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tlight] EXO│① “‘으르렁’ 무대에선 여유를 보여드릴 수 있게 됐다”

2013.09.23 페이스북 트위터
놀라운 일이라고 표현할 수밖에 없다. 최근 EXO가 보여주는 하나의 현상은 데뷔 1년을 갓 넘긴 신인으로서는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다. ‘으르렁’은 공개된 지 한 달도 더 지난 지금까지 음원 차트 5위권 내에 머물러 있고, 1집 < XOXO >와 리패키지 앨범의 판매량은 합해서 70만 장을 훨씬 넘긴 상태다. 2012년 4월, ‘MAMA’로 데뷔해 약 1년간의 공백 기간을 가진 후 ‘늑대와 미녀’를 거쳐, 마침내 ‘으르렁’에 이르러 EXO라는 이름을 확실하게 각인시키는 데 성공한 셈이다. 그리고, 데뷔 당시 한국 활동 팀인 EXO-K와 중국 활동 팀인 EXO-M으로 나뉘었던 열두 명의 멤버들은 “WE ARE ONE”이라는 구호처럼 하나가 되어 더욱 완성도 높은 무대를 보여준다. 이들이 빠른 시간 안에 훌쩍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를 묻기 위해 <아이즈>가 EXO를 만났다. 오늘부터 총 사흘간 공개되는 EXO 인터뷰, 그 첫째 날은 ‘으르렁’의 준비 과정에 대한 이야기와 시우민, 루한, 타오, 세훈 각자의 사소하지만 흥미로운 이야기다.

단체 인터뷰 ①시우민, 타오's story루한, 세훈's story
단체 인터뷰 ②백현, 첸's story수호, 레이's story
단체 인터뷰 ③디오, 카이's story크리스, 찬열's story




찬열, 레이, 카이, 백현, 첸, 수호, 시우민, 타오, 크리스, 디오, 루한, 세훈.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늑대와 미녀’ vs ‘으르렁’
‘으르렁’으로 엄청난 인기를 끌었는데 실감이 좀 나던가.
수호
: 피부과에 갔는데 엘리베이터에서 어떤 남학생이 나를 알아보더라. 그때 약간 실감했다.
: 우리가 한강에 운동을 갔을 때도 할머님들께서 EXO냐고 물어봐 주셨다. (웃음)
백현: 그리고 자전거 타는 분들이 휴대폰으로 음악을 틀어놓고 다니시는데, 거기서 우리 노래가 나오는 게 신기했다.
크리스: 나는 지난번 MBC <아이돌 스타 육상 양궁 풋살 선수권 대회>(이하 <아육대>)에 나갔을 때 느꼈다. 팬분들이 굉장히 많이 와주시고, 새벽 두세 시까지 촬영을 했는데도 끝까지 기다려주시더라.
시우민: 다들 패기가 있으셨다. 진짜 거짓말 안 하고, 처음부터 끝날 때까지 한자리에서 계속 응원을 해주셨다. 멀리서도 우리가 보이나 보더라. 백몇십 명의 연예인들이 있고 옷도 다 똑같이 입었는데, 우리가 손짓을 한 번 하면 팬분들 쪽에서 바로 “와~” 하고 함성소리가 나왔다. 덕분에 힘이 많이 났다.
카이: 머리 색깔 때문일 거야. (웃음) 응원도 크게 해주셨다. 내가 그때 팬분들을 직접 지휘하기도 했는데, 박수를 치면 다 같이 막 따라 치고 소리를 지르면 또 따라서 다 같이 소리를 지르고 그런 식이었다.

‘늑대와 미녀’ 활동이 끝난 후 얼마 안 돼서 바로 ‘으르렁’으로 컴백한 건데, 연습은 얼마나 했나.
찬열
: ‘늑대와 미녀’랑 ‘으르렁’을 같이 준비했다. 비슷한 시기에 두 곡과 안무를 받아서 연습을 시작한 거다. 노래는 지난해 11월, 안무는 올해 2월쯤부터 컴백할 때까지 3개월가량 연습했던 것 같다.

‘늑대와 미녀’랑 ‘으르렁’ 모두 늑대의 이미지를 표현하는 곡이지 않나. 두 곡에서 나오는 늑대의 느낌이 어떻게 다르다고 생각했나.
레이
: 내 생각에 ‘늑대와 미녀’는 카리스마 있는 늑대고, ‘으르렁’은 살짝 까부는 느낌? 약간 쿨한 늑대인 것 같다. (웃음)
백현: 밉지만 미워할 수 없는 늑대랄까.
찬열: ‘늑대와 미녀’가 야수처럼 거친 느낌의 늑대라면, ‘으르렁’은 좀 젠틀하고 세련된 늑대라고 생각한다.
디오: 후자는 아무래도 늑대 소년에 가깝지 않나 싶다.

