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회 AKB48 총선거, 위기인가 기회인가

2016.06.17 페이스북 트위터


현재 일본에서는 제8회 AKB48 45th 싱글 선발 총선거 ‘우리들은 누구를 따라가야 좋을까?’ 총선거가 진행되고 있다. 100명이 넘는 인원이 소속되어 있는 AKB48은 싱글이 발매될 때마다 미디어에서 활동할 멤버를 선발하는데, 2009년부터는 총선거라고 하여 매년 팬이 직접 멤버 16명을 선발할 수 있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 총선거는 매년 후지테레비 방송국에서 실시간으로 중계하고 있으며, 일본의 시청률 집계 사이트인 ‘Video Research’에 따르면 2015년 6월 6일에 방송된 ‘AKB 총선거 SP 2015’는 18.8%의 시청률을 보였다. 또한 지난 6월 1일 총선거 투표권이 포함된 채로 발매된 44th 싱글 [翼はいらない(날개는 필요 없어)]는 144만 771장이라는 초동 판매량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번 총선거는 유난히 다사다난하다. 작년 총선거에서 16위 안에 들었던 멤버 중 다섯 명이 졸업과 불출마를 선언했고, 6월 1일 발표된 총선거 중간 속보에서 1위를 차지한 와타나베 마유 등 오랫동안 AKB48 활동을 하며 얼굴을 알려왔던 멤버들이 이번이 마지막 총선거라는 언급을 하기도 했다. [翼はいらない]의 초동 판매량 역시 그 자체로는 대단한 숫자지만, 전작들과 비교했을 때 호조라고 할 수는 없다. 43th 싱글인 동시에 AKB48 결성 10주년 싱글이었던 [君はメロディー(너는 멜로디)]보다는 20만 2880장이 더 나갔지만, 2015년의 총선거 투표권 싱글 [僕たちは戦わない(우리들은 싸우지 않아)]의 판매량과 비교하면 오히려 23만 2440장이 떨어졌다. 이 때문에 현지에서는 AKB48이 하락세에 접어들었다는 여론도 있다. 이미 2015년 12월 9일에 발매된 [唇に Be My Baby(입술에 Be My Baby)]가 10년 가까이 AKB48의 리더를 담당했던 다카하시 미나미의 졸업 기념 싱글임에도 초동 판매량 90만 5490장을 기록, 2011년 이후 21연속으로 이어오던 초동 밀리언 기록이 깨졌다.

초동 판매량 기록이 깨진 것은 AKS나 AKB48의 멤버들과 팬에게 큰 충격이었다. 그리고 이후 AKB48의 운영회사인 AKS는 AKB48의 기세를 살리기 위해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唇に Be My Baby]는 급하게 악수회를 추가, 총 판매량의 밀리언 기록을 유지시켰고, 다음 싱글 [君はメロディー]에는 10주년 기념이라는 명목으로 졸업한 인기 멤버 다섯 명을 참여시켜 화제성을 높였다. CD의 사양이 두 배로 늘어났고, 악수회 외에도 ‘나츠마츠리(夏祭り)’라고 하여 멤버와 함께 놀 수 있는 이벤트의 응모권을 첨부하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君はメロディー]는 첫 주에 123만 7891장이 팔리면서 초동 밀리언 기록을 다시 세웠다.



AKS는 특히 이번 총선거에서 AKB48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선 6월 1일부터 17일까지 네이버 V앱이나 아프리카 tv 같은 개인 방송 시스템인 ‘쇼룸 라이브’를 통해 이벤트를 실시했다. 처음으로 시행된 이 이벤트는 인지도가 낮은 멤버들이 개인 방송을 통해 자신을 어필할 수 있다. 또한 기존 모바일 표를 확대, 문자 시스템을 통해서도 투표가 가능하도록 했다. 모바일 표의 확대는 의미하는 바가 크다. 문자 표는 10표에 3,240엔으로 CD를 사는 것보다 싸다. 때문에 팬들은 투표를 위해 더 이상 무리하게 CD를 구입할 필요가 없어졌고, 이 때문에 초동 판매량은 감소했어도 표 수는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물론 음반 시장이 아무리 약화되었다고 해도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투표권 등을 이용한 CD 판매 상술이 지나치다고 비난은 받을지언정, AKB48은 매번 밀리언을 넘기는 판매량을 보였기 때문에 일본에서 최고의 아이돌 자리에 올라설 수 있었다. 그러나 세계적으로 음반 산업이 사양길에 접어들고 있고, AKB48도 인기가 다소 흔들리는 상황에서 계속 음반 시장에 기반을 둘 수만은 없다. 이런 상황에서 AKS는 총선거에 모바일 투표 자격을 확대하면서 새로운 수익을 확보했고, 이는 CD 구입에 비해 가성비가 좋다는 점에서 팬도 손해보지 않는 결정이었다.

어떤 콘텐츠라도 10년 이상 지속된 상태에서 하락세에 접어드는 건 피할 수 없다. 중요한 것은 하락세에 대처하는 방식이다. AKB48의 총선거는 꾸준히 팬과 대중의 관심을 끌면서 하락세를 막아주던 시스템이었다. 그리고 이제 총선거 시스템에도 위기가 오는 상황에서, AKS는 지난 8년 동안 진행돼온 시스템에 변화를 주고 있다. 이번 총선거의 위기와 그에 따른 변화가 과연 AKB48이 새로 도약하는 기회로 작용할 수 있을까. 결과는 6월 18일의 총선거 최종 순위와 함께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CREDIT 글 | 백설희
사진 | AKB48 공식 페이스북
교정 | 김영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