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 미 더 머니 4]│④ 지코, [쇼 미 더 머니] 심사위원의 자격에 대해 묻다

2015.07.21 페이스북 트위터




현재 Mnet [쇼 미 더 머니 4]의 주인공은 지코다. ‘어차피 우승은’ 송민호나 ‘지코 형’ 우태운, 블락비의 원년 멤버로 알려진 한해 등은 지코와 직접적인 인간적/음악적 관계를 가진 참가자들이다. 다른 방향의 논란이 발생한 탓에 널리 언급되지는 않았지만, 송민호의 2차 예선 랩은 자기 자신과 한해, 지코 모두의 과거와 연관된 것이다. 이런 구도 안에서 1, 2차 예선의 심사는 그 대상이 ‘아이돌’이든, 유명 래퍼이든 지코와 대비되는 그림이 가능했다. 좀 더 자세하게는, 합격과 탈락이 갈라지는 중요한 순간마다 ‘형’ 우태운과 ‘동생’ 지코를 오가는 교차편집이 수없이 등장한다. 반대로 피타입 같은 베테랑이 등장할 때도 지코가 이런 래퍼들을 심사한다는 것에 관한 논란이 일어났다. 수많은 아이돌 래퍼들이 참전하고, 한편으로 베테랑 래퍼들이 등장하는 쇼에서 또 다른 ‘아이돌’ 지코가 그들 모두를 ‘심사’한다는 점은 [쇼 미 더 머니 4]의 중요한 스토리다.

사람들은 이 ‘TV 쇼’에서 단순한 재미 외에 경쟁 그 자체와 심사, 참가자 등 모든 요소가 공정함과 안목, 그리고 실력을 갖추길 원한다. ‘리얼리티 쇼’가 그런 이상향, 혹은 환상에 기대고 있음을 감안하면 당연한 것이다. 우리 나이로 23세인 지코가 10년이 넘는 경력의 선배들을 ‘심사’할 수 있느냐는 ‘우리 안의 꼰대’도 실재한다. ‘심사의 자격’은 지코를 따라다닐 운명에 가까운 것이다. 4회의 프로듀서 공연은 이런 문제들에 대한 제작진과 지코의 답처럼 보인다. 프로듀서들의 공연에서 김진표는 지코를 ‘힙합신이 인정하는 Young Blood 프로듀서’로 소개했다. 이 간결하고 담백한 소개는 그와 연관된 맥락들을 모른 척 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필요한 사실을 적극적으로 전달한 것이기도 하다.



지코는 이미 ‘아이돌이 힙합을 한다’가 아니라 ‘래퍼가 아이돌을 한다’는 새로운 분류로 인정받았다. 그는 언더그라운드 래퍼에 한정되는 대신 아이돌이자 래퍼로서 동시에 성공을 꿈꾸었고, 그것은 힙합과 아이돌 양쪽 모두에게 새로운 유형의 등장이었다. 이를테면 그는 크러쉬의 ‘Oasis’에서 압도적인 존재감을 선보이며 노래의 주인공을 바꿔 놓았다. 아직 주제가 밝혀지지 않은 지상파 TV 광고에서는 홀로 랩을 들려준다. 아이돌 래퍼로서가 아니라, 래퍼로서도 이 정도 파급력을 보여준 사례는 드물다. 아이돌로서의 인기를 바탕으로 래퍼로서의 영역을 확장하고, 래퍼로서의 실력이 아이돌로 활동하는데 아우라를 부여한 그의 활동은 점차 두 가지가 서로를 끌어 올리며 각각의 영역만으로도 주목받도록 만들었다.

그리고 지코가 여기까지 이르는데 가장 중요한 자산은, 그가 블락비의 리더이면서 창작의 중추라는 사실이다. 그는 단지 랩을 쓰거나, 곡을 만드는 정도가 아니라 멤버들에게 파트를 배분하고, 그 결과물이 무대와 M/V, 안무 등의 시각적 콘셉트와 일치하도록 만든다. 그룹이 겪었던 외부의 사건들과 불가분 연결되는 블락비의 ‘어딘가 좀 이상하고 무서운 오빠들’이라는 이미지는 지코의 프로듀싱을 통해 일종의 세계관을 구축했고, 그것을 대중들에게 납득시켰다. 그룹 내에 또 다른 래퍼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코의 위치가 명확하게 인정받는 이유다. 그 점에서 그는 래퍼로서도, 아이돌로서도, 또한 프로듀서로서도 ‘Young Blood’다. 그는 음악 산업의 여러 영역을 넘나들면서 우리가 보고 듣는 모든 것을 아우른다. 그 결과 래퍼와 아이돌의 사이에서 자신만의 스타성을 프로듀싱 할 수 있다. 프로듀서들의 공연에서 지코와 팔로알토가 투표결과 1위를 한 것은 그의 랩 실력과 스타성을 분리해서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또한 참가자를 선택하는 과정에서 ‘TV 쇼’를 이해하고 있는 타블로와 지코의 관계가 부각되는 것 역시 우연은 아닐 것이다.

[쇼 미 더 머니 4]의 프로듀서는 단순한 심사위원이 아니라 그 자신들도 탈락의 위험을 감수하는 특별한 참가자다. 그리고 지코는 프로듀서들 중에서도 가장 적극적인 생존자 중 하나다. 그는 블락비로 데뷔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단지 특정한 장르 안에서 하고 싶은 음악을 하고 인정받는 대신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존재를 인정받아야 하는 거대한 도박을 책임져 왔다. 그가 ‘심사’를 하는 모습은 어색할 수 있다. 하지만 5회 부터 그가 해야 할 것은 심사가 아니라 프로듀싱이다. 지코가 대중들의 표를 받아내는 것은 이제부터다.

글. 서성덕(대중음악평론가)
CREDIT 글 | 서성덕(대중음악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