두 곡의 안무도 완전히 다른 스타일인데, 덕분에 하나씩 해나가면서 퀘스트를 수행하는 기분이었겠다.
카이
: 연습생 시절부터 주로 췄던 게 어반(Urban) 스타일의 댄스였다. 그래서 ‘으르렁’ 안무를 봤을 때 어렵다기보다는 ‘우리가 무대에서 정말 즐기면서 할 수 있겠다’ 싶었다. 연습할 때도 신나게 했고. ‘MAMA’나 ‘늑대와 미녀’ 때는 노래가 굉장히 세기도 했고, 무대 위에서 춤추는 것 말고도 표현이 더 필요했다. ‘MAMA’는 간절함을, ‘늑대와 미녀’는 진짜 늑대처럼 잘 표현해야 된다고 해서 노래를 굉장히 많이 들었다. ‘이때는 이런 표정을 해야지’라고 정해두거나 신경 쓰지 않고 그냥 노래가 나오는 대로 계속 들었던 것 같다.
백현: ‘늑대와 미녀’의 포인트가 군무였다면, ‘으르렁’은 펑키하고 그루브가 있는 춤이다. 그리고 뮤직비디오도 원 테이크로 찍은 거라 앵글이 좀 특이하지 않나. 다른 팀과 차별화할 수 있는 우리만의 뮤직비디오를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아서 굉장히 좋았다. ‘이번에 조금은 잘될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했는데, 정말 많은 분들이 사랑해주셔서 감사하다.



늑대를 표현하는 법
뮤직비디오가 한국어 버전 두 개, 중국어 버전 두 개 해서 총 네 가지다. 안무할 때 헷갈리지는 않던가.
찬열
: 연습할 때도 그런 부분을 대비했다. 한 가지 버전만 쭉 연습하는 게 아니라 원 테이크 버전, 중국어 버전, 무대 버전 등을 섞어가면서 헷갈리지 않게 한 거다. ‘이거!’ 하면 해당 버전의 안무가 바로 딱 나올 수 있게끔.

보컬 녹음은 어땠나. 분명 R&B 보컬이 섞여 있지만 감미롭기만 한 게 아니라 반항적인 느낌을 살리는 게 필요한 곡이다.
카이
: ‘으르렁’의 내용을 보면 상대방에게 하는 경고다. 그래서 누군가에게 정말로 경고하고 말하는 식으로 랩이나 노래를 했다. (무대 위 제스처를 직접 보여주면서) “나 혹시 몰라 경고하는데”라는 가사처럼, 앞에 있는 사람에게 조심하라고 말한다는 상상을 하면서 불렀던 것 같다.

그렇다면 표정 연기를 하는 것도 중요했을 것 같은데.
백현
: ‘늑대와 미녀’ 뮤직비디오를 찍기 전에 <동물의 왕국> 같은 걸 봤다. 늑대는 어떻게 누워 있고, 어떤 느낌으로 하늘을 보면서 울부짖는지 등을 관찰한 거다. 많이 보고, 따라 하기도 하면서 최대한 늑대에 가깝게 표현하려고 했다. 늑대의 카리스마 같은 걸 보여주려고 한 거지.
세훈: 나도 마찬가지였는데, 영상을 모든 멤버가 다 같이 본 건 아니고 몇몇만 봤다. (웃음)
찬열: 그리고 각자 무대에서 짓는 표정을 서로서로 봐줬다.
디오: 수호 형 같은 경우엔 원래 연습하면서 본인이 어떻게 보이는지 많이 물어보는 편이고, 나머지는 제스처, 표정 등을 각자 연습해서 잘하더라. 그래서 누가 더 잘하는지 같은 걸 따로 알려주진 않았던 것 같다. 그냥 각자 마음대로 하고 싶었던 걸 표현한 거다. 물론 표정이 이상한 멤버들이 있었다면 얘기해줬겠지만, 전혀 없었다.

다 같이 무대를 모니터하는 시간을 갖기도 하나.
카이
: 항상 음악 방송이 끝나면 다 같이 모여서 다시보기로 본다. 사실 데뷔하고 첫 주에는 뭔가 어색하기도 하고 카메라를 잘 모르니까 그런 부분에 대해서만 이야기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다들 익숙해졌다. 요즘은 부족한 부분에 대한 모니터링과 더불어 “우와, 저거 잘 나왔다!” 이러면서 서로 잘 한 부분들을 확인하기도 한다.



