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코│② “무엇보다 진짜 뮤지션으로 인정받고 싶다”

2013.11.04 페이스북 트위터
“어두컴컴해 보이지 않아 손 뻗었지만 바람만 부딪혀와 왠지 모르게 낯선 이곳 초라함에 익숙해지네 그림자처럼 지내.” 지난 10월, 1년여의 공백을 넘어 돌아온 블락비(Block B)의 ‘빛이 되어줘’ 도입부는 어쩐지 이들의 지난 시간을 떠올리게 한다. 10대 시절부터 언더그라운드 힙합 씬에서 주목받던 래퍼 지코(ZICO)를 중심으로 결성된 7인조 그룹 블락비는 야심 차게 메인스트림에 출사표를 던졌지만 현실은 결코 녹록지 않았고, 다사다난한 2년이 흘렀다. 그러나 무명에 가까웠던 시절에도, 구설수와 전 소속사와의 분쟁 등으로 악명이 높아졌을 때도 폭발적인 에너지를 지닌 이들의 음악만큼은 색깔을 잃거나 흔들리지 않았고 그 바탕에는 리더이자 프로듀서로 팀을 이끌어온 지코가 있었다. 재능과 야심을 겸비했지만 자본과 시스템이 충분히 뒷받침되지 않은 환경에서 고군분투하며 자신의 스타일을 증명해온 이 스물두 살의 아티스트는 그동안 무엇을 배웠고 지금 어디로 가고 있을까. 독보적이고 독창적인, 그러나 누구보다 스스로를 박하게 평가하는 뮤지션 지코를 만났다.

① 지코라는 이름의 아티스트
② “무엇보다 진짜 뮤지션으로 인정받고 싶다”
③ 포토갤러리



컴백하면서 “준비하는 동안에는 항상 칼을 갈았다”고 했는데, 오랫동안 칼을 갈고 나온 앨범으로 원하던 결과를 얻었나.
지코
: 기대보다 많은 걸 이뤘다. 이번에는 정말 예정한 기간 동안 우리 모습을 보여드리려는 게 목표였고, 음악 방송과 매체에도 많이 나가려고 했다. 거기다 예상치 못하게 SBS <인기가요>에서 1위를 수상하게 됐으니까 기대 이상이었다.

쇼케이스에서 “솔직히 1위 하고 싶다”고 얘기한 건 다소 의외였다. 전에는 그런 속내를 드러내지 않았던 것 같은데.
지코
: 이번이 아니면 안 될 것 같다는 절박함이 있었다. 전에는 기회란 항상 열려 있으니까 기다리면 될 거라 생각했는데, 데뷔 후 2년 동안 지내다 보니 무턱대고 기다리기만 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기가 맞을 때 적극적으로 획득해야 할 것 같았다. 하지만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가능성은 한 30% 정도로 봤다. 1위를 하기 위해서는 음악, 콘텐츠, 회사 등 여러 가지가 밑바탕이 되어야 하니까.

막상 그 바람이 이루어진 순간에는 어땠나.
지코
: 펑펑 울고 대성통곡할 줄 알았는데 그냥 멍했다. 집에 도착해서 자기 전에야 ‘아, 1위 했네?’라는 생각이 들었고, 일주일이 지나서야 기사를 보면서 갑자기 기뻐지기 시작했다. 그 전까지는 아예 실감이 안 났다. 내가, 우리가 어떻게 1위냐. 블락비인데…. 그랬던 것 같다. (웃음)

‘난리나’나 ‘닐리리맘보’처럼 펑키하고 신나는 스타일의 타이틀곡 ‘Very Good’이 아니라 서정적인 피아노 선율이 인상적인 ‘빛이 되어줘’를 먼저 공개한 이유가 있었나.
지코
: 그동안 여러 가지 사건이 있었기 때문에, 무턱대고 “블락비 왔습니다” 하기보다는 좀 정리하고 피드백하는 단계가 필요할 것 같았다. 돌아올 때 우리의 심경도 혈기왕성하고 들뜨기보다는 좀 더 성숙해지고 초연해진 상태였고. 무조건 “죄송합니다”가 아니라, 그냥 우리가 앞으로 어떻게 할 건지 행동으로 보여드리고 싶었다. 무엇보다 오래 기다려주신 팬들에게 고마웠고 그분들 입장에서 곡을 써보고 싶었다.

