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밖으로 나온 프리스틴 | ② 성연, 예하나

2017.05.10 페이스북 트위터
걸그룹 프리스틴의 멤버들은 지난해 Mnet ‘프로듀스 101’에서 연습생으로 이름을 알린 뒤 I.O.I, 혹은 플레디스 걸스라는 이름으로 활동했다. 그 사이에는 6개월간의 공연도 포함 돼 있었다. 그렇게 ‘프로듀스 101’ 이후 1년을 꼬박 보낸 뒤에야, 연습실 문을 열고 데뷔한 그들을 만났다.


다른 멤버에게 물어보니까 숙소 밖에서 놀 수 있다면 한강을 가거나 롯데월드를 가고 싶다고 하더라. 뭘 하고 싶나.
성연
: 시간이 난다면 예하나랑 영화를 보러 갈 거다. 예하나랑 동갑이라 평소에도 그런 말을 많이 한다. 디즈니 영화를 좋아하는데 ‘미녀와 야수’를 아직 보지 못했다.
예하나: 나는 카페 가서 이야기하고 디저트 먹고 노는 걸 좋아한다. 시간이 많이 주어지면 역시 놀이공원에 가고 싶다. 아틀란티스!

예전에는 그렇게 지내던 기억이 있을 텐데, 1년 사이에 삶이 크게 바뀌었다.
성연
: 2년 전에 한국으로 이사 와서 외국인 학교를 다녔었다. 학교 친구들이랑 막 친해져서 놀러 다녀야지, 생각했을 때 대표님이 “이제부터 공연 시작할 건데…”라고 하더라. 그때부터 놀 시간도 없고, 매일 연습하면서 바뀐 생활에 대한 두려움이 좀 있었다. ‘공연도 해야 하고, 공부도 해야 하는데 어쩌지?’ 그런 불안감도 있었고, 이제야 친구들을 사귀었는데 아쉽다는 생각도 들었고. 그런데 또 한편으로는 내 꿈을 향해 나아가는 거니까 뭔가를 이루고 있다는 기분도 들어서 아쉬움 반 설렘 반이었다.

활동하면서 꿈이 이뤄진 것 같나.
예하나
: 아직 연습생 생활의 연장 같다. 외부 스케줄이 좀 더 늘었다는 정도다. 아직까지 신기한 게 많다.
성연: 사실 데뷔하면 “와!” 이렇게 될 줄 알았다. 그런데 데뷔해보니까 새롭고 멍한 느낌이었다. 실감이 계속 안 나다 이제야 실감이 나긴 한다. 처음에는 무섭고, 새로운 나라로 들어가는 느낌이었다. 앨리스가 처음에 원더랜드에 들어갔을 때처럼, 갑자기 구멍에 빠져 헤매는 거 같았다. 뭔가를 발견하고, 다 발견한 후에야 ‘여기가 원더랜드구나’ 하고 알았던 거 같다.

그 원더랜드의 가장 큰 특징이 뭐였나.
성연
: 아이유 선배님이 있다는 거? (웃음) 음악방송을 하신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SBS ‘인기가요’에서 뵙게 될 수도 있다. 같은 무대에 설 수 있다는 생각도 못 했었는데, 이렇게 같은 무대에 설 수 있다니! 연습생 때 선배님 가사 찾아보고 들어보면서 영감을 받았던 나에게는 굉장히 큰 존재였다.
예하나: 나는 tvN ‘응답하라 1997’을 좋아해서 정은지 선배님을 너무 좋아한다. 연기도 잘하시고, 노래도 잘하시고, 뮤지컬도 하시는 거 보면서 굉장히 닮고 싶었다. 실제로 뵈니까 너무 예쁘고, 배울 점도 너무 많았고, 노래도 너무 좋고, 이분처럼 되고 싶다 생각했는데 막상 뵈니까 “팬이에요”라고 말도 못 했다. 눈물이 날 거 같아서 “어… 어…”밖에 못했다.