퍼포먼스와 연기
원 테이크 버전으로 갈 땐 카메라가 열두 명을 아주 짧게 비춰주면서 휙휙 지나가는데, 그 순간마다 각자 본인을 어떻게 어필하려고 했는지 궁금하다.
루한
: 나는 굉장히 섹시한 면을 보여주고 싶었는데, 섹시한 척을 해도 팬분들은 그냥 귀엽다고만 하셨다.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타오: (루한 형은) 속마음이 좀 남자답다. 하지만 섹시하진 않다. (웃음)
루한: 섹시한 게 어떤 건지 잘 모르겠다. 카이가 섹시한 것 같은데.
시우민: 외모에 따라 그런 느낌이 좌우되는 것 같다. 외양상 나나 루한보다는 타오가 섹시해 보이지 않나.
타오: 나는 루한 형의 귀여운 외모가 부럽다.
시우민: 하지만 너는 귀엽지 않아요. 행동만 귀여워요. (웃음)
타오: 알아요. (웃음)
시우민: 내 경우엔 모자를 뺏는 안무가 있어서 약간 개구쟁이 같은 느낌을 주고 싶었다. 생긴 게 워낙 개구쟁이 같아서 그런가, 스스로는 잘했다고 본다. (웃음) 실제 내 성격과는 다르지만.
루한: 아니야, 조금은 비슷한 것 같아.
시우민: 나 개구쟁이 같아?
루한: 응. 장난치는 느낌이 많아. 굉장히 웃겨.
시우민: 너한테만 그러는 거지. 내가 루한을 아끼니까. (웃음)

다른 멤버들은 어땠나.
크리스
: ‘늑대와 미녀’ 첫 무대에서는 윙크 같은 걸 했는데 힘들어서 포기했다. ‘으르렁’ 때는 카메라가 어디서 들어오는지 확인하고 그것만 뚫어지게 본다. 그래도 나름대로 다른 멤버들과 최대한 다르게 하려고 하고, ‘MAMA’나 ‘늑대와 미녀’ 때 보여줬던 이미지와도 다르게 하려고 했다. 실수할 때도 있었지만 지금까지 보여준 것들은 다 괜찮았던 것 같다.
백현: 내 경우엔 한 여자를 보고 설레서 많이 떨리지만, 그래도 그녀를 내 걸로 만들고 싶어 하는 남자로 콘셉트를 잡았다. 각자 이미지를 하나씩 잡고 노래를 하다 보니까 보는 분들도 그걸 느끼고, 멤버들의 색깔도 잘 드러나더라.

결국 퍼포먼스에는 표현하고자 하는 이미지를 연기하는 것도 포함되는 건데.
수호
: 안무 자체가 귀엽고 섹시한 느낌이 다 있는, 복합적인 느낌이지 않나. 가사는 센 걸 어필하는 느낌이고. 그래서 귀여운 안무를 할 때는 웃으면서 하다가, “넌 그냥 그대로 있어 나만을 바라보면서” 이런 가사가 나올 때는 섹시하게 하려고 생각을 많이 했다.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으려고 했는데 잘 됐는지 모르겠다.
백현: 일반적으로 이야기하는 연기와 무대에서의 연기가 비슷한 맥락이라고 생각한다. tvN <응답하라 1997>에 출연하셨던 서인국 선배님이나 에이핑크의 정은지 선배님을 보면, 무대에서 제스처랑 표정 연기가 좋은 만큼 드라마 속에서도 역시 멋지셨다.

혹시 무대에서 하는 연기를 부담 없이 즐기면서 하는 멤버도 있나.
수호
: 나는 굉장히 부담을 갖는 스타일이긴 한데, 정색하고 센 안무를 하더라도 무대에 올라가는 것 자체를 즐기려고 노력 중이다.
백현: 나랑 카이가 “눈앞이 다 캄캄해” 부분에서 하는 제스처가 있다. 그걸 그날 기분에 따라 부담 없이 바꿔주는 게 굉장히 재미있는 것 같다. 팬분들도 좋아하시고.

데뷔 때보다 무대에 더 익숙해졌기 때문에 그런 시도도 할 수 있는 걸까.
백현
: ‘MAMA’ 때는 긴장을 너무 많이 했다. 그래서 데뷔 땐 연습실에서 선생님한테 배웠던 걸 그대로 했다면, 지금은 거기에 우리가 무대 위에서 느끼는 걸 추가해서 제스처를 표현하려고 한다. 여유가 생기는 동시에 여유를 보여드릴 수 있게 된 거다.

장소 협찬. 미미엘스튜디오 마운틴점│교정. 김영진


CREDIT 글 | 황효진
인터뷰 | 최지은, 한여울, 위근우
사진 | 이진혁(스튜디오 핑퐁)