‘빛이 되어줘’는 팬 송인 동시에 러브 송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가사에서는 애틋하면서도 간절한 감정이 드러난다. 작곡뿐 아니라 대부분의 곡에 작사가로 참여했는데, 인상적인 표현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 궁금하다.
지코
: 랩과 시는 한 끗 차이라고 생각한다. 랩은 가사도 되고 이야기도 되고 시도 되니까. 타블로 선배님의 가사 같은 걸 보면 정말 작가가 쓴 글 같다. 나도 멋진 한글 가사의 매력에 꽂혀서 욕심을 많이 내는데, 솔직히 내가 가지고 있는 문학적인 양분이 뛰어나지 못하기 때문에 인풋을 늘리려고 항상 노력한다. 독서를 많이 하는 편은 아니지만 가사를 쓰는 데 있어 굉장히 큰 도움이 되기 때문에 좋아한다. ‘빛이 되어줘’ 같은 경우 처음 테마를 떠올렸을 때부터 은유적이고 추상적인 표현들을 사용하고 싶어서 자연에 대한 시들을 많이 찾아 읽었다. 시에서는 어떤 표현이 쓰이고 어떻게 문장을 구성했는지, 청자들이 내 가사를 들으면서 어떤 이미지를 떠올릴 수 있을지를 생각했다.

그런데 블락비의 음악과 무대에서는 특히 ‘날것’의 느낌이나 공격성, 광기 같은 정서가 강렬하게 드러난다. 무엇으로부터 비롯된 건가.
지코
: 일단 음악을 창작하는 데 있어서 나를 가로막은 요인들이 별로 없었다. 내가 러프하고 날카로운 음악들을 만들었을 때 주위에서 너무 세다고 말해 쳐냈으면 그러지 못했을 텐데, 그대로를 좋아해 주니까 ‘별로 안 다듬어도 되겠구나, 더 세게 가도 되겠구나’ 하고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다. 오히려 센 지점을 중화하다 보면 그 색깔이 사라져버리니까 굳이 중간을 찾으려고 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제는 ‘난리나’, ‘닐리리맘보’, ‘Very Good’으로 이어지는 센 곡들을 묶어 ‘쓰리 콤보’라고도 하는 걸 보면 좀 더 다양한 색을 내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양날의 검일 수도 있지만 한번 바꿔보고 싶기도 하다.

‘닐리리맘보’의 콘셉트는 해적이었고, ‘Very Good’ 뮤직비디오에서는 은행 강도로 변신하며 강렬한 이미지를 보여줬다. 무대 의상이나 뮤직비디오 등 비주얼 작업에도 멤버들이 직접 의견을 냈다던데, 어떤 과정으로 진행됐나.
지코
: 내가 곡을 만들어 오면 멤버들이 콘셉트 시안을 어떻게 할지 생각하기 시작한다. 특히 참여도가 높은 멤버는 피오인데, 바로 자료를 찾으면서 본인이 하고 싶은 스타일, 다른 멤버에게 어울릴 것 같은 스타일, 괜찮을 것 같은 의상 콘셉트 등을 정리해준다. 그러면 나도 거기 있는 좋은 아이디어에 내가 생각했던 시안들을 종합해서 비주얼 디렉터와 상의해 만들어 간다. 우리 팀은 의상에 굉장히 까다로운데, 우리가 가진 색깔, 정체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게 우리이기 때문에 주관을 밀고 나가야 개성이 드러나는 것 같다.