그럼 본인들은 대기 시간에 뭘 하나.
예하나
: 사전 녹화를 하면 새벽에 메이크업 숍을 가는데 잠을 못 자는 경우가 많아서 틈틈이 자고 있다. 스텝들이 돗자리를 깔아주면 거기에 누워서 잔다. (웃음)

돗자리?
성연
: 스케줄이 끝나고 항상 연습을 하는데, 예를 들면 KBS ‘뮤직뱅크’는 드라이 리허설이 이른 시간이라 메이크업 숍을 새벽 2시에 가야 할 때도 있다. 그러면 연습 끝나고 바로 머리와 화장을 손봐야 하니까 숍으로 가고 하루 종일 깨어 있어야 하는데, 회사에서 건강에 안 좋으니까 에너지 드링크를 많이 먹게 하거나 하지 않고 대신 잠깐이라도 눈을 붙이라고 돗자리를 펴주는 거다. 그래도 그 시간에 안 자는 멤버는 안 잔다.
예하나: 자고 일어나면 더 피곤하니까, 안 자는 경우도 있다. 로아 언니도 안 자고, 유하 언니랑 카일라는 책을 읽기도 한다.
성연: 공부를 따로 할 시간이 없어서 그때 공부를 하기도 하고, 시간을 각자 알아서 쓰는 편이다.


멤버들이 그렇게 계속 같이 있으면 뭘 하게 되나.
예하나
: 우리끼리 상황극을 많이 한다. 한 번 시작하면 일주일이나 한 달 동안 계속한다.
성연: 예를 들어 “우리 나영이 쿠키 많이 먹지 말라고 했잖니”, “하지만 엄마 이걸 먹고 싶어요”라고 영화 더빙톤으로 한다든가. (웃음) 대표님 목소리처럼 “안녕하세요. 이번에 플레디스 공연에 와주신 거 너무 환영하고” 이런 식으로 얘기하면 다시 받아치고.
예하나: 주로 상황극을 잘하는 사람은 성연이나 은우 언니다. 사람의 행동을 잘 관찰하고, 특징을 잘 찾아낸다.
성연: 내가 생각해도 그런 것 같다. (웃음) 은우 언니는 밖에서도 잘하는데, 나는 낯을 가려서 밖에서는 잘 못 한다.

그런데 이렇게 10명의 사람들이 계속 같이 지내는 게 일반적인 상황은 아니다.
예하나
: 처음에는 신기했다. 숙소에서 생활할 때 학교 수련회에 가면 잘 때도 친구들이 누워 있는 것처럼 2층 침대니까 위층 애들은 아래를 내려다보고, 또 옆을 봐도 멤버들이 있으니까. 엄마는 잠깐 안 보는 거 같고, 언제나 언니들이 다 같이 있고, 옆에서 말하다가 잠들고, 같이 게임도 하니까 정말 수련회 온 기분이다.

이 수련회는 언제 끝날지 모르는 수련회인데. (웃음)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할 때는 없나.
성연
: 지금까지 나는 내가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한 사람인지도 몰랐다. 얼마 전부터 내가 다른 사람들이 다 잘 때까지 기다렸다가 한 시간 정도 혼자 있다가 자는 거다. 그래서 왜 그럴까 생각해봤는데, 아무래도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했던 것 같다. 생각해보면 예전에도 가족이랑 같이 살긴 했지만, 혼자 따로 방에 들어가서 노래를 들으며 작사는 아니지만 종이에 끄적거리는 걸 많이 했었는데, 숙소생활 하면서 그런 시간이 없었다. 지난주에는 새벽 1시부터 7시까지 혼자 노래 들으면서 뭔가를 쓰고 있었다. 이런 일을 다음 날 아침에 멤버들에게 이야기하고 다른 사람과 소통하는 시간도 또 필요하더라.
예하나: 10명이 모여 있다 보니 말을 너무 많이 하고 시끄러우니까, 확실히 혼자 정리할 시간이 필요하긴 하다. 나는 학교나 병원, 연습실 갈 때 일찍 일어나서 걸어간다. 그때 노래를 들으면서 마음의 여유를 찾으려고 한다.
성연: 숙소에서 큰 방과 작은 방으로 나뉘어 있는데, 작은 방에는 로아, 유하, 카일라, 시연 언니가 있고 나머지는 큰 방을 쓰고 있다. 4명하고 6명으로 나눠서 같이 사는 건데, 일단 다들 자기 할 일을 알아서 해서 같이 사는 게 어렵지는 않다.

