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밖으로 나온 프리스틴 | ③ 시연, 은우, 결경

2017.05.10 페이스북 트위터
걸그룹 프리스틴의 멤버들은 지난해 Mnet ‘프로듀스 101’에서 연습생으로 이름을 알린 뒤 I.O.I, 혹은 플레디스 걸스라는 이름으로 활동했다. 그 사이에는 6개월간의 공연도 포함 돼 있었다. 그렇게 ‘프로듀스 101’ 이후 1년을 꼬박 보낸 뒤에야, 연습실 문을 열고 데뷔한 그들을 만났다. 



오늘 촬영처럼 바깥에 나갈 기회가 있으면 뭘 하고 놀고 싶나.
은우
: 나는 귀차니즘이 심해서 연습생 때처럼 낮 3시까지 자고 일어나서 가로수길에서 5시까지 놀다가 저녁 먹고 심야 영화를 보고 싶다.
결경: 어? 어떻게 나랑 똑같지? 나도 은우랑 똑같은 스케줄로 쉬고 싶다. (웃음)
시연: 나는 만화방.

만화를 좋아하나?
시연
: 만화를 원래 좋아한다. ‘원피스’, ‘이누야샤’, ‘명탐정 코난’, ‘너에게 닿기를’ 같은 작품들 다 좋다. 그중에서도 ‘원피스’가 제일 좋다. 만화 보면서 소름끼쳤던 적이 별로 없었는데, ‘원피스’는 누가 추천해줘서 10일 만에 1화부터 724화까지 봤다. 특히 루피 형 에이스가 죽는 걸 보고 엄청 울었다.
결경: 나는 에이스가 죽기 바로 전까지만 보고 못 봤다. 너무 슬퍼서 볼 수 없었다.

프리스틴 멤버로 해적단을 꾸민다면 어떤 역할을 맡기고 싶나.
시연
: 일단 결경이가 친화력이 좋고, 레나 언니는 에너지가 밝은 느낌이니까 동료들을 모으는 영업 담당이 좋을 거 같다. 그리고 로아 언니는 로빈 같은 느낌이 있다. 그리고 유하 언니는 쵸파가 딱이다. (웃음) 유하 언니가 키가 크지만 진짜 귀여운 면이 많다. 그리고 나는 한다면 루피를 하고 싶다. 주인공이니까. 하하.

‘원피스’처럼 프리스틴도 캐릭터가 각각 있다. ‘WEE WOO’에서 대놓고 프린세스라고도 하는데.
시연
: 원래 성격은 공주와 거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워낙 장난기도 많고 털털하고, 뛰어다니는 것도 좋아한다. 그런데 ‘WEE WOO’에서 말하는 프린세스는 얌전한 공주가 아니라 “모험을 좋아해”라고 말하는 진취적인 아이라서 잘 맞았다.

결경은 머리를 휘날리면서 “나 좋다는 애 줄을 섰는데”라고 한다.
결경
: 퀸카 콘셉트인 건데, 도도하고 말도 붙이기 어려운 캐릭터라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지 약간 스트레스를 받기도 했다. 내가 생각하는 퀸카는 도도한 이미지인데 그게 쉽지 않았다. 그래서 머리를 날려줘야 할 것 같았고. 처음에는 거울을 보는 안무였는데, 8주 동안 똑같은 걸 하면 재미없으니까 바꾸다 보니 지금 안무가 됐다.

춤을 추면서 그런 표정 연기를 해야 해서 더 힘들었겠다. ‘WEE WOO’의 ‘쏟아지고 있어’ 같은 부분은 결경과 은우 두 사람의 표정 연기가 핵심인데.
은우
: 성격이 원래 자기 파트랑 잘 어울린다. 그래서 표정은 거부감 없이 했다.
결경: 나는 첫 방송을 제일 잘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무대에 많이 서면 더 나아질 수밖에 없다. 얼마 전에 첫 방송 영상을 다시 봤는데, 너무 잘하고 싶어서 더 힘줘서 춤을 추니까 표정도 제대로 안 나오고 춤도 딱딱하더라. 요즘엔 요령이 생겨서 더 나아지고 있는 거 같다.
시연: 연기보다는 처음에는 카메라 찾는 게 어려웠다. 빨간 불이 하나도 안 들어오면 무대 중앙을 봐야 할 때가 있는데, 그게 제일 어려웠다. 그런데 하다 보니까 카메라 불도 어느 정도 일관성 있게 들어온다는 느낌을 받아서 적응하고 있다.

