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미, 낯설어서 좋은 가시나

2017.09.06 페이스북 트위터


선미는 지난 8월 22일 발매한 ‘가시나' 뮤직비디오에서 선미는 긴 머리가 산발이 될 정도로 몸을 흔들고, 태연자약한 얼굴로 욕설을 연상케하는 손동작을 한다. 전 소속사에서 발표한 '24시간이 모자라'나 ‘보름달’에서 보여준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 안무 역시 ‘보름달’에서 발레의 한 동작처럼 우아하게 보름달을 그리던 것에서 과격하게 남성 댄서의 팔을 꺾는 것으로 바뀌었다.

데뷔 10년차인 선미는 대중들에게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2010년 걸그룹 원더걸스를 탈퇴하기 전까지는 커다란 눈망울과 가녀린 몸매로 걸그룹에 요구되곤 하는 마치 인형처럼 예쁜 소녀의 이미지를 전달했다. ‘So Hot’ 뮤직비디오에서 강아지 인형을 껴안고 다니거나 쇼윈도 너머의 커다란 보석반지를 바라보는 모습처럼, 전형적이라 할 수 있는 캐릭터를 연기하기도 했다. 그 점에서 ‘24시간이 모자라’는 반전이라 할 수 있었다. 자신의 몸이 가진 선을 적극적으로 부각시키는 안무는 원더걸스에서는 미처 보여주지 않은 모습이었고, 곡은 처음부터 끝까지 섹슈얼한 긴장감을 불러 일으켰다. 이어 원더걸스에 복귀 후 선보인 ‘I feel you’의 뮤직비디오에서는 바지 지퍼를 내리는 모습으로 등장한다. ‘Tell me’나 ‘So hot’으로 활동할 때 철없는 소녀의 이미지를 연기하는데 활용되던 얼굴은 오히려 강렬한 인상을 남길 수 있는 것으로 바뀌었다. 그 사이 흐른 시간의 탓도 있겠지만, 솔로 활동은 선미가 대중에게 더욱 강한 존재감을 남길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찾는 계기가 됐다.

‘가시나’는 선미가 다시 한 번 현재의 자신에게 더 어울리는 모습을 찾는 여정처럼 보인다. ‘가시나’라는 도발적인 제목부터, 곡의 하이라이트인 ‘왜 예쁜 날 두고 가시나’에서 눈과 입꼬리가 모두 반달처럼 휘어지도록 웃다가 돌연 차디찬 표정으로 돌변하는 선미의 연기는 다시 한 번 그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게 만든다. ‘24시간이 모자라’와 ‘보름달’에서도 파격적인 모습을 보여주기는 했다. 그러나 ‘보름달’의 ‘보름달이 뜨는 날 그대 사랑을 줘요’라는 가사처럼, 선미가 전달하는 캐릭터는 사랑을 기다리거나, 사랑에 매달리는 여성이었다. 선미의 몸이 가진 장점을 잘 표현한 안무 역시 그에 맞게 누군가를 유혹하는 몸짓을 표현하는 것처럼 보였다. 반면 ‘가시나’에서는 정말 미친 것처럼 처음부터 끝까지 과잉의 에너지를 보여주고, ‘너는 졌고, 나는 폈어’라는 것으로 지난 사랑에 대한 감정을 드러낸다. 딩고 뮤직 '읽씹금지'에서 새로운 도전이 두렵지 않았냐는 질문에 대해 "부담이 크지만 나에게는 모험이었다. (팬들에게) 나와 함께 모험을 떠나보자"라고 말한 것처럼, 그는 다시 대중에게 낯선 모습으로 돌아왔다. KBS '해피투게더'에서 "동료 연예인에게서 몇번 대시를 받기도 했지만, 나는 내가 좋아야 되는 스타일이다. 아닌건 아니라고 하고, 마음에 들면 먼저 대시하기도 한다"라고 말한 것처럼, 하고 싶은 것을 해야 하는 성격의 반영일지도 모른다. 그 모습은 낯설지만, 그래서 더 반갑다. 그것은 자신이 원하는 모습을 찾아나가는 과정이므로.
CREDIT 글 | 서지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