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T의 미래는 어디로 갈까

2017.02.23 페이스북 트위터


SM 엔터테인먼트(이하 SM)의 새 보이 그룹 브랜드, NCT가 어떤 개념인지 단번에 이해하긴 쉽지 않다. 2016년 4월에는 유닛을 의미하는 NCT U가, 7월에는 서울의 경도에서 팀명을 딴 서울 기반의 그룹 NCT 127이, 곧이어 8월에는 10대 멤버들로만 구성된 NCT DREAM이 데뷔했다. 올해 1월 컴백한 NCT 127에는 일곱 명의 기존 멤버에 쟈니와 도영이 새롭게 추가되기도 했다. NCT라는 이름을 똑같이 달고 있기는 하지만 깊이 관심을 갖지 않는다면 각각의 팀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멤버 구성은 어떻게 다른지 알기조차 어렵다. SM이 NCT 데뷔 직전에 공개했던 ‘The origin’부터 ‘Synchronization of your dreams’, ‘7th Sense’까지 세 편의 티저 영상을 보고 나도 마찬가지다. 사막에 홀로 남겨진 어린 남자아이, 꿈에서 깨어나듯 한 명씩 등장하는 멤버들, 중국의 어딘가를 배경으로 무술 동작을 하다 ‘The origin’에서 등장한 장면들을 떠올리는 멤버 윈윈. NCT를 둘러싼 세계관은 분명 무언가 있는 것 같지만, 아직은 명확하게 알 수 없다. 

지난해 1월 이수만 SM 총괄 프로듀서는 프레젠테이션 쇼에 직접 등장해 NCT를 ‘Neo Culture Technology’의 약자라고 소개하며 “서울, 일본 도쿄, 중국 베이징, 상하이를 비롯해 동남아와 남미의 주요 도시에 기반을 두고 현지 활동과 상호 협력 활동을 함께 진행하는 새로운 개념의 팀”이라고 발표했다. 더욱 중요한 것은 “멤버 영입이 자유롭고 멤버 수에 제한이 없는” 개방성과 확장성이라는 개념이다. 크리스와 루한, 타오가 탈퇴한 EXO의 사례에서 경험했듯, 글로벌 무대를 공략한 SM의 현지화 전략은 예상치 못한 위기에 부딪혔으며 그때마다 세계관을 다시금 다듬어야만 했다. 멤버의 영입과 탈퇴와 변경이 자유로운 NCT는 거기서 발생하는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각각 다른 캐릭터의 보이 그룹을 따로따로 데뷔시킬 수도 있지만, EXO-K와 EXO-M처럼 같은 이름을 공유하는 팀이 함께 데뷔했을 때 해외 무대에서 인지도를 쌓기는 더욱 쉬워진다. 만에 하나 문제가 생겼을 때 멤버를 교체하거나 제외시켜도 그룹의 콘셉트상 무리는 아니다.

다만 이것은 NCT라는 그룹이 충분한 일체감을 보여줬을 때 가능한 결과다. 지금까지 드러난 바로 NCT는 하나의 팀을 가리킨다기보다, 보는 이들로 하여금 각각의 팀을 아우르는 세계관과 연결성이 있다고 믿게 만드는 최소한의 장치다. 데뷔 이전에 공개됐던 세 편의 티저, 그리고 아주 가끔 NCT 멤버들이 다 함께 출연하는 SM의 자체 제작 영상 정도를 제외하면 열다섯 명의 인원을 한 팀이라고 여길 수 있는 콘텐츠는 아직 없다. ‘외행성에서 온 초능력자들’이라는, 다소 유치하지만 직관적이었던 EXO의 스토리처럼 NCT 전체를 아우르는 이야기는 각각 다른 공간에서 또 다른 자신의 존재를 발견하게 된다는 ‘무한적아’(NCT 127) 같은 곡에서 조금씩 드러나기 시작한 정도다. NCT라는 큰 틀에서의 일체감은 부족하다. 

그 어떤 기획사보다 흥미로운 스토리와 콘셉트로 아이돌 시장을 점령했던 SM은 그에 따른 리스크를 줄이는 방향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했다. NCT를 론칭한 후 팀 사이에 큰 텀을 두지 않고 차례대로 활동시킬 정도의 엄청난 자본과 노하우야말로 기획력에 앞서 다른 회사가 따라잡을 수 없는 SM만의 무기이기도 할 것이다. 지금으로서는 모호하지만, 활동이 쌓이다 보면 NCT 전체의 스토리도 더욱 단단하게 다져질지 모른다. 그러나 그사이, NCT에 대한 의문도 차곡차곡 누적된다. 순수한 사랑을 노래하는 가사와 달리 여성 교사를 성적 대상화한 NCT DREAM의 ‘마지막 첫사랑’ 뮤직비디오처럼, 사회적 이슈에 둔감할 뿐 아니라 하나의 팀을 어떤 캐릭터로 일관성 있게 그려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기도 한다. 이런 문제들을 극복하고 NCT 중 한 팀, 혹은 NCT 전체가 제대로 ‘터지는’ 순간은 올까? SM만이 가능한 이 기획의 미래에는 과연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지, 여전히 희미하다.
CREDIT 글 | 황효진
사진 | SM엔터테인먼트
교정 | 김영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