‘칼 군무’가 장기인 팀은 아닌데 무대를 꽉 채우는 에너지를 보여준다. 아무리 춤을 연습해도 스스로 자연스럽게 느끼지 않으면 보는 사람도 어색함을 느끼게 마련인데 노래나 랩과 다른, 몸으로 느낌을 표현하는 건 어떤가.
지코
: 노래나 춤, 랩은 노력하면 할 수는 있다. 하지만 끼는 노력으로 안 되는 것 같다. 나는 춤을 잘 추는 건 아니지만 자신감으로 커버할 수 있게 되면서 좀 더 잘하는 것처럼 보이게 됐고, 피오 같은 경우도 춤은 잘 못 추는데 끼로 커버한다. 사실 데뷔하고 보니 춤 잘 추는 팀도 많고 노래 잘 부르는 팀도 너무 많은데, 블락비는 그렇게 춤 잘 추고 노래 잘 부르는 팀은 아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좋게 봐주시는 요인 중 하나가 끼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내가 앞으로 다른 그룹을 프로듀싱하거나 신인을 제작할 때도 끼를 먼저 볼 것 같다. 노래와 춤은 기본이지만 그걸 끌어낼 수 있는 건 끼 하나인 것 같다.


데뷔 때부터 직접 앨범을 만들어 왔는데, 그 과정을 통해 배우거나 얻은 건 뭔가.
지코
: 나는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상태에서 작곡을 시작했고, 사실 코드 같은 건 지금도 잘 모른다. 그래서 처음 앨범을 만들 때도 맨땅에 헤딩하는 식이었는데, 한편으로는 그렇게 무지했을 때 나온 게 오히려 더 창조적이었던 것 같다. 그 이후로 작업하며 생긴 노하우 같은 건 내공이 될 수도 있지만 자칫 뻔하고 식상한 레퍼토리로 이어질 수 있다. 그래서 항상 처음 앨범을 만드는 느낌으로, 늘 새롭고 실험적인 시도를 해야겠다고 생각한다. ‘블락비다운’ 곡이라는 말은 개성을 인정받는 의미도 있지만 한계가 보이고 정형화되었다는 말일 수도 있으니까. 그래서 노력을 많이 한다. 처음 작곡을 할 때는 멜로디 라인만 쓸 수 있었는데 그것만으로는 사람들이 오리지널리티가 있는 작곡가로 인정하지 않는 것 같았고, “쟤는 미디도 못 다루는 게…”라는 말을 들으니까 열 받기도 해서 < Welcome To The BLOCK > 앨범 이후 공백기에 미디 학원에 다녔다. 그러면서 ‘닐리리맘보’ 때 편곡 작업을 할 수 있게 됐고, 아직도 지식은 없지만 시간 나는 대로 틈틈이 배울 생각이다.

일에 대한 욕심이 생기면 하나만 보는 편인가.
지코
: 일 외의 것들이 시야 밖으로 밀려난다. 만일 회사에서 ‘이걸 해야 한다’고 하면 처음에는 하기 싫지만, 그 얘기를 듣는 순간 나는 그걸 ‘해야 되는’ 사람이 된다. 중간, 애매한 걸 싫어해서 아예 안 할 게 아니면 진짜 제대로 해야 하는 성격이다. 뭐든 대충 하질 못하니까 나도 스트레스 받고 사람들도 좀 피곤해한다. 그래서 ‘빛이 되어줘’ <인기가요> 컴백 무대에서 실수를 했는데 나는 엄청나게 스트레스를 받았지만 주위 사람들은 너무 신나 했다. 나 같은 성격이 실수를 하니까 완전 웃음바다 돼서 전화가 쏟아지고 난리였다. (웃음) 사실 내 수준에 비해 내 기준이 너무 상향 평준화된 것 같은데, 유해지려고 노력한다.

살면서 이렇게까지 몰두했던 일이 또 있나.
지코
: 없다. 그리고 그 전에는 책임감이라는 게 없었다. 그런데 지금은 내가 어디서 실수나 잘못을 하면 우리 회사 사람들과 그 가족, 멤버들과 그 부모님이나 형제들까지 꼬리를 물고 영향을 받는다. 보드게임 ‘젠가’를 할 때 계속 높이 쌓아가다가 딱 한 조각만 잘못 올리면 그냥 다 와르르 무너지는 것처럼. 그래서 저절로 책임감이 생긴다. 내가 잘되기 위해서가 아니라, 너무 많은 사람들이 우리가 잘되게 하기 위해 뒤에서 받쳐주고 있으니까.