‘WEE WOO’는 그런 상황에서 만들게 된 곡인 건가.
성연
: ‘WEE WOO’는 타이틀곡을 오랫동안 찾다가, 앉아서 곡을 써야겠다고 다잡고 쓴 곡이다. 처음에는 프리스틴이 다른 그룹과 다른 점이 무엇일까부터 시작했다. 우리는 활기차고, 말 많고, 시끄럽고, 이상한 거 좋아하는 애들이란 게 매력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프로듀서인 범주 선생님이랑 작업할 때 비트부터 센 거로 깔고 멜로디를 얹었다. 가사는 각 파트마다 멤버들에게 어울리는 느낌으로 가사를 작업을 했고. 프리스틴은 모였을 때 빛이 나기도 하지만, 각 멤버가 개개인의 매력이 다 달라서 각자 다르게 표현하고 싶었다.
예하나: 가이드 녹음을 내가 했는데, 처음 들었을 때부터 대박! 이라는 생각에 박수를 쳤다. (웃음) 들어봤는데 킬링 파트도 많고, 노래를 듣자마자 그 구절에 어울리는 멤버도 바로바로 생각이 났다.

각자 생각하는 킬링 파트는 뭔가.
예하나
: “아 눈부셔, 내 맘 부셔 / You’re my super super hero” 이 부분이 제일 좋다. 부셔부셔로 이어지는 부분도 아이디어가 좋고, 가사가 매우 적합했다.
성연: 원래 ‘WEE WOO’는 “너를 볼 때 내 마음/ 쏟아지고 있어” 이 부분이 3번 반복됐다. 물론 그것도 좋았지만, 이걸 마지막에 딱 한 번 나오는 걸로 고치니까 오히려 더 좋아져서 좋은 부분이 자주 나온다고 꼭 좋은 법은 아니구나 하고 배웠다. 그리고 원래 “쏟아지고 있어”가 멋있는 느낌이 있는 파트였는데, 안무 선생님이 “내 마음이 쏟아지고 있다”는 부분에서 동작을 귀엽게 바꾸니까 또 다르게 표현이 돼서 그 부분에서도 놀랐었다.

그 ‘쏟아지고 있어’의 안무 동작이 독특하더라.
성연
: 너를 볼 때 내 마음을 만들어서, 좋아하는 마음이 터져서 쏟아지고 있다는 의미로 구성했다. 처음에는 좀 떨렸었고, 귀여운 거밖에 생각이 안 났었는데, 팬분들도 다른 표정을 보면 더 좋아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앞에 결경, 은우 언니가 팡 쏘면 한 명이 아~! 하는 식으로 계속 변화를 주고 있다. 안무 받았을 때부터 이건 표정이 정말 중요하겠구나 생각이 들었던 게, 안무 자체가 위로 던지는 게 있어서 카메라가 위에서 얼굴을 잡을 거 같았다.

가수가 카메라 잘 찾는 건 당연하지만, 프리스틴은 신인으로서는 카메라를 굉장히 잘 찾는다.
예하나
: 카메라 찾는 연습은 딱 한 번 했다. 회사에 트레이닝 선생님 세 분이 있는데, 그분들이 각자 카메라 세 대를 두고 돌아가면서 불을 켜면 우리는 춤을 추다 불이 켜진 카메라를 보는 연습을 했었다.
성연: 공연 때 팬분들이 직캠을 많이 찍어줘서 모니터를 많이 할 수 있었던 게 도움이 됐다. 한 번 했던 카메라 테스트는 굉장히 어려웠는데, 그러면 우리가 안무나 노래를 200%로 소화해야 힘들지 않겠구나 해서 기본적인 것들을 제대로 하려고 했다. 그래서 카메라 보는 거나 폭죽이 터지거나 하는 게 문제가 안 됐다.
예하나: 무대가 좋다. 올라가서 힘들 때도 있고 올라가기 전에 힘들 때도 있는데, 그래도 올라가면 나오는 에너지가 다르다. 팬분들이 함성을 질러주시고, 연습 때와는 달리 응원법도 있어서 들으면 힘이 난다. 없었던 에너지가 매번 할 때마다 나온다.

데뷔라는 목표를 이뤘다. 이제 무슨 꿈을 갖게 됐나.
예하나
: 우선 프리스틴이라는 이름을 널리 알리고 싶다. 개인적으로는 뮤지컬이나 연기에 도전하고 싶고.
성연: tvN ‘SNL 코리아’에 출연하고 싶다. 우리 팀이 상황극을 너무 좋아해서. (웃음)
CREDIT 글 | 이지혜
인터뷰 | 강명석, 이지혜
사진 | 이진혁(KoiWorks)
교정 | 김영진
비주얼디렉터 | 전유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