카메라는 잘 찾고 있는 거 같던데. 다른 멤버들이 따로 카메라 찾는 연습한 적도 있다고 하더라.
결경
: 맞다. I.O.I 활동 처음 했을 때는 카메라 찾는 게 너무 어려웠는데, 프리스틴 활동하면서 멤버들 보니까 너무 잘 찾더라.
시연: ‘프로듀스 101’ 영향이 정말 컸다. 방송하면서 리허설도 많이 하고, 1차 미션 할 때 방송카메라뿐만 아니라 직캠도 따로 찍었었다. ‘프로듀스 101’에서 많이 배웠다.


은우는 ‘프로듀스 101’ 전에 Mnet ‘보이스 코리아 키즈’와 ‘슈퍼스타 K’를 거쳐 데뷔 직전까지 공연을 계속 한 뒤에야 데뷔했다. 다른 멤버들과도 또 기분이 다를 거 같다.

은우
: 데뷔를 하면 마치 드라마처럼 뭔가 변할 줄 알았다. 그런데 사진 찍고, 인터뷰하는 거 제외하면 아직 연습생이랑 똑같은 거 같다. 많은 사람들이 알아봐주고, 길가다가 우리 노래가 들릴 때나 실감이 조금 날 때가 있다. 나는 3개의 오디션 프로그램에 나갔는데, 어떤 사람들은 내가 우승하지 못했고, 도중에 떨어졌으니까 다 실패했다고 볼 수도 있을 거 같다. 그런데 그 기회가 없었다면 내가 플레디스에 들어오지도 못했고, 프리스틴으로 데뷔도 할 수 없었을 거다. 그래서 세 방송 모두 내 경력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멤버들은 데뷔가 어떤 느낌인가.
시연
: 사람들이 다들 “방송하면 앞으로 힘들어질 거야, 네가 생각했던 거보다 더 힘들 거야”라고 했는데, 막상 데뷔하니 힘들지만 더 재미있었다. 같은 공간에서 맨날 똑같은 안무와 똑같은 곡을 연습하는 것보다 매번 가도 다른 무대에서, 새로운 조명 아래, 다른 사람들을 만나고, 새로운 관객 앞에 선다는 게, 오랜 기간 연습을 해서 그런지 몰라도 매번 할 때마다 다르고 신난다. 사람들이 왜 데뷔하면 더 힘들 거라고 말하는지 아직은 모르겠다. 그래서 지금 연습생이신 분들에게 좀만 버티면 재미있고 새로운 일들이 있다고 말하고 싶다. 정말 모험 떠나는 기분이다.
결경: 일이 있는 게 좋다. I.O.I 할 때 2~3개월 동안 준비기간이 있었다. 그때 바쁘다가 갑자기 한가해지니까 이상했다. 연습하다가 숙소로 들어오면 할 일이 없었다. 막상 쉬니까 뭘 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그때 바쁜 게 정말 좋은 거구나 느꼈다. 그 뒤로는 스케줄이 많아도 감사하다고 생각하고, 물론 지치고 힘들 때도 있지만 그래도 하루 활동하고 숙소에 들어가면 뿌듯하다. 다만 1년 3개월 동안 집에 못 가서, 요즘은 잠깐이라도 집에 다녀오고 싶다. 프리스틴이 빨리 중국에 진출했으면 좋겠다. (웃음)

왜 한국에서 가수 할 생각을 했었나.
결경
: 중국에서 비파를 배웠었는데, 매일 앉아서 8시간 동안 연습량을 채우는 게 힘들었다. 그런데 안 하면 엄마한테 혼나니까. 그래서 길거리 캐스팅을 통해서 춤을 출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는 말에 호기심이 생겼고, 어릴 적부터 연예인이 되고 싶다는 생각도 있어서 한국에 오게 됐다. 당시 나에게 한국은 꿈보다는 탈출구에 가까웠다. 어릴 때라 마음대로 하고 싶고, 엄마 곁도 벗어나고 싶었으니까. 그런데 막상 오니까 힘들기도 했다. (웃음) 처음에는 한국말도 못하고 잘 알아듣지도 못했으니까.