‘책임감’이라는 건 메인스트림에 들어왔기 때문에 더 커진 것 같나.
지코
: 그렇다. 언더에서는 나만 잘하면 된다. 내가 하고 싶은 작업, 말하고 싶은 걸 내놓으면 된다. 그게 언더의 가장 큰 장점이다. 그런데 메인스트림에선 모두를 만족시켜야 한다. 모든 사람들이 다 좋아할 수 있도록 만드는 음악이 존재하는 시장이니까 거기서 살아남으려면 그래야 한다.

‘나만 잘하면 되는 게 아닌’ 프로듀서로서 자신이 만든 결과물을 일곱 명의 개성과 능력을 통해 구현하는 입장이다. 특히 메인 보컬과, 자신 외에 두 명의 래퍼를 활용하는 방식이 궁금하다.
지코
: 메인 보컬 태일이 형은 우리 곡의 가장 마지막 맛을 결정짓고 완성하는 조미료 같은 역할이다. 사실 우리 팀 보컬들에게 부족한 점이 많은데 그런 약점을 다 보완해줄 수 있는 게 태일이 형이고 그래서 오히려 실험적이고 어려운 걸 많이 시킨다. ‘로맨틱하게’ 후반의 고음 스캣 파트도, 원래는 그냥 아웃트로의 랩이었는데 아이디어 회의를 하다가 문득 떠올라서 바꾼 거다. 처음에는 형도 어려워했는데 결국은 재밌어하고 새로운 걸 하고 싶어 한다. (박)경이는 나와 음악을 거의 같이 시작한 친구인데, 전에는 래퍼로서 본인 파트를 항상 직접 작업하다가 ‘닐리리맘보’ 때 이런 말을 했다. “굳이 내 고집을 부리면서 네가 만든 곡의 분위기나 흐름을 망치고 싶지 않다. 적어도 타이틀곡에서는 내 파트도 네가 정리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내 입장에서는 고마운 말이었다. 그리고 피오는, 목소리 자체가 워낙 유니크하다. 사실 래퍼는 진짜, 목소리다. (웃음) 아무리 랩 잘하고 박자 잘 타도 목소리가 별로면 어필하기 힘든데, 피오는 랩을 하는 데 있어 축복받은 애다. 사실 나도 그렇게 러프한 목소리를 갖고 싶어서 목을 거칠게 쓰기도 한다.



스무 살에 블락비로 데뷔하면서 “좀 더 많은 사람이 내 노래를 흥얼거리게 하고 싶었다. 아직 어리니까 원하는 음악을 할 수 있는 시간이 많다”고 했는데, 이후 2년 동안 그 시장 안에서 방향을 잡은 것 같나.
지코
: 작업 자체는 정말 재밌다. 굉장히 많은 사람들, 심지어 해외로부터도 피드백이 오는 게 흥미롭다. 내가 골방에서 토닥토닥 만든 곡, 내가 흥얼거리던 멜로디를 지구 반대쪽 아프리카 사람이 기타 치면서 코드를 따라 부른다는 게 신기하다. 그리고 이제는 룰을 좀 알게 됐다. 전에는 내가 하고 싶은 것, 잘하는 것들을 끊임없이 보여주면 사람들이 알아주겠거니 생각했는데 그보다 좀 더 영리하게, 보다 많은 사람들이 우리 음악을 편리한 경로로 들을 수 있게끔 하는 전략이 필요한 것 같다.

그렇다면 자신과 블락비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도 계속 살아남기 위해 필요한 건 뭘까.
지코
: 어떻게 해야 사람들을 눈살 찌푸리게 하지 않으면서 우리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혼란도 많이 겪었고 고민도 했다. 지금은 음악적으로 우리 색깔을 가지고 있으면서 말과 행동을 조심할 수 있는 선을 어느 정도 알게 된 것 같다.

