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캔 스피크’, 남다른 무게감

2017.09.21 페이스북 트위터


‘아이 캔 스피크’ 보세

나문희, 이제훈
박희아
: 매일같이 구청에 민원을 넣으러 다니는 할머니 나옥분(나문희)이 9급 공무원 박민재(이제훈)에게 영어를 배운다. 활달하지만 커다란 아픔이 있는 할머니 역할을 맡은 나문희와 차분한 공무원이 된 이제훈은 서로를 든든하게 받쳐주며, 시간의 흐름에 따라 차근차근 나아가는 두 사람의 관계를 통해 주변 인물들의 안타까운 사연까지 곱씹어 보게 만든다. 위안부 문제를 소재로 삼으면서도 과거 회상은 필요한 부분만 짧고 간결하게 삽입된 것도 큰 장점. 덕분에 경쾌한 전반부와 대비되는 후반부의 감동이 더 커진다. 과장된 요소 하나 없이 담백하면서도 무게감이 남다르다.

‘빌로우 허’ 보세
에리카 린더, 나탈리 크릴
dcdc
: 결혼을 앞둔 패션지 에디터 재스민(나탈리 크릴)은 약혼자가 출장을 간 사이 친구와 들른 클럽에서 이웃집의 지붕을 고치던 수리공 달라스(에리카 린더)를 만난다. 동성인 두 사람은 서로에게 매혹되어 대화를 나누다 이내 입을 맞추고는 헤어날 수 없는 관계에 빠져들게 된다. 여러 번에 걸쳐 나오는 베드신에서는 모두 두 인물이 서로의 육체에 감탄하며 행복하게 섹스를 즐긴다. 파격적이니 에로티시즘이니 홍보 문구만 거창하던 어떤 영화들과는 비교할 수 없는 장면들이다. 오글거리는 대사나 ‘구애인’이 진상 떠는 모습도 나오지만 그것을 에리카 린더가 하니 문제적으로 다가오지 않는다. 인물과 서사를 강제로 납득시키는 ‘잘생김’이라 하겠다.

‘잃어버린 도시 Z’ 보세
찰리 허냄, 로버트 패틴슨, 시에나 밀러, 톰 홀랜드
이지혜
: 훈장을 받기 위해 아마존의 지도를 그리러 간 군인 퍼시(찰리 허냄)는 아마존에 고대문명 ‘Z’가 있음을 알게 된다. 가문의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아마존으로 갔던 퍼시는 아마존에 사는 부족들에게 그들의 문화와 문명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편견 가득한 영국인들에게 이 사실을 증명하려고 끊임없이 아마존 탐험을 꿈꾼다. 그 결과 새로운 땅과 문명을 발견하는 일은 인간 인식의 범위를 확장시키는 것에 도달한다. 다만 탐험을 방해하는 외적 요소를 퍼시의 시점에서 내적인 갈등으로 풀어내는 방식은 주제를 전달하는 데는 효과적이지만 다소 흐름이 늘어진다.
CREDIT 글 | 박희아, dcdc, 이지혜
교정 | 김영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