그런데 지금은 이런 말을 통역 없이 할 수 있을 만큼 한국어를 잘한다.
결경
: 그래도 생각해주시는 것보다 모르는 게 많다. 처음에는 한국어를 책으로 공부했는데, 나중에는 대화를 통해서 배우고, 찾아서 공부한 거라 생각보다 기본적인 걸 모른다.
시연: 결경 언니가 중국에서 왔지만 한국어를 너무 잘하는데, 다른 분들도 그렇게 봐주셔서 감사하기도 하지만 가끔 걱정되기도 한다. 사실 아직 모르는 게 아직 많은데, 실수를 하면 질책이 너무 심할까 봐. 그래서 미리 혹시라도 실수를 하더라도 좀 이해해주셨으면 좋겠다는 말을 하고 싶다.

적응을 하는 데 이렇게 멤버들이 챙겨주는 게 도움이 됐겠다.
결경
: 멤버들 때문에 한국이 재미있다고 생각했다. 연습생 초반에는 겨울방학이랑 여름방학에만 한국에 왔는데, 한 달 반 지나고 중국에 갔을 때 주변에서 “한국이 재미있어? 거기 가면 혼자 말 못하겠네?” 이런 식으로 물어봤다. 그런데 나는 “너무 재미있다. 말은 못해도 친구들이 너무 웃겨서 재미있다.”고 말했었다. 실수해도 멤버들이 “야! 괜찮아!” 이렇게 말해주니까 힘들 때도 버티게 된다.

멤버들이 다 같이 있으면 굉장히 시끌벅적한 것 같다.
시연
: 멤버들이 다 활발하긴 하지만, 낯을 언제부터 가리느냐에 따라서 갈리는 거 같다. 언니들은 멤버들끼리 있을 때만 자기 성격을 보여주는 것 같고, 우리 같은 경우는 어디서나 “와!!!!!!!” 이런 성격이고. 그런 게 언제 드러나는지 차이가 있다.

은우는 ‘상여자’라는 말을 자주 쓰기도 하더라. 그렇게 활발하다는 건가.
은우
: 내 생각에 ‘상여자’는 신여성 그런 비슷한 의미였다. (웃음) ‘상남자’라고 하면 돌도 씹어 먹고, 나무도 손으로 깨부시고 그런 이미지인데, 상여자는 그런 사람의 여자버전 아닐까. (웃음)
시연: 멤버들이 다들 가식이 너무 없다. 다들 그런 게 좀 필요한데. 하하.

1년 동안 데뷔를 준비하면서 공연까지 해서 팬들의 의미도 남다를 것 같다.
은우
: 콘서트 때부터 변함없이 사랑해주셔서 감사하고, 가수와 팬보다는 가족 같은 존재처럼 느껴진다. 뭘 하든지, 뭘 먹든지 항상 걱정해주고, 그래서 같이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삶의 절반이 되어버린 거 같다.
시연: 팬들이 “너 때문에 힘이 나”라고 말씀하시는데, 나도 사실 그렇다. 서로 주고받는 사이 같다. 팬들 편지도 다 읽어보고 상자에 편지를 모아두는데, 가끔씩 내가 이런 존재인가? 하는 생각에 감동받는 경우가 많다. 앞으로 계속 오래봤으면 좋겠다.
결경: 오랫동안 기다린 만큼 팬들도 더 뿌듯해해주고, 환호도 엄청 해주신다. 내가 가수이지만, 일반인이었으면 우리 팬 누구랑도 친구가 될 수 있었을 거 같다는 생각을 할 정도로 다들 너무 좋은 사람들이다. 그래서 팬들에게 자랑스러운 가수가 되고 싶다.
CREDIT 글 | 이지혜
인터뷰 | 강명석, 이지혜
사진 | 이진혁(KoiWorks)
교정 | 김영진
비주얼디렉터 | 전유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