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들이 바라보는 문재인 대통령

2017.05.15 페이스북 트위터

로이터 김경훈


미래를 예상하기란 늘 쉽지 않은 일이지만, 더불어민주당 경선 때만 하더라도 안희정 지사가 문재인 대통령의 볼에 뽀뽀하는 사진이 ’뉴욕 타임스’와 ‘월스트리트 저널’ 1면에 걸릴 거라고 상상한 사람은 많지 않았을 것이다. 선거 당시 문재인 후보의 당선을 예상하는 사람은 많았지만 말이다.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겠지만, 한국에서도 대통령이란 자리가 갖는 중요도는 모든 이슈를 집어삼킬 정도로 크다. 특히 이번 대선의 경우, 전례가 없던 부패 스캔들로 인해 전임 대통령이 탄핵당한 이후에 치러진 보궐 선거였기에 더욱 그랬다. 외신들 또한 박근혜의 부패 스캔들과 그로 인한 촛불 시위, 탄핵에 관해 보도해왔기에, 드라마 같은 이 모든 이야기의 결말로서 한국의 대선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었다.


특히 서구권 언론들이 한국의 대통령이 누가 되느냐를 주의 깊게 보도하는 이유는 북한과의 관계에 있다. 북한을 사이에 두고 중국, 일본, 미국이 각자의 이해를 갖고 있고, 남한이 중간에 끼어 있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소식을 전하는 ’뉴욕 타임스’의 기사 제목은 “남한은 문재인을 선출했다. 그는 대통령으로서 북한과 다시 대화할 것이다”였고, ’월스트리트 저널’의 기사 제목은 “북한과 가까운 관계를 옹호하는 문재인이 남한 선거에서 승리했다”였다. ’가디언’은 “진보적인 후보가 선거에서 승리하면서, 남한이 북한에 대한 정책을 바꾸려 한다”라고 썼다. 거의 10년간 보수 정권이 집권하면서, 한국의 대북 정책이 늘 강경 정책이었기 때문에 온건 정책으로의 변화는 북한을 예의 주시하고 있는 서구권에 큰 뉴스인 셈이다. 특히 트럼프가 북한에 대해 강경책을 주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방인 남한의 정책 방향 변화는 주목할 만하다. ’가디언’은 전문가를 인용해, 한국이 강대국들 사이에서 전임 정부로 인해 외교 관계에 있어 시기를 놓쳤고, 점점 더 적대적으로 변하는 북한을 두고 국내에서의 힘을 재확립할 필요가 있다고 썼다. 대통령에 당선되기 전 당시 문재인 후보를 인터뷰한 ‘타임’ 또한 많은 질문을 외교와 안보 문제에 집중했다.


지난 4달간 대통령 선거 여론조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늘 선두를 달렸기에, 그의 당선에 놀라는 외신은 없다. ’이코노미스트’는 문재인이 “쉽게” 선거에서 승리했다고 말한다. 부패 스캔들과 탄핵으로 대선 기간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지지는 역대 최고 수준이었고, 투표율 또한 지난 20년 이래 최고였다. 하지만 당선과 달리 대통령 역할이 쉬울 것으로 생각되진 않는다. 쉬운 승리였다고 말한 ’이코노미스트’는 사드 배치로 갈등 관계인 중국의 문제, 위안부 문제를 재점화시키길 바라지 않는 일본과의 관계, 의회에서의 의석 문제 등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만만치 않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뉴욕 타임스’는 사설에서 북한과의 관계를 두고, 트럼프와 이견을 조율하는 것이 시급한 문제라고 주장했다. 사설은 통상 있었던 2달간의 인수위원회 기간 없이 곧장 대통령직을 수행하게 되면서 겪는 어려움을 지적하며, 외교 관계에서도 문재인 대통령에게 준비할 시간 같은 것은 없다고 말한다. 후보자로서 문재인에게는 지금까지 당선이 결승선이었지만, 대통령 문재인에게 당선은 시작점일 따름이다. 앞으로 5년 동안 문재인 대통령이 이 모든 난관을 당선만큼이나 어렵지 않게 극복할 수 있길 바란다.


CREDIT 글 | 윤지만(칼럼니스트)
교정 | 김영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