쇼케이스에서 “세상 사람들은 우리가 하는 말을 그렇게 중요하게 여기지도 않을 거고 오래 기억하지도 않겠지만”이라는 전제를 달고 팬들에게 감사의 메시지를 보냈다.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순간에도 자신이 아무것도 아닐 수 있다는 걸 직시하고 있다는 게 흥미로웠다.
지코
: 우리는 오랫동안 무명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었고, 팬덤 안에서는 많은 사랑을 받았지만 대중적인 인지도는 거의 없었다. 그래서 스스로 인기가 많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고, 지금 가지고 있는 인기가 영원하지 않을 거라고 항상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의 페이스를 유지하고 더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거다.

메인스트림은 규모와 시스템의 경쟁이기도 한데, 그보다는 자신의 능력을 중심으로 여기까지 왔다. 자신의 재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지코
: 이렇게 말하면 겸손 떤다고 하는데, 진짜 겸손이 아니라 내가 잘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랩에서는 자신감을 표출해야 하니까 “내가 짱”이라고 할 때도 있지만, 세상에는 음악 잘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인디 뮤지션이나 작곡가 형들과 같이 있으면 음악적인 지식도 센스도 내가 제일 부족하기 때문에 한없이 초라해진다. 단지 아이돌 시장에는 싱어송라이터가 별로 없으니까 내가 조금 돋보이는 것뿐이다. 나는 다른 분들이 언더에서 했던 걸 뽑아서 메인 시장에 가져와 내 걸로 만들고 블락비로 어필하기 때문에 좀 더 좋은 평가를 받는 거다. 그래서 항상 주위에서 음악 하는 분들에게 감사하다. 내게 자양분을 주시니까.

블락비 활동을 하는 한편 믹스 테이프를 꾸준히 내고 힙합 공연에서 솔로 무대에 서기도 한다. 성격이 아주 다른 씬에서 각각 어떤 태도를 취하려고 하나.
지코
: 메이저 씬은 여러 가지로 각이 져 있는 느낌이다. 선후배 관계도, 음악적인 것도 그렇고 지켜야 할 것도 많다. 퍼즐이라면 세모난 모양의 빈칸이 있고, 내가 그 세모가 되어 맞춰야 하는 거다. 그걸 네모로 바꾸거나 비뚤게 놓으려고 하면 많은 질타를 받는다. 하지만 인디펜던트 시장은 내가 퍼즐의 틀을 가지고 가면 된다. 그래서 나는 메이저 시장에서는 그 세모를 최대한 멋지고 개성 있는 걸로 만들려 하고, 인디에서는 내 스타일을 편하게 보여준다.

아티스트이자 아이돌로서 독특한 방향을 설정해왔고, 양쪽에서 나름대로 성과를 거두고 있다. 궁극적으로 하고 싶은 건 뭔가.
지코
: 아티스트로, 프로듀서로, 무엇보다 진짜 뮤지션으로 인정받고 싶다. 외적인 것에 대한 어떤 칭찬보다도 가사 좋더라, 이 멜로디가 좋았다는 말을 들을 때가 가장 행복하다. 지금은 나에 대해 반의반도 모르시는 분들이 많으니까 내 음악을 모두에게 알리고 싶은 욕심이 크다. 그걸 이루고 나면 정말 내 음악을 하고 싶다. 그래서 계속 롱런할 수 있는 멋진 뮤지션이 되고 싶다.

그렇다면 ‘멋지다’는 건 뭘까.
지코
: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사로잡는 거다. 사람들이 뭔가에서 시선을 떼지 못하는 건 둘 중 하나다. 정말 좋거나, 아니면 정말 나쁘거나. 그중에서도 멋진 걸 보고 그냥 가버리지는 않으니까, 그게 사로잡는 거다.

교정. 김영진
CREDIT 글 | 최지은
사진 | 이진혁(스튜디오 핑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