삼성전자가 55만 원이던 시절부터 매달 한 주씩 사 모으던 사람이 있다. 정말이지 부럽다. 제일 주의해야 하는 것은 다짜고짜 남의 말만 듣고 묻지마 투자를 하는 거다. 남 얘기만 듣고 무턱대고 주식을 사기보다는 경제 상황과 업황을 충분히 보고 스스로 정보를 모아서 판단하는 게 좋다. 적어도 망했을 때 남 때문에 망했다고 억울하지는 않을 테니까.

단돈 10만 원이라도 내 돈이 주식시장에 들어가 있으면 증시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왜 주가가 오르고 내리는지, 시장은 좋은데 왜 내 종목은 떨어지는지 이런 걸 알아야 발 뻗고 잠을 잘 것 아닌가. (내 종목이 많이 떨어지면 이유를 알아도 잠이 안 오기는 한다.) 그러다 보면 싫어도 세상 돌아가는 걸 알게 되고, 증시를 둘러싼 한국 경제의 상황, 세계 경제의 상황까지 파악하게 된다. 사회면이나 문화면에 어떤 뉴스가 떠도 주식시장과 연결 짓게 되고, 그러면서 자본시장의 흐름을 보는 눈이 예전과는 달라질 수밖에 없다. 자본시장의 흐름을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게 된다면 좀 더 나아가 부동산에 대한 정보와 판단력도 얻을 수 있을 것이고, 그렇게 차근차근 재테크에 눈을 뜨게 되겠지. 그러다 보면 언젠가 실버타운에 입주할 수 있는 돈 정도는 모을 수 있지 않을까.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주식의 효용가치가 아니겠는가. ‘잘’만 하면 말이다!

CREDIT 글 | 박진영(프리랜스 아나운서)
교정 | 김영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