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훈│② “지금도 나에 대한 댓글은 다 본다”

2017.02.16 페이스북 트위터


군대에서 배우의 꿈을 꾸고 시작하게 됐다고 들었다.
이지훈: 군대에서 뮤지컬 [충무공 이순신]을 보다가 처음으로 배우에 관심을 갖게 됐다. 원래 군대에서는 토요일에 축구하는 것이 일과였는데, 공연을 보고 오니 연기라는 것에 눈이 가더라. 병장 때는 TV를 내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으니까 (웃음) “KBS [아이리스] 켜. [뮤직뱅크] 보지 마”라고 하면서 드라마도 보게 되더라.

어떻게 배우 준비를 했나.
이지훈
: 그때 인터넷에 검색해보고 제일 유명하다고 하는 셰익스피어, 안톤 체홉의 작품들, 콘스탄틴 스타니슬랍스키의 [배우 수업], [23인의 연기훈련 이야기], [백색의 모놀로그]를 보면서 글로 연기를 공부했다. 원래 책을 읽어본 적이 없는데 너무 하고 싶으니까 사람이 읽게 되더라. 원래 [오셀로]가 빵 이름인 줄 알았고, [맥베스]가 뭔지도 몰랐는데 하고 싶으니까 다 되더라. 어려우면 계속 다시 읽고,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사전을 찾아가며 보고. 그렇게 했다.

고전으로 시작을 했네.
이지훈
: 그땐 그게 고전인 줄도 몰랐다. (웃음) 셰픽스피어에 대해서도 잘 몰랐다가 책을 보며 “아, 이런 게 있구나” 했던 거지.

책으로 커버되지 않는 부분은 어떻게 연습했나.
이지훈
: 책을 보니까 “발음·발성 훈련은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면 훨씬 좋습니다”라고 씌어 있었다. 사실 군대에서의 경험이 나중에 발성 훈련을 할 때 도움이 됐다. 아침에 구보하면서 호흡이 많이 늘더라. 사회에 나오면 누가 밖에서 그렇게 소리를 지르나. “전방을 향해 힘찬 함성 5초간 실시!”라고 외치며 소리를 지르다 보니, 목소리가 바뀌더라. 전역하고 아르바이트를 해서 돈을 모은 후, 같이 연기하는 친구에게 물어물어 선생님을 소개받았다. 그때 복식호흡과 목소리 공명에 대해 배웠는데, 꾸준히 연습하니까 원래 얇았던 목소리가 점점 울리게 됐다.

그 연기 선생님께는 또 어떤 걸 배웠나.
이지훈
: 원래 내가 얼굴이 빨개지는 습관이 있었는데 이걸 극복하라고 옷 가게나 속옷 가게 가서 일을 하라는 것도 시키셨다. 심지어 이런 일도 해봤다. 건대입구역에 내리면 서울시에서 관리하는 무대가 있다. 당시 난 DSP 엔터테인먼트의 연습생이었는데, 무대 위에서 자기소개를 하고 “저는 연기가 너무 하고 싶습니다. 나중에 TV에서 보게 되면 많이 응원해주세요”라고 말하고 기타도 쳤다. 3~4번 정도 한 것 같다. 원래 지하철에서 여자와 마주 앉기만 해도 얼굴이 점점 뜨거워졌는데, 이런저런 일을 하면서 많이 극복이 됐다. 나에겐 가장 좋은 연기 선생님이나 인생 선생님인 거지.

데뷔 당시엔 기사 댓글을 전부 읽고, 사실과 다른 내용에 대해 댓글도 일일이 달았다는 옛날 인터뷰를 봤다.
이지훈
: 요즘은 안 그런다. 사실 가끔 그러고 싶을 때가 있지만, 그러면 안 된다고 회사로부터 많은 가르침을 받았다. (웃음) 난 공인은 아니지만, 이 일을 하다 보니 어느새 유명인이라는 타이틀이 붙게 됐다. 내가 할 말, 못할 말을 구분하고 하고 싶은 말이라도 아껴야 할 때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사실 예전에도 KBS [맘마미아] 출연 당시 가족 욕을 하는 게 너무 싫어서 그랬던 거다. 나에 대한 건 괜찮은데, 부모님 욕은 너무 화가 나더라. 내가 이렇게까지 하면서 이 일을 해야 하나 싶었다.

유명인은 오해를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일까.
이지훈
: 나에 대한 루머, 내가 유명해지면서 받는 오해는 괜찮다. 내 회사, 내 주변 사람들은 나에 대해 알아주니까. 사실 지금도 나에 대한 댓글은 다 본다. 나에게 욕을 하면 혼잣말로 대답도 한다. “응, 그거 아냐”라고. 종종 그런 댓글을 보다가 재미있다고도 생각한다.

[학교 2013] 데뷔하고 어느덧 경력 5년 차에 접어들고, 올해 서른 살이 됐다. 30대의 목표는 무엇인가.
이지훈
: 20대 때 군대에서 세운 버킷리스트는 거의 다 이루었다. 몸을 만들고, 배우가 되고, 영화에 출연하고, 연말 시상식에 참석하고 싶다는 것. 딱 하나 못한 것이 유럽 배낭여행이다. 30대 때는 우선 20대 때 못한 유럽 배낭여행을 가고 싶고, 영화제에서 상을 타야지. (웃음)
CREDIT 글 | 임수연
사진 | 이진혁(KoiWorks)
교정 | 김영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