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O의 ‘Lucky One’ vs EXO의 ‘Monster’

2016.06.13 페이스북 트위터
최근 컴백한 EXO의 더블타이틀, ‘Lucky One’과 ‘Monster’는 완전히 다른 스타일을 펼쳐놓는다. 각각의 곡이 보여주는 EXO의 현재에 대해 음악평론가 서성덕과 황효진 기자가 이야기했다.




‘Monster’, EXO식 SMP의 결정체
‘Monster’는 지금까지 EXO와 SM 엔터테인먼트(이하 SM)가 보여준 콘셉트를 극단까지 밀어붙인 결과물처럼 보인다. 외행성에서 온 존재, 즉 평범한 인간들과는 다르다는 EXO의 정체성은 ‘괴물’이라는 캐릭터로 표현되었다. 누군가에게 깊이 빠진다는 내용의 가사와는 전혀 관련이 없지만 멤버들이 무장한 세력에 맞서 싸우고, 결국 다 함께 벗어나는 데 성공한다는 스토리의 뮤직비디오는 EXO가 티저 등을 통해 일체감을 강조하는 데 활용했던 탈출 서사와도 맞닿아 있다. 더불어 이것은 H.O.T.의 ‘전사의 후예’나 ‘열맞춰’, 신화의 ‘All Your Dreams’처럼 SM의 주특기인 ‘억압에 저항하는 아이돌’의 서사를 이어받은 것이기도 하다.

말하자면 ‘Monster’는 이제껏 EXO와 SM이 쌓아온 성과가 있기에 빛을 발하는 곡이다. 음악 그 자체의 힘보다는 콘셉트와 스토리텔링에 주로 빚지고 있다는 뜻이다. 인스트루멘탈 트랙을 들어보면 더욱 확실해지지만 가사를 제외한 곡은 멜로디보다 드럼 비트와 경고의 시그널 같은 불길한 전자음이 부각되고 있으며, 때문에 ‘으르렁’만큼 귀에 쉽게 들어오지 않을뿐더러 대중적인 퍼포먼스를 구현하기도 쉽지 않다. 직관적인 매력이 없는 노래를 커버하는 것은 캐릭터와 퍼포먼스다. 자신이 사랑하는 여자에게 접근하는 남자들을 향해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던 ‘으르렁’, 그리고 자신이 상대방에게 지독한 사랑을 느낀다는 내용의 ‘중독’을 절충하면 깊은 사랑에 빠진 자신의 위험성을 드러내는 ‘Monster’가 탄생한다. 멤버는 이제 아홉 명이지만 서로 몸을 쌓고 겹쳐 입체감을 만들어내거나 뮤지컬의 한 장면 같은 연기를 보여주고, ‘X’ 자로 대열을 교차시켜 규모에 착시를 일으키는 안무 등은 열두 명 시절의 무대와 비교해도 전혀 허전해 보이지 않는다. 많은 인원을 운용하는 SM의 노하우, 그것을 충실히 습득한 EXO의 소화력이 합쳐져 ‘Monster’는 생명력을 얻는 것이다.

‘으르렁’ 이후 EXO는 대중적인 인지도를 갖게 됐지만, 그것이 곧 대중적인 아이돌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폭넓게 소비되는 걸 그룹과 보이 그룹은 다를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독창적인 스토리텔링을 기반으로 하는 EXO의 세계관은 새로운 팬의 진입을 쉽지 않게 만들고, ‘Monster’는 EXO와 SM의 역사를 알고 있을 때 더욱 즐길 수 있는 곡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 와중에 기존 팬들을 만족시킬 정도로 섬세한 스토리텔링을 이어가면서도, 너무 부담스럽지 않은 고스룩과 이를 패션 화보처럼 연출한 티저 이미지 등은 팬덤은 물론 그 바깥과의 접점까지 고려한 기획의 산물처럼 보인다. ‘Monster’가 EXO의 최고 결과물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다만, 어떤 시간을 지나온 EXO와 SM이기에 어렵지 않게 해낼 수 있는 모든 요소를 차곡차곡 담아 넣은, 그야말로 EXO식 SMP의 룩북 같은 것일 수는 있겠다. 
글. 황효진


‘Lucky One’, 새로운 복고로의 편입
EXO의 ‘Lucky One’은 훵키한 댄스 넘버로 시작하여 최근 추세에 맞게 디스코 리듬을 거쳐 2000년대 초반 애시드 하우스를 연상시키는 절정으로 나아간다. 각각의 장르를 그 안에서 필요한 문법에 맞춰 완성하고, 적절하게 조합한다. 다듬는다는 의미에서 세련을 이야기한다면 현재 아이돌 팝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재미있는 것은 ‘늑대와 미녀’ 이후의 EXO 혹은 SM이 보여주었던 한발도 뒤처지지 않는 현재 시점의 팝적 센스보다, 새롭게 복고의 대상으로 편입된 2000년 전후의 시대를 연상시킨다는 점이다. 제대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더 확실히 드러난다.


뮤직비디오를 보라. 차가운 금속성의 연구소, 실험대상으로 보이는 주인공들, 인간이 아닌 듯한 감시자들, 탈출 시도와 그것의 부조리한 결말을 그린다. 이른바 세기말의 비주얼 아트에서 익숙한 주제와 표현 방법들이다. 묘한 기시감은 우리가 한동안 90년대의 문화적 수혜를 받은 창작자의 결과물을 보았던 것이, 2000년 전후를 대상으로 반복될 수 있다는 것을 상기시킨다. 여성 감시자들의 페이스 쉴드와 머리가 폭발하는 장면은 부정할 수 없을 정도로 선언적이다. 사운드와 비주얼이 하나의 가치를 공유하고, 그것이 대중적이지 않지만 막상 듣기에 어렵지는 않은 특정한 취향을 가리킨다는 점에서 인상적이다. 가장 새로워야 하지만, 실패해서도 안 되는 EXO에게 이런 절묘함이 또 있을까?

그리고 여기에 한동안 표면적으로 드러나지 않았던 ‘MAMA’ 시절의 초능력 콘셉트와 그에 관한 스토리텔링, 카이의 뜬금포 댄스가 합류한다. 여기서 SMP는 결코 죽거나 사라지지 않았고, 당연히 EXO는 SMP의 적자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물론 ‘Monster’와 ‘Lucky One’ 그리고 과거 뮤직비디오를 연결하여 해석을 공유하고 세계관을 즐기는 것은 새롭게 추가된 즐거움이다. 하지만 동시에 퍼포먼스를 위하여 맥락을 제거하거나 무시하는 것은 그 이상으로 유구한 전통이다. 그래서 ‘Lucky One’은 신화가 지금까지 SM 소속이라면 발표했을 법한 노래처럼 보인다. 낡았다는 의미가 아니다. 20년이 넘는 흐름 안에서 설명이 가능하지만, 2016년 시점에 맞는 업데이트를 거쳤다. 개인적으로 SM을 충분히 존중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부족했을지도 모르겠다.
글. 서성덕(음악평론가)


CREDIT 글 | 황효진, 서성덕(음악평론가)
교정 | 김영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